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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훈도령, 2026 KTEA 전통문화예술인 대상 수상...무속이 ‘힙’해진 시대에 ‘신성’을 말하다

영화 〈파묘〉, 예능 〈신들린 연애〉와 〈운명전쟁49〉까지. 최근 대중매체가 무속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무속신앙이 젊은 층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연예인 출신 ‘강남 훈도령’이 한국우수브랜드협회 주최, 브랜드경제 후원의 ‘2026 KTEA 한국브랜드평가대상’ 전통문화예술인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0년대에 몇 장의 음반을 내고 2세대 아이돌 가수로 활동했던 그는 대학원까지 졸업했으나, 신병 끝에 신내림을 받았다. 화려한 연예계 활동 이후 운명처럼 무속인의 길에 들어선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수 활동을 하다가 무속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신을 받지 않으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신병을 피할 수 없었다. 신을 받으면서 이름을 개명하고 기존의 인연을 거의 정리했다. 새로 태어난 것이다. 몇 년 전에 집안 대소사로 고향에 갔는데 과거의 인연들이 나를 보더니 몸은 괜찮은지, 밥은 먹을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더라. 그만큼 나는 많이 아픈 사람이었다.   어릴 때부터 신을 받을 징조랄 것이 있었나?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거나 예언을 잘했다. 몇 년 전 고향에 갔을 때야 들었다. 나를 어린이집에 보낸 뒤 모친이 집에 있었는데 모르는 얼굴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고 했다. 산에서 기도하다 내려왔다는 말과 함께, “당신 아들은 만신이 될 거요.”라고 공수를 주고 나가버렸다고 하더라.   신내림을 받기 전과 후, 삶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나는 신을 받고 바로 신당을 운영한 케이스가 아니다. 신을 받고, 홀로 수년을 기도하며 영적 공부를 했다. ‘훈도령’이라는 명패를 내려받고 신에서 보여주는 강남구로 이사해 뒤늦게 점사를 보았다. 그래서인지 신을 받기 전과 후의 경계가 자연스럽다.   신을 받은 지 몇 년 이내의 무속인을 ‘애동제자’라고 부르더라. 애동 시절은 어땠나? 애동 시절에 비해 지금 달라진 점은? 신의 복이 많은 사람이 나다. 점사 첫날부터 매우 바빴고 특이한 점은 내게 점사 보는 이들이 대부분 부적이나 기도를 부탁하더라. 그래서 미친 듯 점사를 보고 부적을 그리며 수년을 흘려보냈다. 그러는 틈틈이 한양굿 12거리와 진오기굿 문서를 익혀 굿거리를 모두 혼자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는 늘어난 신도의 숫자를 혼자서 소화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일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마구잡이로 신도를 늘리는 것보다는 책임질 수 있을 정도만 받아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방문 상담보다는 전화 상담 위주로 보고, 일반 점사보다는 특수한 고민이 있는 이들만 점사를 받고 있다.     방송 섭외 1순위 무속인이라고 들었다. 그럼에도 방송에 출연한 적이 없다. 그 이유가 있나? 방송 섭외를 정말 많이 받았다. 당장 생각나는 프로그램만 해도 〈솔로지옥〉, 〈환승연애〉, 〈커플팰리스2〉 같은 소개팅 프로부터, 〈식스센스〉. 〈인터뷰게임〉, 〈신들린 연애1, 2〉, 〈운명전쟁49〉까지. 아마 다 나갔으면 아주 유명해졌을 것이다. (웃음).     하지만 나는 무속이 ‘힙한 문화’로 소비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 이 인터뷰는 진중해서 수락했지만, 앞의 이유로 방송을 나가지 않았다. 물론 방송 출연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바쁘기도 했고. 손톱 깎을 시간도 없이 바빴으니까. 방송 나갈 시간이 있다면 나는 그 시간에 기도하고 신도들을 챙기겠다.   그럼에도 최근 무속이 대중문화에서 주목받는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나? 무속이 주목받는 것 자체는 환영한다. 외국에도 그런 사례가 많다. 