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돌아오니 신용불량…귀국한 외국인 개인정보 탈취
미국에 체류했다가 한국 등 본국으로 돌아간 교육계 인사들의 사회보장번호(SSN)를 노린 개인정보 도용 사기 조직이 남가주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사기 조직은 훔친 개인 정보를 이용해 신용카드 등을 발급받고 거액을 가로채는 것으로 알려졌다. LA타임스는 신원검증 및 사기방지 업체 센티링크(SentiLink)와 LA카운티 셰리프국 등의 발표를 인용해 본국으로 귀국한 연구원·조교·강사·교수 등의 SSN을 도용한 조직적 금융사기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에 체류했던 외국인 학자 등의 SSN을 노리는 일당은 버뱅크와 글렌데일을 기반으로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명 ‘아르메니안 파워(Armenian Power)’로 불리는 화이트칼라 범죄 조직도 연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기 조직은 1977년부터 2024년 사이 미국내 체류했던 외국인 교육계 인사들의 SSN 등 개인정보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 해당 인사들이 미국을 떠난 이후에도 민감한 개인정보가 학교 데이터베이스나 신용기관 등에 남아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들은 이렇게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은행계좌와 신용카드를 만든 뒤, 신용한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금전적 이득을 챙기는 수법을 사용한다. 실제로 터키, 일본, 인도, 네덜란드, 포르투갈, 그리스 등 여러 나라 출신 교육계 인사들의 개인정보가 이같은 사기 행각에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티링크 사기방지 책임자이자 조지아주립대 범죄학 교수인 데이비드 메이몬은 “사기범들이 휴면 상태인 외국인 학자의 명의로 신용카드를 만든 뒤, 피해자도 모르는 사이 신용한도를 모두 써버리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훗날 미국에 다시 입국하려 할 때 막대한 빚더미를 떠안거나, 낮은 신용점수 때문에 주택 구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LA카운티 셰리프국의 프랭크 다이애나 서전트도 “화이트칼라 범죄 조직은 신분도용, IP주소 은폐, 불법 돈세탁 등에 능숙하다”고 지적했다. 센티링크 측은 사기 조직이 밴나이스, 노스할리우드, 글렌데일 등지의 일부 아파트 주소를 이용해 신용카드 명세서, 체크, 관련 서류 등을 수령한 뒤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사기 행각을 숨기기 위해 IP주소를 우회하거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위조 신분증 이미지를 제작하는 등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안업체들은 SSN 도용 피해를 막기 위해 ▶해외 장기 거주 시 신용정보 조회 금지 신청 ▶온라인을 통한 개인 신용기록 정기 확인 ▶신분도용 피해 발생 시 연방거래위원회(FTC) 신고 등을 권고했다. 신용평가회사 익스페리언(Experian)에 따르면, 2024년 FTC에 접수된 신분도용 신고는 110만 건, 사기 관련 신고는 260만 건에 달했으며, 이로 인한 총 피해액은 127억 달러로 집계됐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장기체류자 주의보 해외 장기체류자 개인정보 도용신용카드 사기 주의보
2025.11.09.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