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빛과 굉음의 질주…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 서킷
터질 듯한 엔진음이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일대를 뜨겁게 달궜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그랑프리’로 불리는 2025 포뮬러 원(F1)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가 지난 20~22일 열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대회 기간 약 30만 명이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90분 남짓 진행되는 평균 시속 200마일의 도심 레이스를 직접 보기 위해서다. 티켓 최고가는 2만8000달러를 넘겼는데도 전석 매진됐다. 본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인 언론 단독으로 그랑프리 현장을 취재했다. 이번 그랑프리는 경기 결과를 두고 드라마틱한 상황이 연출되며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또한, F1은 과학과 기술이 차량과 함께 달리는 정밀한 스포츠라는 걸 증명했다. 〈관계기사 2면〉 관련기사 기술이 달리는 F1, 연구실이 함께 달린다 수천명이 ‘원 팀’으로 유기적 협업 그랑프리 기간 스트립 거리는 맥라렌, 오라클 레드불 레이싱, 메르세데스-AMG 등 주요 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일본과 아르헨티나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꼽히는 드라이버 츠노다 유키(오라클 레드불 레이싱)와 프랑코 콜라핀토(BWT 알핀)를 향한 아시아계·남미 팬들의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경기는 라스베이거스 중심 스트립을 가로지르는 3.8마일 시가지 서킷에서 야간 레이스로 진행됐다. 시저스 팰리스, 벨라지오, 윈 등 유명 호텔과 LED 돔 공연장 ‘스피어’의 화려한 조명 아래 차량이 질주하는 모습은 왜 이 대회가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그랑프리’로 불리는지를 보여줬다. 정규 레이스는 22일 오후 8시에 시작됐다. 총 20대 차량이 50바퀴를 돌며 우승을 겨뤘다. 경기는 시작부터 치열했다. 출발 직후 첫 코너에서 차량 3~4대가 잇따라 접촉하며 혼전이 벌어졌고, 코스 곳곳에서 추월 시도가 계속됐다. 특히 17위에서 출발한 키미 안토넬리(메르세데스-AMG)가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자 관중석은 환호로 들썩였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선수는 1시간 21분 8.429초를 기록한 막스 페르스타펀(오라클 레드불 레이싱)이었다. 폴 포지션에서 출발한 랜도 노리스(맥라렌)가 2위, 조지 러셀(메르세데스-AMG)이 3위를 차지했다. 1·2위 간 격차는 20.741초였지만 2·3위 차이는 3초로 박빙이었다. 그런데 경기 후 결과가 뒤집히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노리스와 이날 4위를 했던 같은 팀의 오스카 피아스트리가 동반 실격 처리됐다. 경기 이후 국제자동차연맹(FIA)은 맥라렌 측 차량(MCL39) 두 대의 후방 스키드 플랭크 두께가 규정 상한인 9mm에 미치지 못한 점을 적발했다. 그래서 러셀은 2등, 안토넬리는 3등으로 승격됐다. 이 같은 결과로 올 시즌 월드 챔피언이 유력했던 노리스는 위기에 처했으며, 지난해 챔피언 페르스타펀의 챔피언 달성 가능성은 올라갔다. 그랑프리 1등에게 돌아가는 승점 포인트는 25점인데 현재 두 선수의 승점 차는 단 24점이다. 세계 3대 스포츠로 꼽히는 F1은 올해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해 24개 도시에서 열린다.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는 이 중 22번째 경기로, 앞으로 카타르와 아부다비 대회가 남아 있다. 미국은 라스베이거스·마이애미·오스틴 등 3개 도시에서 대회를 개최하며 ‘최다 개최국’ 기록을 이어갔다. 한편 이번 그랑프리는 ‘할리우드 파티장’을 방불케 했다. 비욘세·제이지 부부, 벤 애플랙, 나오미 캠벨 등 스타들이 대거 찾았으며,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샘 알트만 오픈 AI 최고경영자(CEO),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 등 정치·경제·문화계 주요 인사들도 현장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글·사진=김경준 기자라스베이거스 굉음 라스베이거스 그랑프리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 중심가
2025.11.23.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