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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 물결 따라, 파라오의 땅으로 찬란한 시간 여행…이집트·요르단

인류 역사 속 찬란한 문명의 흔적을 직접 마주하고 싶은 여행자라면, 이집트와 요르단만큼 매혹적인 목적지도 드물다. 광활한 사막을 가로질러 흐르는 6650km의 나일강, 신비로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그리고 붉은 사암으로 빚어진 요르단 페트라까지. 대표적인 명소들만 나열해도 이곳을 여행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여기에 이집트의 생명줄이라 불리는 나일강을 따라 즐기는 디럭스 크루즈는 여행의 품격과 가치를 한층 더 높여준다.   신화의 바탕이자 이집트인들의 삶의 터전인 나일강을 따라 고대 유적과 강변의 자연경관을 여유롭게 둘러보는 크루즈 여행은, 이집트를 가장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여행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북적이는 수만 톤, 수십만 톤 급의 대형 선박과 달리 나일강 크루즈는 적당한 규모로 설계되어 마치 고급 호텔에 머무르는 듯한 편안함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아스완에서 출발해 콤옴보와 에드푸를 거쳐 룩소에 이르는 여정 동안 크루즈는 한가로운 휴양과 역사 탐방을 동시에 선사한다. 선상에서는 바에 들러 맥주를 즐기거나 상갑판의 수영장에서 일광욕을 하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강 위를 유유히 흐르기 때문에 뱃멀미 걱정도 없고, 느릿하게 흘러가는 강물처럼 마음마저 평온해진다.   백미는 해 질 무렵이다. 갑판 위에서 차 한 잔을 들고 강 서편을 바라보면 대추야자의 역광 실루엣이 눈앞에 펼쳐진다. 거기다 황톳빛 사막 너머로 붉은 태양이 천천히 지는 장면은 그야말로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을 중심으로 해가 뜨는 오른쪽은 살아 있는 생명을, 반대편 해가 지는 쪽은 죽은 자를 위한 장소로 여겼다고 한다. 이런 역사적 의미를 느끼며 강 위에서 보내는 시간은 ‘나일강을 본 사람은 다시 나일강으로 돌아온다’는 말처럼 여행자의 마음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나일강 크루즈는 일반 오션 크루즈와 달리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길고 뜨거운 이집트의 낮을 편안하게 즐기는 최적의 방법이기도 하다. 강 위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여행자는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고대 문명의 숨결을 온전히 체험하는 관찰자가 된다. 나일강 위에서의 시간은 마치 파라오의 땅으로 흘러드는 듯한 찬란한 시간 여행, 진정한 타임머신 경험을 선사한다.   여행은 이집트의 관문, 카이로에서 시작된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그 크기만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밑변 한 변의 길이가 231m, 높이 146m, 아파트 50층에 맞먹는 높이를 가진 거대한 돌 구조물이다. 피라미드 앞에 서면 누구나 인간의 손으로 어떻게 이런 건축물이 가능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그 옆에는 사자의 몸에 인간의 얼굴을 가진 스핑크스가 세 명의 왕 무덤을 지키고 있다. 높이 20m, 길이 60m의 거대한 석회암 덩어리를 통째로 조각한 스핑크스의 얼굴 너비만 4~6m다. 비록 코를 잃었지만, 여전히 위엄은 압도적이다. 밤이 되면 조명과 영상이 더해져 스핑크스가 말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카이로에서는 또한 고고학 박물관과 구 카이로 예수님 피난교회, 유대 회당까지 둘러볼 수 있다. 사진으로만 접했던 유적들이 직접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여행자의 마음은 경이와 감동으로 가득 찬다.   나일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룩소가 기다린다. 이 도시는 신왕국 시대 파라오들의 무덤과 신전이 집약된 ‘야외 박물관’으로 통한다. 왕들의 계곡에서는 투트모스 3세, 세티 1세, 투탕카멘 등의 암굴묘를 볼 수 있다. 깎아지른 암벽 속에 조심스레 자리한 무덤들은 수천 년의 시간을 넘어 그 모습이 온전히 남아 있다.   카르낙 신전과 룩소 신전에서는 고대 이집트인들의 신앙과 생활, 그리고 건축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카르낙 신전은 10개의 탑문과 거대한 오벨리스크, 수백 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대공간이 압권이다. 그 규모와 정교함을 직접 마주하면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결코 전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룩소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아스완이다. 아스완 하이댐과 미완성 오벨리스크는 이집트 남부의 랜드마크다. 나일강을 따라 펼쳐지는 유적지들은 크루즈에서 내려서도, 선상에서 바라보며 느껴도 충분히 장엄하다. 람세스 2세의 신전과 네페르타리 여왕의 소신전은 사랑과 권력, 신앙이 만들어낸 고대 건축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집트 북부의 알렉산드리아는 고대 문명과 현대적 감각이 공존하는 도시다. BC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이 세운 도시로, 클레오파트라 여왕의 마지막 무대이기도 하다. 로마 원형극장, 카이트 베이 요세, 도서관 유적 등을 둘러보며, 지중해 바람을 맞으며 역사 속 인물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여행의 마지막 여정은 요르단 페트라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배경이자, 실존 역사 속 ‘알 카즈네’ 신전이 장엄하게 자리한다. 시크라 불리는 붉은 협곡 사이로 걸음을 옮기면, 갑자기 나타나는 알 카즈네의 장엄함에 숨이 멎는다. 높이 45m, 전면의 35m 돌기둥과 정교한 조각은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낸 예술의 극치다.   해 질 녘 붉은 사암이 황금빛으로 변할 때, 이곳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한 편의 시처럼 마음속에 새겨진다. 모세의 샘과 느보산 전망대에서는 성서 속 장면을 떠올리며 인생을 되돌아보는 사색의 순간도 가질 수 있다.   나일강의 물결을 따라, 룩소와 아스완의 신전을 지나며 크루즈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사막의 열기를 피해 쾌적하게 이동하고 매일 밤 편안한 선상에서 휴식하는 여행은 단순히 ‘본다’는 차원을 넘어, 고대 문명을 체험하고 그 안에 녹아드는 여정이다.   페트라의 붉은 사암, 알렉산드리아의 지중해 바람, 카이로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그리고 나일강 크루즈의 여유와 안락함까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파라오의 시대와 성서의 현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이 여행은 여행자들에게 깊은 경외와 감동을 허락할 것이다.   ▶여행팁   ‘US아주투어’는 나일강 크루즈와 카이로 5성 힐튼 호텔 숙박으로 차별화를 이룬 ‘이집트·요르단(12일)’ 여행상품을 출시하고 모객에 나서고 있다. 파라오의 시대와 성서의 현장을 동시에 체험하는 이번 여행은 오는 11월 9일과 2026년 2월 16일에 출발하며, 전 일정 입장료가 포함돼 있다. 더 자세한 내용 및 예약 문의는 전화로 가능하다.   ▶문의: (213)388-4000   ━       ▶박평식 대표   US아주투어의 박평식 대표는 40여 년째 투어에 동행해 고객들을 모시며 역사와 인문학 강의를 펼치는 명품 관광 이야기꾼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고객들에게 한층 풍성하고 의미 있는 여행 경험을 선사한다.요르단 이집트 나일강 크루즈 고대 이집트인들 시간 여행

