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한인 대형 교회인 동양선교교회에서 교회 재산을 둘러싸고 창립자 후손측과 현 교회 지도부가 분쟁을 벌이고 있다. 담임목사측이 교회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금융차입을 일으켰다 갚지 못하게 돼 교회 재산 일부를 매각하면서다. 한인사회에서 이번 사건은 개별 교회를 넘어 교회 재산과 관련해 한인 교계 전반이 안고 있는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14일 LA카운티수피리어 법원에 동양선교교회의 담임목사(김지훈)와 부목사, 행정장로 등을 상대로 대표소송이 교회의 한 교인(임영이) 명의로 접수됐다. 차입의 목적인 태양광 설치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교회 측이 사기와 계약 위반, 부당이득 등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피고에는 시공사와 대출사도 포함됐다. 소장에 따르면 교회 당회는 2024년 유타주의 메이드 솔라라는 시공사와 115만 달러의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같은 금액을 유타의 오코아 캐피털에서 교회 부동산을 담보로 빌렸다. 부동산 가치는 3000만 달러에 달해 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LTV)이 4%에도 미치지 않았다. 신자들은 LA에도 쉽게 차입할 수 있는 한인 은행들이 많은데도 굳이 유타의 사금융업체를 정당한 승인 절차 없이, 그것도 비공개로 이용했다는 데 강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또 교회가 빌린 돈이면 공식적으로 교회 계정에 입금된 뒤 지출돼야 하는데, 지도부가 명확한 회계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지도부에 반발한 신자들은 소송을 위해 변호사를 물색했고, 이 과정에서 교회 창립자 고 임동선 목사의 아들인 존 임 변호사에게 의뢰가 이뤄졌다. 이 소송에 초기부터 간여해온 이영송 한미문화교류재단 회장은 지난 16일 본지를 방문해 “임 변호사 측이 1년여 동안 독자적인 조사를 벌인 끝에 모든 증빙자료를 모아 소송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으로 말하면 창업주 후손이 회사 경영을 둘러싸고 전문 경영진을 제소한 셈이다. 다만 소장엔 임 변호사 이름이 기재돼 있지 않다. 그가 직접 나서지 않은 데 대해 이 회장은 “창립자 가족에 쏠리는 시선을 의식해 신자를 원고로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임 변호사는 자신의 로펌에게 소송을 맡기되, 실무는 동료 변호사를 내세웠다고 한다. 원고 측은 시공사가 자격을 갖추지 않았으며, 유명 기업과 인물을 고객으로 둔 것처럼 실적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또 공사 일정이 사실과 다르게 제시됐고, 공사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95만 달러가 선지급됐다고 했다. 원고 측은 이 과정에서 담임목사와 부목사, 행정장로 및 서기 장로 등 3인으로 구성된 당회가 교인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가주 법이 요구하는 주 법무장관 사전 통지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차입과 담보 설정 사실이 알려진 것은 교회 부동산에 대한 에스크로가 시작되면서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교회 신자의 눈에 우연히 발견되면서다. 그 뒤 문제를 제기하는 신자들이 차입 사실과 용도를 확인해달라고 하자, 지도부는 그때야 ‘태양광 패널 설치용’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교회에 태양광 패널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측 로펌은 사실상 무보수로 일한다고 한다. 이 회장은 “임 변호사가 ‘내가 시간당 1000달러 받는 사람인데, 교회 일이니까 그냥 한다. 대신 내 말에 따라달라’고 하더라”며 임 변호사가 실질적인 대응을 주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원고 측 피오 김 변호사는 “원고는 교회의 권사이며 무료 변론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피고 측 김광찬 장로는 “이번 소송 외에도 이해충돌과 관련해 자료를 많이 갖고 있다”며 “자세한 입장은 나중에 밝히겠다”고 했다. 문제가 된 대출의 만기는 2025년 4월이었으며,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오코아측은 같은 해 8월 담보권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교회 부동산에 대한 경매 절차도 추진됐다는 내용이 소장에 담겨 있다. 교회 측은 이후 일부 자산을 처분해 2025년 12월 원리금 170만 달러를 갚았다. 연체금리를 포함해 약 1년 9개월 새 원금의 47.8%에 해당하는 이자가 붙은 금액이다. 원고 측은 시공사와 대출기관이 짜고 교회 자산을 담보로 과도한 이익을 취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사기와 고의적 허위표시 ▶계약 위반 ▶부당이득 등 총 12개 청구 원인을 제시했다. 한편 이 교회는 지난 2022년에도 임시공동회의 및 재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법적 소송이 이어졌지만, 당시 법원은 교회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본지 2022년 4월 2일자 A-2면〉 관련기사 동양선교교회 법적 분쟁 마무리 강한길 기자동양선교교회 분쟁 교회 지도부 교회 부동산 교회 창립자
2026.04.21. 21:34
