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녹지 외면한 LA시 지도부
━ 원문은 2월 18일자 ‘City leaders are sabotaging parks and nature spots across L.A.’ 기사입니다. LA 시가 1년에 걸친 전면적 공원 수요 평가에 수백만 달러를 투입하고도 정작 공원과 자연환경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비판의 핵심은 기후변화 시대에, LA와 같은 대도시가 공원 정책을 후퇴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녹지는 도시의 열기를 낮추고 휴식과 피난처를 제공하는 필수 인프라다. 공원과 녹지를 정기적으로 찾는 주민은 신체와 정신 건강이 더 양호하고, 심혈관 질환과 비만, 당뇨, 저체중아 출산 비율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시내 공원과 생물 다양성은 위기에 처했다. 주민과 유권자 다수가 녹지 개선과 유지를 지지하고 있음에도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시 위생·환경국은 최근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던 생물 다양성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이와 동시에 시의 대표적 환경 리더로 꼽히던 바버라 로메로 국장도 부서를 떠났다. 이 프로그램은 대부분 기존 직원들에 의존해 운영됐음에도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LA 공원 시스템 순위는 최근 5년 사이 전국 100대 도시 중 49위에서 90위로 급락했다. 시는 지난해 약 400만 달러를 들여 공원 수요 평가를 했고, 그 결과 미뤄진 유지보수 비용 27억 달러에 더해 동급 도시 수준으로 공원 시스템을 끌어올리기 위한 비용 123억 달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비교 대상은 샌디에이고, 댈러스, 시카고 등이다. 그러나 시 측은 11월 주민투표에 공원 재원 확보안을 상정하려는 시민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재원 확보안은 한인타운, 보일하이츠, 사우스 LA, 샌퍼낸도밸리 일부 등 녹지 수요가 높은 지역을 우선 지원하고, 엄격한 감독과 책임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캐런 배스 시장과 시의회 다수가 지지 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서 주민투표 회부를 위한 서명 운동 재원 마련도 지연되고 있다. 2022년 취임 당시 환경 정책 지원을 공언했던 배스 시장의 약속과 달리, 나무 심기와 폭염 대응 등 여러 정책이 후퇴하거나 정체 상태에 놓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수요 평가 과정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과반은 공원 재원 마련을 위한 채권 발행, 세금 인상에 찬성했다. 이는 공원이 건강과 복지, 기후 회복력, 산불 예방과 복구에 핵심적이라는 점을 주민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LA 공원은 10년 넘게 예산 부족에 시달려 왔다. 시의 주민 1인당 공원 관련 지출은 동급 도시에 비해 크게 모자란 수준이며,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예산 증가로 인력 감축과 기본 보수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30년 전 주민투표로 마련된 특별기금도 올해 종료될 예정이다. 아직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시의회 내에서 공원 시스템 복원을 위한 재원 확보안을 지지하는 세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당초 풀뿌리 단체들은 올해 초 서명운동을 시작해 단순 과반 찬성으로 통과가 가능한 주민발의안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의회가 11월 투표에 증세 관련 별도 발의안을 상정할 경우, 유권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는 달성하기 쉽지 않은 과제이긴 하나, 통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시 헌장 개정 절차를 통해 재산세 수입 중 공원에 배정되는 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 하다. 현재 레크리에이션·공원국 예산의 대부분은 거의 100년 가까이 변하지 않는 공식에 따른 분배금에서 조달되고 있다. 그 사이 공원 시스템은 크게 확대됐다. 유권자들은 2011년 공공도서관에 대해 유사한 증액을 승인한 바 있는데, 도서관 역시 공원과 마찬가지로 필수 인프라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LA 주민과 유권자들이 더는 방치와 악화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분명히 전달하지 않는 한, 이러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원과 자연환경의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시장과 시의원들에게 직접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원 재원 확보안과 시 헌장 개정, 생물 다양성 프로그램 예산 복원을 지지하라고 시에 요구해야 한다. 지역구 주민들의 요구가 없다면, 시 당국은 이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을 것이다. 시 당국은 올여름 월드컵과 2028년 올림픽 기간 중 공원을 주요 인프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회가 LA 주민과 방문객,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대회 이후 공원을 더 나은 상태로 만들기 위한 투자 계획이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런 계획이 없다면 공원은 더욱 악화한 상태로 남고 유지, 개선 계획도 마련되지 못할 수 있다. 시 당국은 더는 도시공원과 자연환경을 두고 ‘게임’을 해서는 안 된다. 지도력이 없다면 최소한 방해하지 말라는 말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LA의 현실 정치에서는 시 당국이 두손 놓고 있지 말고 책임 있게 나서 공원과 환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글=존 크리스텐센지도부 공원 공원 시스템 공원 수요 공원 정책
2026.02.25.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