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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트렌드] 골퍼 앤서니 김의 회복탄력성

최근 호주에서 열린 LIV 골프리그에서 앤서니 김의 우승은 골프팬들에게 감격스러운 뉴스를 선사했다.   이것은 단순한 스포츠 뉴스가 아니다. 그것은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인간의 근본 역량에 대한 한 편의 서사다. 한때는 ‘타이거 우즈 이후의 가장 폭발적인 재능’이라 불렸던 골퍼였다. 그러나 부상과 공백, 긴 침묵 속에서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사라졌던 이름이다. 그리고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 동료 선수들의 진심 어린 악수와 포옹 속에서 눈시울을 붉히던 한 사람이 되었다. 그의 얼굴에는 인생의 격랑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하다.   나를 재기시킨 것은 “하나님이 중심이었다”라고 앤서니 김은 최근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신앙을 언급해왔다. 그의 고백은 단순한 종교적 수사가 아니다. “내가 붙들고 있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붙들고 계셨다”는 식의 표현은 성공보다 먼저 정체성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회복은 단지 몸의 회복이 아니라 중심의 회복이었다. 우리는 모두 연약한 존재다. 아무리 신앙이 좋아도 넘어지기 쉽다. 회복탄력성은 오늘날 경영학과 심리학이 강조하는 핵심 역량이다. 실패를 견디고, 좌절을 통과하고, 다시 시도하는 능력.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개념이 오랫동안 종교 전통 속에서 다루어져 왔다는 사실이다.   시편의 탄식은 절망을 통과하는 기도였다. 욥은 이해되지 않는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놓지 않았다. 바울은 “약할 때 강함”을 말했다. 회복탄력성은 단지 멘탈 트레이닝의 결과가 아니다. 앤서니 김의 복귀 서사는 이 점을 다시 환기시킨다. 인간은 자기 힘만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특히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회복된다.   우리는 지금 AI 시대를 살고 있다. AI가 모든 답을 주는 세상이다. 생산성과 효율성은 기계가 점점 더 잘해낸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차별화되는가? AI는 실패를 학습 데이터로 쓰지만 인간은 실패를 ‘상처’로 경험한다. 그리고 그 상처를 통해 더 깊어진다. AI 시대에 인간이 가져야 할 역량은 단순한 기술 숙련도가 아니다. 도전하고 실행하고 실패하더라도, 실패를 의미로 재해석하는 능력, 고난 속에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는 중심성이 필요하다.   한국 문화에서는 실패를 잘 용납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한 사람의 실족으로 사회에서 매장해버리는 사회에서는 앤서니 김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없다. 아이들에게 “실패해도 괜찮아”라고 격려해주는 기다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오늘도 ‘나는 끝났다’라고 생각하며 좌절과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앤서니 김은 큰 울림을 준다. 우승 직후 많은 동료 선수들이 와서 인사하는 모습 속에서, ‘아이 같은’ 앤서니 김이 아닌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어른 앤서니 김의 모습을 보며 감동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본다. 드라마 ‘미생’에서처럼 우리는 죽을 때까지 완성해 가는 과정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미생이기 때문이다.   [email protected] 이종찬 / J&B푸드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회복탄력성 앤서니 골퍼 앤서니 어른 앤서니 능력 고난

2026.02.2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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