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8일자 미주중앙일보에 실린 ‘리서치ON 한인 자동차 선호도 조사’ 기사를 읽으며 여러 생각이 스쳤다.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나는 오래전부터 일본을 경계해야 할 나라로 인식해 왔고, 일본 제품을 쓰지 않으려 애써온 한국인 중 한 사람이다. 전자제품과 카메라 등 일제가 시장을 장악하던 시절에도 일본 제품은 가급적 피했고, 일본어를 쓰거나 일본 노래를 즐기는 이들마저 달갑지 않게 느꼈던 기억이 있다. 지금 돌아보면 다소 감정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뿌리 깊은 문제의식이었다. 미국 생활 45년 동안 개인용과 사업용을 합쳐 10여 대의 자동차를 구매했지만 일본 차는 단 한 번도 선택하지 않았다. 1981년 처음 구입한 차는 셰비 임팔라 스테이션 왜건이었고, 이후 포드 익스플로러, 포드 이코노라인, 뷰익 등을 차례로 탔다. 일본 차는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선택의 폭은 좁았지만, 오히려 고민이 단순해지는 장점도 있었다. 한국 차와의 인연은 1986년 현대 엑셀이 미국 시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 시작됐다. 주머니가 가벼웠던 시절이었고, 반가운 마음도 커서 한 대를 구입했다. 가격은 5000달러가 채 되지 않았고, 비슷한 가격대에 ‘유고’라는 브랜드도 있었다. 이후 선루프까지 달린 엑셀 풀옵션 모델을 한 대 더 샀던 기억이 난다. 당시 현대차가 미쓰비시에서 버린 엔진을 가져다 쓴다는 루머도 돌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그 무렵 한인 사회에서 벤츠나 BMW 같은 고급차를 제외하면 대부분 일본 차를 선호했다. 고장이 적고, 중고차 가격이 잘 유지되며, 연비가 좋다는 이유였다.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었지만, 나는 늘 이렇게 반박하곤 했다. 첫째, 고장이 나지 않는 기계는 없다.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선입견이 크다. 둘째, 리세일 밸류가 높은 만큼 초기 구매 가격도 높아 결국 차이는 크지 않다. 셋째, 연비는 차량 크기와 엔진 배기량에 비례하는 문제다. 당시 LA 한인타운에는 ‘한국자동차’, ‘서울자동차’라는 이름의 딜러들이 있었지만, 정작 가보면 한국 차도, 미국 차도 거의 없고 일본 차만 권했다. 나는 “그럴 거면 간판을 일본자동차나 도쿄자동차로 바꾸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곤 했다. 나의 자동차 구매 원칙은 단순하다. 새 차를 사서 가능한 한 오래 탄다. 가격이 부담되면 등급이나 옵션을 낮추면 된다. 10년쯤 타고 나면 리세일 밸류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아이들이 자라 운전을 시작했을 때도 기준은 같았다. 내가 타던 차로 1~2년 연습을 시킨 뒤 새 차를 사줬고, 선택지는 늘 한국 차였다. 한국 차는 내 나라 차이니 국산이고, 미국 차는 내가 사는 나라 차이니 그것 역시 국산이라고 생각했다. 큰아이는 포드 머스탱 스틱 차량을 탔고, 둘째는 기아 세피아를 골랐다. 큰아이는 한동안 일본 차를 타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기아 K5와 카니발을 탄다. 막내는 유럽 차를 탄다. 나는 에쿠스를 거쳐 현재 제네시스를 타고 있다. 차도 만족스럽고, 마음도 편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를 속이 좁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 것을 내가 중요하게 여기고, 써주지 않으면 누가 지켜주겠는가. 일본인들은 자국 제품을 철저히 우선한다. 이는 내가 직접 보고 겪은 일이다. 자국산이 먼저고, 그 다음이 대만·중국산, 그래도 안 되면 한국산이다. 왜 그럴까. ‘아지매 떡도 싸야 사 먹는다’는 말이 있지만, 아지매 떡이라면 조금 비싸도 사는 게 맞다. 그래야 아지매도 살고, 그 옆에 사는 나도 산다. 지금의 미국을 보라. 싸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수입에 의존하고, 공장을 외국으로 옮긴 결과 제조업은 붕괴됐고 기술자는 사라졌다. 이제 와서 억지로 되돌리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다. 그 길이 언젠가 우리의 모습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송정섭 / 독자발언대 국산차 고집 자동차 구매 한인 자동차 포드 이코노라인
2026.01.01. 17:00
고집이라는 말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의 의견만을 주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고집이 있는 사람은 자기의 주관이 있고 남이 이야기하다가 틀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이야기한 것을 일단 믿지 않고 그것이 아니라는 말이 습관적으로 나오고 자기는 도덕적으로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로남불의 경향이 있다고 교과서에서는 이야기합니다. 그럼 어떤 사람이 고집에 셀까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안(安) 씨, 강(姜) 씨, 최(崔) 씨가 고집이 세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니 경상북도 경주 부근의 안강면에 사는 최씨가 가장 고집에 세다고 농담으로 이야기합니다. 어떤 이를 글을 풀어 安 씨는 뿔이 하나이고, 姜 씨는 뿔이 둘이고, 崔 씨는 뿔이 세 개여서 최 씨의 고집이 제 일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고려 말기 최영 장군이 이성계와 방원의 회유에도 듣지 않고 고려 왕조를 지지하다가 모함에 걸려 사형을 당합니다. 최영 장군은 죽으면서도 만일 나의 뜻이 올바르다면 나의 무덤에 풀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정말 최영 장군의 묘에 풀이 나지 않았다고 하여 최영 장군의 고집이 세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집이 센 최 씨가 앉았던 자리에는 풀도 나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내가 사귀어 본 최 씨는 모두 부드럽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고집이 없는 사람들이니 아마 이말도 사실은 아닌가 합니다. 대개 고집이 있는 사람은 오만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나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입니다. 나의 일생을 가만히 돌아보면 고집이 센 사람들과 일을 할 때 힘이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자기만 옳다고 주장을 하고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일이 잘못되면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사람들을 여러 명 보았습니다. 대학병원에서는 매일 아침 콘퍼런스를 합니다. 그리고 수술할 환자에 대하여 의논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의사는 자기의 의사를 조금도 굽히지 않고 고집하는 의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명의 의사가 좋다고 하는 방법을 버리고 자기의 주장대로 하는 의사들이 있습니다. 대개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 혼자서 유아독존 격인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자기의 주장을 하는 사람 중에는 출중하여 다른 많은 사람보다 훌륭한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현대의 정주영 회장 같은 분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내서 공사를 성공시켰습니다. 여울목에 배를 갖다 대어 물을 막고 공사를 하거나 뜨거운 중동에서 낮에는 잠을 재우고 밤에 공사하는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내지 못한 기발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이 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지난 대통령이었던 문재인 씨의 원자력 발전소의 폐쇄를 고집하여 나라에 큰 손해를 끼치고 한전을 망쳤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문(文) 씨도 성씨에 뿔이 있어 고집이 센가요. 이용해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고집 최영 장군 고려 왕조 고려 말기
2022.08.28.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