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 유독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흔히 홀리데이 블루스(Holiday Blues) 혹은 연말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울감은 실제로 진단 가능한 질환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감정 기복일까?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홀리데이 블루스는 정신과적 진단명이 아니라,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며 나타나는 정서적 반응이다. 연구에 따르면 생활 리듬의 변화, 수면 부족, 음주 증가, 경제적 부담, 높아진 사회적 기대감 등은 뇌의 화학적 균형에 영향을 미쳐 정서적 소진과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홀리데이 블루스와 우울증, 또는 계절성 정서 장애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핵심은 증상의 지속 기간과 강도다. 홀리데이 블루스는 며칠 정도 기분이 가라앉을 수는 있지만, 일상 기능은 비교적 유지되며 휴식이나 주변의 도움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우울증이나 계절성 정서 장애는 2주 이상 증상이 지속하고, 충분히 쉬어도 나아지지 않으며 일이나 대인관계에 뚜렷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겨울철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계절성 정서 장애는 일조량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고, 수면-기상 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수치에도 변화가 생겨 우울감, 에너지 저하, 과도한 수면, 체중 증가, 흥미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연휴가 지나도 우울감이 지속하거나 감정이 무뎌지고 극심한 피로가 이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수면이나 식욕 변화가 뚜렷해지거나, 불안과 짜증으로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생길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스스로를 해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이는 즉각적인 전문가 개입이 필요한 신호다. 임상적으로 상담 치료, 생활 습관 조정, 약물 치료 등을 포함한 조기 개입은 치료 효과를 높이고 증상의 만성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말을 버텨내기 위해 거창한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충분히 자고, 아침 시간대에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기분 조절에 도움이 된다. 지나치게 높은 기대나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증가시킬 수 있다. 연말에 잦아지는 음주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술은 잠시 긴장을 풀어주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기분 변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 가벼운 신체 활동과 충분한 휴식도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피로와 우울을 혼자 견디려 하지 말고, 조기에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연말에 우울감이나 외로움을 느낀다고 해서 그것이 개인의 나약함이나 잘못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이 시기에 평소보다 더 쉽게 지치고 감정 기복을 경험한다. 이럴 때일수록 잠시 속도를 늦추고 자신을 돌보는 것이 필요하며,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문의: (213)413-3000 김보라 박사(MD) / 할리우드 차병원 최고 의료 책임자건강 칼럼 우울감 연말 우울감 에너지 홀리데이 블루스 계절성 정서
2025.12.23. 19:46
찬바람이 부는 연말연시가 돌아오면 유독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시기 나타나는 우울 증상은 주로 ‘계절성 정서 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와 ‘연말연시 증후군’으로 분류된다.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계절성 정서 장애는 미국정신의학회 우울증 진단기준(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 등재된 실제 진단 가능한 질환이다. 이는 일조량이 감소하면서 감정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고, 수면-기상 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수치가 변화되어 발생한다. 에너지 부족, 과도한 수면, 체중 증가, 흥미 감소 등의 증상이 있다. 반면 연말연시 기간에 느끼는 우울감이나 스트레스를 의미하는 연말연시 증후군은 공식적인 의학적 진단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개 일시적인 감정 기복으로 여겨진다. 주로 가족 모임, 경제적 부담, 한 해를 돌아보며 느끼는 감정, 사회적 기대와 고립감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며, 우울감, 불안, 스트레스, 짜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계절성 정서 장애는 햇빛이 부족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더 흔히 발생한다. 반면 연말연시 증후군은 외로움을 느끼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또는 가족 문제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계절성 정서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빛 노출을 늘려야 한다. 특히 아침 햇빛은 생체 리듬을 조절하고 기분을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가능하면 매일 같은 시간에 최소 10분에서 30분 동안 햇볕을 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아침에 30분 정도 야외 빛을 모방하는 SAD 램프(라이트 테라피)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도 예방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면의학의 권위자인 매트 워커 박사는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위해 ‘일정한 수면대를 지킬 것, 수면 환경을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할 것,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제한할 것, 취침 전 전자기기 사용을 피할 것’ 등 네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하루 20~30분의 유산소 운동이나 요가와 같은 규칙적인 운동도 도움이 된다. 또한 가공식품과 당분이 많은 음식은 피하고, 생선, 견과류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되, 알코올과 카페인은 줄이는 것이 좋다. 명상이나 심호흡 같은 이완 기법은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고 감정 조절을 돕는 데 유용하다. 만약 우울감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거나 흥미를 잃고 피로감, 절망감을 자주 느끼는 경우, 또는 자살에 대한 생각이 들 때는 즉시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증상이 몇 주 이상 지속하거나악화한다면 상담이나 약물치료를고려해야 한다. 이들 질환을 겪는 사람들을 지원하려면 그들의 감정을 인정하고 판단하지 않으며,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를 통해 고립감을 덜어주고, 필요하면 전문적인 도움을 권유하거나, 함께 산책 또는 규칙적인 활동을 계획하는 것도 기분 전환에 효과적이다. ▶문의:(213)413-3000 김보라 박사 / 할리우드 차병원 최고 의료 책임자건강 칼럼 연말연시 계절성 연말연시 증후군 계절성 정서 반면 연말연시
2024.12.10.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