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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칼럼] 집을 마켓에 올리는 준비

집을 정리하려는 시점에서 “어디까지 고쳐야 할까요?”라는 질문은 거의 빠지지 않는다. 이 말에는 셀러의 기대와 함께, 괜히 손해 보는 선택을 하지는 않을지에 대한 불안이 섞여 있다. 특히 오랫동안 렌트를 주던 집이라면 고민은 더 깊어진다. 벽에는 군데군데 손때가 남아 있고, 바닥은 닳았으며, 주방과 욕실은 한눈에 봐도 세월이 느껴진다. 막상 마켓에 내놓으려 하면 ‘이 상태로 바이어가 올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집을 정리하려는 순간, 그동안 애써 외면하던 시간의 흔적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온다. 공사를 해야 하나 고민하는 동안,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 선택이 과연 맞을까’ 하는 의심이 고개를 든다.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리스팅을 했던 한 단독주택이 그랬다. 오랫동안 렌트로 사용된 집이었다. 셀러는 이미 공사업체 견적까지 받아둔 상태였다.   주방, 욕실 두 곳 리모델링, 바닥 교체까지 하면 8만 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었다. 셀러는 “이 정도는 해야 제대로 받지 않겠냐”고 했다. 그래서 먼저 최근 인근에서 실제로 팔린 집들을 하나씩 놓고 숫자를 비교했다.   전면 수리를 한 집은 가격을 높게 잡았지만 석 달 넘게 마켓에 남아 있었고, 비슷한 크기의 다른 집은 큰 공사 없이 가격이 낮아 한 달 만에 계약이 됐다. 여기에 공사 기간 동안 렌트를 못 받는 서너 달의 손실을 계산에 넣자, 기대했던 추가 이익은 거의 사라졌다. 결국 셀러는 전면 수리를 포기하고, 간단한 정리와 페인트만 한 뒤 가격 전략으로 마켓에 내놨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뉴욕시 퀸즈의 렌탈 하우스는 또 다른 경우였다. 이 집은 구조는 괜찮았지만, 전체적으로 낡아 있었다. 셀러는 “바이어들이 싫어하지 않을까요?”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이 지역의 주요 바이어는 실거주자가 아니라 투자자였다.   투자자들은 이미 공사비를 자기 기준으로 계산하고 들어온다. 실제로 오퍼를 넣은 바이어는 집 상태보다 “이 가격이 수리비를 감안할 만큼 내려와 있는지”를 먼저 봤다. 만약 셀러가 전면 수리를 했다면, 그 바이어는 오히려 관심을 두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 결과적으로 큰 손을 대지 않고 거래가 성사됐다. 집을 고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단점이 되지 않은 사례였다.   두 사례는 서로 다른 지역, 다른 바이어였지만 결론은 같았다. 마켓은 숫자에 더 민감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분명한 현실이 있다. 전면 수리는 집을 좋아 보이게 만들 수는 있지만, 항상 수익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특히 렌트 주택은 공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렌트 손실이 바로 숫자로 찍힌다. 공사비, 일정 지연까지 더하면 부담은 생각보다 빠르게 불어난다. 반면 많은 바이어들은 ‘완성된 집’보다 ‘고칠 여지가 있는 집’을 전제로 계산을 한다. 이미 자기만의 기준과 예산표를 들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집이 같은 공식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학군 수요가 강하거나 실수요자가 많은 지역은 접근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원칙은 분명하다. 집을 팔기 전 수리는 지금 마켓에서 가장 손해가 적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따지는 과정이다.   부동산은 결국 숫자로 정리된다. 무엇을 더할지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결정해야 할 때가 있다. 집을 파는 일은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조건으로 바이어에게 넘기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과하지 않은 선택’이다. 수리를 많이 했다는 사실이 결과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시 돌아보게 되는 질문은 하나다. 이 공사가 과연 마켓이 원하는 방향인가, 집을 고치는 일은 과거를 복원하는 작업이 아니라, 바이어에게 넘길 현재를 정리하는 일이다. 그 답은 늘 현장에서 더 분명해진다. Jay Yun (윤지준) /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부동산칼럼 마켓 전면 수리 공사비 일정 주요 바이어

2026.01.1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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