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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바다' 알프스를 걷고 또 걷다

알프스 '산'은 하늘과 맞닿은 유럽의 지붕이다. 프랑스에서 스위스를 거쳐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이 거대한 산맥은 그 자체로 압도적인 파노라마를 펼쳐 보인다. 몽블랑(Mont Blanc)에서 출발해 마테호른(Matterhorn), 융프라우(Jungfrau)와 돌로미티(Dolomites)의 트레치메까지 이어지는 길은 알프스를 두 발로 건너는, 평생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여정이다.   프랑스 샤모니 몽블랑은 알프스의 위엄을 선명하게 느끼게 한다. 샤모니 시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바늘처럼 하늘을 찌를 듯 솟은 해발 1만 2605피트의 에귀 뒤 미디 전망대에 이른다. 케이블카 덕분에 전문 산악인이 아니어도 오를 수 있지만, 북벽을 향해 상승하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지는 눈 덮인 절벽과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낭떠러지는 이곳이 결코 일상적인 높이가 아님을 단번에 각인시킨다.   전망대에 서는 순간 풍경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다. 흐린 날에는 쉽게 모습을 허락하지 않는 몽블랑이 맑은 하늘 아래에서는 위풍당당한 자태를 숨김없이 드러낸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새하얀 만년설을 뒤집어쓴 몽블랑의 능선은 거리감마저 잊게 만들 만큼 압도적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탄성이 터져 나오고, 그 앞에서는 어떤 부가적인 설명도 필요 없어진다.   몽블랑의 여운을 뒤로하고 체르마트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의외로 정적이다. 휘발유 자동차의 진입이 금지된 무공해 청정 마을답게 이곳의 교통수단은 전기자동차와 마차뿐이다. 엔진 소음 대신 발걸음 소리와 말발굽 소리가 공기를 채우고, 숨을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공기가 한층 맑게 느껴진다.   마을 어디에서든 시선은 자연스럽게 마테호른을 향한다. 이곳에서는 스위스 최초의 톱니바퀴 열차를 타고 해발 약 1만 피트의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 오르게 된다. 정면에는 마테호른의 동벽이 가깝게 다가오고, 발아래로는 고르너 빙하가 길게 흐르며 설국의 깊이를 더한다. 몽블랑이 크기와 스케일로 압도했다면, 마테호른은 빛과 구름, 시선의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내보인다. '알프스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유다.   체르마트는 마테호른 트래킹을 마친 뒤 여유를 누리기에도 더없이 좋은 마을이다. 산행의 긴장을 내려놓고 따뜻한 점심을 나눈 뒤, 아기자기한 골목을 천천히 걷는다. 상점을 둘러보며 소소한 쇼핑을 즐기고, 카페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면 비로소 여행의 숨을 고르게 된다. 장엄한 자연과 포근한 일상이 함께 머무는 곳, 그래서 특히 여성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알프스의 휴식처다.   마테호른이 알프스의 여왕이라면, 융프라우요흐는 알프스를 가장 넓게 보여주는 발코니다. 해발 약 1만 1716피트의 스핑스 전망대에 서면 알레치 빙하를 비롯해 융프라우와 묀히 봉우리가 한눈에 펼쳐진다. 봉우리의 선과 빙하의 곡선이 겹겹이 이어지며, 알프스가 단일한 산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풍경임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전망대를 내려와 만나는 얼음궁전에서는 풍경이 한층 가까워진다. 수천 년 동안 쌓인 알레치 빙하의 내부를 직접 깎아 만든 이 공간은 바닥과 벽, 천장까지 모두 얼음으로 이어진 통로다. 조심스레 발을 옮기다 보면 투명한 얼음 속에 층층이 새겨진 시간의 결이 그대로 드러난다. 눈앞의 장관을 넘어, 이 빙하가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움직이는 자연임을 몸으로 느끼게 만드는 경험이다.   알프스는 이탈리아에 이르러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남티롤 지방에 자리한 돌로미티는 돌로마이트 암석이 빚어낸 산맥으로, 그 중심에 트레치메가 있다. '세 개의 봉우리'라는 이름처럼 치마 피콜로, 치마 오베스트, 치마 그란데가 나란히 솟아 있는 이 풍경은 사진보다 실제로 마주했을 때 훨씬 웅장하다.   세 봉우리를 바라보며 한 바퀴 도는 트래킹은 많은 트래커들이 평생 한 번은 밟고 싶어 하는 꿈의 길이다. 이곳에서는 어디까지 오르느냐보다, 봉우리 곁을 따라 걸으며 풍광을 온전히 음미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무엇보다 체력이 닿는 만큼 전망 좋은 산장에서 쉬어 갈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매력이다.   이 여정을 따라 걷다 보면 알프스가 왜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아 왔는지 이해하게 된다. 몽블랑에서는 산의 크기를 먼저 느끼고, 융프라우에서는 인간이 자연에 다가가기 위해 쌓아온 시간의 무게를 마주한다. 마테호른 앞에서는 풍경을 평가하려던 마음이 사라지고, 트레치메에서는 걷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같은 알프스이지만, 각 지역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여행자의 감각을 깨운다.   뚜벅뚜벅 걷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알프스는 멀리서 바라볼 때보다 직접 걸을 때, 비로소 마음 깊이 각인된다는 사실을. 산자락을 따라 이어진 들판에는 무지갯빛 야생화가 수놓아져 있고, 그 풍광은 한 장의 사진으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만큼 눈부시다. 결국 알프스는 보는 산이 아니라, 걸으며 마음에 새기는 산이다.   ▶문의: (213)386-1818   ━       ▶여행팁   알프스 여행은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포함하고 있어 호텔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동 거리와 고도 차이가 큰 만큼 일정 구성 역시 세심해야 한다.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트래킹이 이어지는 여정은 숙소 위치와 동선이 잘 짜여 있을 때 비로소 부담이 적다. '엘리트 투어'의 '스위스 알프스 & 이태리 돌로미티(15일)'는 프랑스 몽블랑을 시작으로 스위스 마테호른과 융프라우, 이태리 돌로미티 트레치메까지 핵심 구간을 차례로 둘러보는 일정이다. 총 7회의 트래킹이 포함돼 알프스의 풍경을 보다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다. 출발은 2026년 6월 5일부터 6월 19일까지. 호텔 숙박과 식사, 교통편, 입장료가 모두 포함돼 여행자는 오롯이 풍경에만 집중할 수 있다. 전 일정 여행사진가 빌리 장 대표가 직접 인솔하며, 모집 인원은 선착순으로 제한된다.알프스 바다 알프스 여행 마테호른 트래킹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2026.03.1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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