우리의 토착 신앙이니 주목을 받고 회자 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중들도 그 과정에서 경외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무속이 단순한 ‘콘텐츠’가 되어버린다면 신은 갈 곳이 없어지리라 생각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무속인’의 기준은 무엇인가? 무속에 정답은 없다. 신을 성실이 모시고 기도를 열심히 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니 좋은 무속인의 기준이라기엔 좀 이상하고...... 아무래도 모두에게 평등한 무속인이 좋은 무속인이 아닐까? 신 앞에서 인간은 모두 같다. 부자도 빈자도 결국 같은 인간이고, 큰 소원도 작은 소원도 모두 하늘이 내려다볼 땐 미미한 소원이다. 힘이 강한 사람, 약한 사람, 혹은 부자와 빈자, 소원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 등을 차별할 이유가 없다.     모델을 연상시키는 큰 키와 슬렌더한 체형, 그리고 외모가 무속인스럽지(?) 않다. 이런 부분이 무속인으로 활동하는 일에 도움이 되었는지, 반대로 발목을 잡았는지? ‘무속인스러운 외모’라는 것을 누가 정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외모가 무당답지 않다. 이런 점이 무조건 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방송 활동을 하지 않는다. 개인 유튜브 채널도 만든 지 몇 년 되지 않았고, 콘텐츠도 자극적이지 않은 것만 다룬다. 그래서 외적인 이미지로 남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 마음이 애초에 없다.     오히려 전통적인 무당에 매우 가까운 사고관을 갖고 있다. 다만 보이는 이미지가 젊다 보니,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은 내가 방송에 출연한 적이 한 번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방송에 많이 출연해서 유명해진, ‘인플루언서 무당’인 줄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기도하지 않고, 꾸미는 것만 쫓는 그런...... 오히려 나보다 나이가 어리고 연차가 낮은 무당이어도 험상궂게 생기면, 사실은 그가 기도할 줄도 모르는 무당인데도 ‘진짜 무당’처럼 취급받는다. 그래서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실력으로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무속인으로서 힘든 점은? 신병을 워낙 심하게 앓아서인지 대체로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일이 바빠 내 생활이 없는 것도 무당이라는 직업만의 특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업종이나 극상위권의 사람은 ‘워커홀릭’ 아니겠나. 다만 가끔 공허할 때가 있는데 이건 내가 성공을 맛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내 업의 특성인 것 같더라. 예를 들어 내가 열 명을 소원성취시켰다고 하더라도 일이 끝난다거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열 명이 또 똑같은 소원을 들고 오고, 앞에 소원성취 본 열 명 중 일부가 또 새로운 소원을 들고 찾아온다. 그러니 ‘다음 단계’가 없이 제자리를 맴돌아야 하는 것 같다.   조심스러운 질문이다. ‘영앤리치 무속인’으로 유명하다. 강남에 아파트와 건물을 갖고 있다. 무속인으로 성공하면 당신처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보나? 성공한 무당이 꼭 돈을 많이 번 무당을 뜻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신을 잘 모시고, 체면을 구기지 않을 정도로 먹고살고, 신도들에게 소원성취를 기복 없이 줄 수 있다면 그건 성공한 무당이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에도 그는 오후의 점사와 기도 일정을 체크했다. 일반적인 고민보다는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이 그를 찾는다. 누군가는 간절한 표정으로, 또 누군가는 마지막 기대를 품고. 그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기도를 올릴 것이다. 반복되는 삶이지만, 그 반복 속에서 누군가는 위로를 얻고 누군가는 방향을 찾는다. ‘강남 훈도령’은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계속하고 있다.    정현식 기자KT 전통문화예술인 강남 훈도령 전통문화예술인 부문 방송 활동

2026.05.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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