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화장실 디자인 챌린지 우승자 발표
토론토에서 열린 공공화장실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해밀턴에 거주하는 건축가 두 명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 공모전은 단순한 시설을 넘어 도시의 공공 인프라로서 화장실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TO the Loo’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화장실 디자인 챌린지는 공공화장실이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 모두를 위한 도시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주최 측인 ‘토론토 공공공간 위원회(Toronto Public Space Committee)’는 팬데믹 이후 도시 내 공공화장실 이용 실태를 꾸준히 추적해왔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동안 수많은 화장실이 폐쇄되거나 방치되면서, 장애인, 만성질환자, 노인, 아이를 동반한 가족, 배달 노동자 등 다양한 계층이 큰 불편을 겪었다는 사실이 부각됐다. 위원회 코디네이터 카라 첼류는 “팬데믹 시절 사설 건물들이 문을 닫았을 때, 공공화장실의 부재는 생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거가 불안정한 이들이나 유색인종은 민간 업장에서 화장실 이용을 거부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누구나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화장실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번 공모전은 ‘공간 정의(spatial justice)’, 접근성, 지속가능성, 문화적 포용성을 기준으로 다인용과 단일 사용자용 화장실을 각각 설계하도록 했다. 우승을 차지한 페트라 마타르와 알레아 리드는 모두 공공화장실 설계 경험이 있는 건축가들로, 모듈형 구조를 도입해 장소에 맞춰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들은 설계 과정에서 비용 효율성과 유지관리 편의성을 고려해 콘크리트 재질을 사용했으며, 내벽은 물청소가 용이한 에폭시 마감으로 처리했다. 구조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 사각지대를 없앴고, 곡선형 벽체를 적용해 시야 확보를 강화했다. 이러한 설계는 시각 및 신경의 다양성을 가진 이용자들도 보다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인에는 청각적 프라이버시를 위한 사운드 아트도 포함되며, 이는 단순한 음향 차단을 넘어 시민들이 음악이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예술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녹색 지붕과 생물다양성 패널을 활용한 외부 구성 역시 친환경적 요소로 눈길을 끈다. 비록 공모전 자체가 실제 시공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지만, 토론토 시의회는 공공화장실 시설 전반을 검토하고 미래 설계 도입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수상작은 이러한 논의에 영감을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토론토 화장실 공공화장실 디자인 공모전 해밀턴 건축 건축가
2025.08.12. 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