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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참 칼럼] 트럼프 관세정책 변화와 한국의 대미투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했던 상호관세와 펜타닐관세 등이 지난달 연방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으면서, 미국 통상정책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판결의 핵심은 대통령의 관세정책 전반이 부정된 것이 아니라, 국가비상사태를 근거로 IEEPA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122조·301조, 관세법 338조 등 다른 법적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즉시 활용가능한 122조를 근거로 10% 관세를 부과한 뒤 곧 15%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3월 11일에는 상호관세 협상 대상국들에 대해 301조 조사 개시를 공표했는데,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에 대해서는 ‘과잉 공급’을, 60개국에 대해서는 ‘강제 노동’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약화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부에선 대규모 관세 환급 문제와 대체관세 부과까지의 시간차를 이유로 정책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오히려 가능한 모든 법 조항을 동원해 기존 관세 효과 유지를 공언했다. IEEPA 관세가 위헌 판결을 받았더라도, 미국은 다른 법적 장치를 통해 오히려 더 정교하고 다층적인 압박 수단을 확보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대미투자 실행을 늦춰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하지만 적극적 접근이 필요하다. 유럽연합(EU)은 약 6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으나 금번 판결이 발표되자 재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투자와 무역협정 비준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미국이 다른 법을 동원한 새로운 관세를 언제, 어떤 규모로 부과할지 모르는 정책적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되면서 현재의 ‘전략적 일시정지’는 조만간 ‘울며 겨자 먹기’식의 투자 추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관세를 15% 상한선으로 묶어주는 대가로 약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에, 투자 계획은 지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역시 TSMC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작년 11월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현재로서는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며 진도를 나가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일 것이다.   조선업은 이번 사안과 가장 거리가 있으면서도 미국의 국가안보 논리와 가장 강하게 연결된 분야다. 미국은 MASGA를 통해 단순한 조선소 건설이 아니라 조선업 생태계 재건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은 일본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현지 투자와 국내 생산기지의 연계를 동시에 모색할 수 있다. 반도체는 협상 여지가 있으나, 오히려 보조금과 현지 투자 유도를 통해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동차는 정치적 영향력 때문에 가장 직접적인 관세 압박을 받는 산업으로, 현대차그룹이 이미 대규모 현지 투자를 추진 중인 만큼 부품 현지화와 배터리·핵심광물 공급망 강화까지 연계해 관세 부담을 줄여야 한다. 철강은 50% 관세와 향후 USMCA의 M&P 조항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미국 내 생산체제 구축이 불가피하며,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투자는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희토류와 핵심광물 분야 역시 단순 채굴이 아니라 가공·정제·제품화까지 포함한 전 가치사슬 현지화가 중요해지고 있어, 보조금 활용과 공급망 리스크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트럼프의 산업정책은 단순한 관세정책이 아니라 제조업 부흥과 탈중국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장기 전략이다. 한국은 조선, 반도체, 자동차, 철강, 이차전지, 원전, 공급망 등 미국이 필요로 하는 핵심 역량을 폭넓게 보유한 거의 유일한 국가인 만큼 국가 차원의 패키지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MASGA를 Semiconductor, Smart Car, Security, Steel, Secondary Battery, SMR, Supply Chain 등으로 확장된 한미 협력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 김경찬 / 포스코아메리카 법인장코참 칼럼 관세정책 대미투자 관세정책 전반 대미투자 실행 트럼프 행정부

2026.03.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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