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평균의 함정과 투자손실
수학에 이런 농담이 있다. "키 1미터 80센티인 사람이 평균 수심 1미터인 강을 건너다가 빠져 죽었다". 평균이 1미터인 것이지, 이 강의 어떤 곳은 30센티 정도로 얕았지만, 강 중간의 어떤 곳은 수심이 3미터가 넘었기 때문이다. '평균'이 얼마나 현실을 왜곡할 수 있는지, 평균을 맹신하는 것이 왜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평균에는 두 가지가 있다.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시험 점수 평균은 과목별 점수들을 전부 다 더해서 과목수로 나누는 산술평균이다. 하지만 주식의 수익률과 손실율은 냉정한 '기하평균'이다. 기하평균은 산술평균 금액보다 작거나 같다. 다시 말해서 기하평균은 절대로 산술평균보다 클 수는 없다. 이 차이를 모르는 순간, 아무리 열심히 투자해도 우리의 계좌는 조용히 줄어든다. 예를 들어보자. 1만 불을 가지고 투자를 시작했다. 첫날은 운이 좋게 10%를 벌었고, 다음 날은 안타깝게 10%를 잃었다. 산술평균으로 계산하면 수익률은 0%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본전은 했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손해다. 1만 불이 10% 올라 1만 1천 불이 되었다가, 거기서 10%인 1천 1백 불이 빠지면 최종 금액은 9,900불이 된다. 순서를 바꿔서 만불에서 먼저 10%를 잃어서, 9,000불이 된 후에 10%인 900불을 벌어도 결과는 똑같이 처음보다는 100불이 손해다. 이것이 기하평균의 무서움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하루는 40%만큼 수익이 났다. 하지만 다음 날은 -30%로 손실이 발생했다. 산술적으로는 10% 이익 같지만 사실은 손해다. 만불의 40%를 벌면 14,000불이 된다. 하지만 14,000불에서 30%를 잃으면 9천 8백불이 된다. 처음 만불보다 200불이 손해다. 이렇게 큰 변동성을 반복하면 가진 돈은 계속해서 줄어든다. 변동성이 클수록 리스크는 커지고 기하평균은 더 줄어드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분산투자를 추천하는 것이다. 가진 돈을 한 곳에 집중투자 하면 수익률이 손실율보다 크다고 해도 결국은 변동성 때문에 큰 돈을 한꺼번에 모두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어떤 연구에 따르면 40%의 투자자는 오로지 한 종목에 투자하고 있고, 70%의 투자자는 세 종목 이하에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한다. 분산투자는 단순히 종목을 분산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산을 현금이나 부동산등 다양하게 보유해서 변동성과 위험을 줄이라는 이야기다. 위의 예에서 가진 돈의 절반만 투자해보자. 처음 1만 불 중, 5천 불만 투자해 40% 이익을 보면 7천 불이 된다. 여기에 투자하지 않은 5천 불을 더하면 총자산은 1만 2천 불이 된다. 이제 다시 총자산의 절반인 6천 불을 투자해 30% 손실을 보면 6천 불은 4,200불이 된다. 여기에 투자하지 않았던 6천 불을 더하면 최종 자산은 10,200불이 된다. 원금이 200불 늘었다. 분산투자는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 아니다. 전재산을 잃을 위험을 줄이고 시장에서 물이 전부 빠졌을 때를 대비해 속옷을 미리 입는 전략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투자손실 손헌수 산술평균 금액 변동성 때문 과목별 점수들
2025.12.18. 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