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생각보다 나빴다
미국의 고용 사정이 당초 파악됐던 것보다 좋지 않았다는 당국의 통계 수정발표가 나왔다. 노동통계국(BLS)은 9일 발표한 예비 기준 수정치에서 지난 2024년 4월~2025년 3월까지 12개월간 급여 명부에 오른 근로자 수가 기존 발표보다 91만1000명 적었다고 밝혔다. 1년간 집계된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이 종전에 발표된 수치보다 실제로는 적었다는 뜻으로, 이는 2002년 이후 최대 규모의 하향 조정이다. 월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 기간 동안 매월 일자리 증가 폭은 종전 14만7000명에서 7만1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기존에 발표됐던 것과 비교하면 월평균 고용 증가 폭이 절반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통계 수정 발표는 매년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기존 통계 발표 이후 추가된 광범위한 분기별 주정부 납세 자료를 반영해 이뤄진다. 기간 중 신규로 설립되거나 폐업한 사업장에 대한 최신 정보를 반영한 것이다. 하향 조정은 거의 전 산업에서 나타났다. 도·소매업 고용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이어 레저·접객업, 전문·비즈니스 서비스업, 제조업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이처럼 큰 폭의 고용지표 수정이 나타나면서, 시장의 관심은 정확히 언제쯤 고용 지표가 부풀려졌는지에 쏠렸다. 이번에 발표된 고용지표는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초기 몇 달이 함께 포함됐기 때문이다. 다만 보고서는 과대평가가 언제 발생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BLS 국장을 전격 경질하기도 했다. 이번 통계치 하향 조정은 올해 3월 이전 시기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현재 고용 사정 악화를 반영하진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고용시장이 악화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경제학자들은 불법 이민자 노동자 집계 문제 등으로 왜곡됐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지난 7월에 이어 8월 들어서도 미국의 고용 사정이 예상 밖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월가에서는 고용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노동시장 모멘텀이 약화하고 있다는 징후를 예의주시해 온 연방준비제도(Fed) 정책 입안자들에게도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음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고용시장 생각 통계 수정발표 고용통계 수정 고용지표 수정
2025.09.09. 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