2025.09.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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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소년 왕, 투탕카멘

학창시절 세계역사 시간에 배웠던 이집트의 어린 왕에 대한 이야기가 희미하게 남아 있는데, 딸이 이 왕과 관련된 특별전시회가 4월말까지 있다며 함께 가자고 했다.     돌아보니 딸이 중학생일때 역사 발표 시간에 사용할 것이라며 투탕카멘의 화려한 마스크를 만들었던 일이 떠오른다. 진흙으로 만들어 사진과 똑같은 색을 칠한 금빛 마스크. 딸은 신주단지처럼 모시며 내가 만지지도 못하게 했었다. 그 후, 딸이 고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창고 선반에 슬그머니 옮겨 놓았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 쪽에 재주를 보였던 딸의 작품 중 하나였다.     바람도 쐴 겸 전시회가 열리는 델마 경기장으로 향했다. 조용한 주중에 시니어 활인까지 받아 입장료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영상에서 나오 소리가 웅장해 조금 시끄럽지만 약 3시간 동안 차분히 보기로 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마련한 순회 전시회다. 1922년 이집트 ‘왕가의 계곡’에서 영국의 인류학자인 하워드 카터가 발견해 세상에 알려진 무덤 속의 젊은 시신, 투탕카멘. 기원전 1300년 전에 매장 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두어 번 도굴범들이 다녀갔지만 무슨 까닭인지 땅속의 물건들은 그대로 보존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발굴 작업에 관여했던 사람이 21명이나 뚜렷한 이유 없이 숨져 지금도 파라오의 저주에 관한 추리는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당시 왕족은 근친혼이 많아 어린 왕 부모의 가족관계도 복잡한 것 같다. 전시회 배경이 온통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로 새겨진 천막 벽들이어서 이채롭다. 시작과 마지막에서 삶과 죽음을 연결하며 어린 아이들도 이집트 고대 역사를 잠시 배울 수 있고, 만화로 제작된 영상도 있어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한 시간 훌쩍 돌아보고 떠나는 관객도 있고, 우리처럼 차분이 생각하는 가족도 있었다. 딱딱한 나무의자지만 마지막 영상 속의 멋진 나룻배에 걸터앉아 영상을 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어린 왕의 쓸쓸한 죽음, 그리고 생전의 화려한 물건과 무덤들을 돌아본다.     늘 모으고 욕심을 부리며 살고 있는 허망한 내 자신과 우리의 삶은 어떤가. 날마다 무슨 생각을 하며 뭘 하고 살고 있는가. 다른 사람에게 저주를 받을 나쁜 짓이나 거짓된 생활은 하고 있지 않는가. 죽음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며 영생을 믿던 고대 이집트인들.     한국에서는 실물과 만나는 화려한 전시회가 지난해 있었고,  TV방송에서는 다큐멘터리도 방영되었다고 하니 다시 한 번 찾아 공부하고 싶어진다. 최미자 /수필가이 아침에 투탕카멘 소년 고대 이집트인들 시신 투탕카멘 이집트 고대

2023.04.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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