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은 캔버스…공공미술 공간으로
LA 한인타운 거리 곳곳에 설치된 유틸리티 박스(분전함)와 외벽들이 지역 예술가들의 손을 거쳐 새로운 공공미술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낙서로 얼룩졌던 곳이 예술가들의 캔버스처럼 활용되면서 도시 미관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울러 오는 6월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과 2028년 LA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한인타운 환경 정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인타운 웨스턴 애비뉴와 버몬트 애비뉴 사이 3가 선상에 설치된 유틸리티 박스 9개는 밝고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한인타운 6가 선상의 김영옥 중학교 외벽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색깔과 무늬가 들어간 단청이 그려져 있다. 또 윌셔 불러바드와 카탈리나 스트리트 일대에도 한복을 입은 타인종들이 유틸리티 박스 등에 그려져 있다. 이 중 일부는 애니 홍(37)씨와 ‘미키100’(예명) 등 한인 작가들의 작품이다. 홍씨는 2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 2024년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의 제안으로 증오 방지 캠페인을 주제로 작업을 시작했다”며 “각각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다양한 배경을 지닌 한인타운 주민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미술 캠페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당시 KYCC 대외협력국장을 맡았던 스티브 강 LA시 공공사업위원회 의장은 29일 “2023년 시작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증오 범죄 예방과 지역 공동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밝혔다. 홍씨 작품에는 한국적 미학이 반영돼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2세 때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 이민 온 뒤 한인타운과 사우스 LA를 거쳐 토런스에서 성장했다. 현재는 다시 한인타운에 거주하고 있다. 홍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에서 생활하기도 했는데, 해당 기간 자신이 본 한국의 모습과 한국 전통 디자인 요소를 결합해 유틸리티 박스 작품들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홍씨는 “작품들은 한국 전통 미학과 현대적인 요소를 함께 담고 있다”며 3가와 사우스 킹슬리 드라이브 교차로 북서쪽 코너에 위치한 유틸리티 박스를 가장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해당 작품에는 한국 전통 구름 문양이 적용돼 한국적 정서를 강조했다. 그는 향후 한인타운에서 다시 공공미술 작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현재 한인타운에서 작업 중인 프로젝트는 없지만, 한인타운에 살고 있는 만큼 이곳에서 공공예술 작업을 할 기회가 있다면 적극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LA시는 대규모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강 의장은 “2028년 LA 올림픽을 앞두고 한인타운을 포함한 LA 전역에서 벽화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도시 환경 개선과 문화적 활력 제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경준 기자한인타운 공공미술 한인타운 환경 한인타운 웨스턴 한인타운 주민들
2026.04.29.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