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사 결근 급증…항공 대란 현실로
━ 원문은 LA타임스 11월4일자 “Before holidays, airport delays worsen” 기사입니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항공 관제 인력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주요 공항의 항공편 지연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남가주 지역에서는 주말 동안 항공기 운항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항공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방항공청(FAA)은 지난 1일 “관제사 결근이 급증해 전국 30대 주요 공항 중 절반 이상이 인력 부족 상태”라고 밝히며, “이로 인해 항공편 지연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FAA에 따르면 이번 주말은 셧다운 이후 가장 심각한 관제 인력난을 겪은 시기였다. 남가주의 대표 관문인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과 샌디에이고 국제공항은 지난 2일 평균 한 시간 이상 항공편이 지연됐다. FAA는 “남가주 공역 내 인력 부족으로 인해 LAX 출발편은 오후 8시~10시 사이 최대 1시간 30분, 샌디에이고 출발편은 오후 9시~10시 사이 최대 1시간 20분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AA는 남가주 공역에 대한 지상 출발 지연 명령(ground delay) 을 내리며, “인력 부족이 항공편 운항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션 더피 교통부 장관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시작에 불과하며, 연휴가 다가올수록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관제 인력난 부족 사태는 플로리다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31일 FAA는 올랜도 국제공항에 “인증된 관제사가 배치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저녁, 올랜도 공항의 평균 지연 시간은 3시간에 달했고 일부 항공편은 더 길게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다음 날인 1일에는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댈러스, 휴스턴, 피닉스, 워싱턴DC 등 주요 도시로 향하는 항공편이 지연됐다. 10월31일부터 11월2일까지 국내 및 국제 항공편 1만6000편 이상이 지연되었으며, 지난 3일 오전에도 2200편 이상이 지연됐다고 항공정보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 가 전했다. 지난 1일 오후에는 텍사스의 댈러스 포트워스 국제공항, 러브필드 공항, 오스틴-버그스트롬 국제공항 출발편이 관제 인력 부족으로 추가 지연됐다.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항공편 지연이 악화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 악천후와 연휴 여행 수요 증가가 겹치면 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항공교통 전문대학 엠브리리들 항공대학의 팀 키퍼 교수는 “항공기 출발 지연 사태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며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피로 누적과 결근이 늘어나면 관제 인력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FAA는 이미 수년간 약 3000명의 항공 관제사 부족 문제를 겪어왔다. 현재 근무 중인 관제사들은 주 6일, 하루 최대 10시간씩 근무하고 있으며, 이번 셧다운으로 인해 급여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일부 관제사들은 부업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키퍼 교수는 “지난주 일부 관제사들은 10월 중순에 소액의 급여만 받았고, 지난주에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이로 인한 피로와 경제적 스트레스가 항공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항공 여행이 안전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지만 정부 셧다운이 없었다면 더 안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제사들이 비행기를 집중적으로 감시해야 할 때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월세, 식비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남가주대(USC) 항공안전보안 프로그램의 토머스 앤서니 소장은 “관제사 인력난이 주목받고 있지만, 공항 운영에는 수많은 직군이 필요하다”며 “이들 역시 셧다운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항 보안검색 지연, 수하물 처리 오류, 항공편 취소 등은 이런 광범위한 인력난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앤서니는 “항공 관제사는 거대한 빙산의 아주 작은 꼭대기일 뿐”이라며 “그 아래에는 셧다운으로 영향을 받는 수많은 공항 종사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셧다운은 이미 한 달을 넘기며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셧다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FA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미국 내 항공편은 23만2000편으로, 추수감사절 기간 기준 사상 최대였다. LAX 역시 같은 기간 22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돼 전국 주요 공항 중 가장 붐볐다. FAA는 “인력 부족 시 항공 흐름을 줄여 안전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항공편 지연과 취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항공관제사노조(NATCA) 닉 대니얼스 위원장은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의회는 셧다운을 종식시키기 위한 임시예산안을 즉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근면하고 애국적인 관제사들이 의회의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NATCA는 셧다운을 끝내고 회원들이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오바마케어(ACA) 세액공제 만료 문제에 대한 협상에 나서지 않는 한 연방정부 자금 집행안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FAA와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셧다운이 지속되면 관제 인력 피로도와 결근율이 높아져 공항 혼잡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연말 연휴가 다가오며 항공편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수천 편의 지연과 취소가 예상된다. “이대로 가면 추수감사절은 물론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항공편 정상 운항이 어려울 수 있다”며 “정부가 조속히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국민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한 항공안전 전문가는 말했다. 글=한나 프라이관제사 대란 항공편 지연 관제사 결근 항공편 운항
2025.11.05. 1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