미국에서 교회 수가 줄고 있다. 신도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건물이 노후화돼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현상이기도 하다. 미국연합교회 산하의 데이터센터가 발표한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문을 닫는 교회가 조금씩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도 있지만 교회의 역할을 확장해 커뮤니티에 유용한 공간으로 변신하는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재정적 압박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서 교회의 사명과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교회 부동산 활용의 시작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클라렌던 장로교회는 단순히 문을 닫는 대신 교회를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재창조하기로 결정했다. 클라렌던 장로교회는 2020년부터 시설 노후화로 건물 유지에 심각한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보일러가 고장 나는 것을 시작으로 배관과 전선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2022년 어느 날 밤에 프리스쿨로 사용하는 3층에서 유리창이 낡은 창틀에서 떨어져 주차장으로 떨어지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이 교회의 앨리스 투웰 담임목사는 교회가 이제 기존의 역할에 벗어나 새로운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판단했다. 클라렌던 침례교회는 교회 건물을 철거하고 10층짜리 건물을 세워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면서 부동산 활용도를 넓혔다. 아래층은 예배당으로 사용해 교회의 역할을 계속하면서 건물의 60%에 해당하는 위층은 중저소득층 거주 공간으로 배정했다. 여기에는 시니어용 주거공간과 함께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교회의 본질인 정체성을 지키면서 건물 노후화와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다목적 해결책이었다. 일부 교회는 기존의 예배 공간을 다른 교회와 공유하거나 일부 공간을 임대하면서 재정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뉴욕의 세인트 바솔로뮤 교회는 교회 건물의 공중 권리를 7800만 달러에 매각해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했다. 공중 권리를 갖게 되면 건축 가능한 높이와 용적률을 다 사용하지 않은 건물에 추가로 건축하거나 주변에 있는 다른 부지에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교회는 권리를 팔아 재정을 튼튼히 하고 개발업자는 투자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지역사회와 관계 강화 켄터키주 루이빌의 세인트 피터 연합교회는 낡은 교회 건물을 대대적으로 보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신 교회 내 부지에 지역사회를 위한 복합 건물을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3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건물은 처음부터 의료 시설과 어린이집, 신용조합, 카페, 식당이 들어서게 설계돼 전통적인 교회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8년 만에 완공된 새로운 개념의 신축 건물은 지역 주민들에게 100개의 일자리를 마련해주면서 가난한 이웃을 돕는 교회의 사명을 구체화하는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세인트 오스틴 가톨릭교회도 지역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교회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이 교회는 대학교 인근에 있다는 장점을 잘 활용했다. 교회는 부동산 개발 회사와 99년 간의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학생 기숙사와 체육관 등 새로운 시설을 새로 만들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교회와 학교에 재투자했다. 재정을 확충하는 것을 넘어 교회의 사명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교회는 또 해당 부지의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4500만 달러에 이르는 프로젝트 비용을 민간기업과 협력을 통해 해결했다. 필라델피아의 세인트 조셉 수녀회의 경우는 수도원을 이민자와 난민의 임시 거처로 전환해 2017년 이후 50명 이상의 난민을 지원했다.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해 교회의 사명 중 하나인 이웃사랑을 실천한 수녀회는 난민 지원의 성공에 힘입어 자녀가 있는 여성을 위한 공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시내티의 세레넬리 프로젝트도 교회 건물을 이웃사랑 실천에 사용하는 사례다. 사용하지 않는 교회 건물을 출소자를 위한 신앙 기반 공동체로 바꾸어 출소자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신앙을 통한 회복을 경험하도록 해 재활과 사회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신도와 합의.비전 공유 필요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해도 교회 건물과 부지를 기존의 용도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때는 신도와 공감이 중요하다. 신도끼리도 비전을 공유해야 뜻을 모아 새로운 방향 설정에 성공할 수 있다. 매사추세츠의 벨몬트-워터타운 연합감리교회는 프로젝트 출범 단계부터 아예 외부 컨설턴트를 고용해 신도들과 함께 교회의 사명과 목표를 재정립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컨설턴트들은 신도들이 교회의 중요성과 의미를 다시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다. 덕분에 교회는 모든 결정을 신도들의 합의를 통해 이끌어낸 교회는 이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협력했고 최적의 활용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다. "우리의 재개발은 신앙 행위"라고 한 담임목사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클라렌던 장로교회도 유사한 과정을 통해 교회를 커뮤니티 지원 프로그램과 주거 공간으로 재구성하기로 결정했다. 교회는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인도에 의지해 진행되고 있다고 믿는다. 전문가들은 교회가 재정적 현실과 사명을 조화롭게 결합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동산 자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지역사회의 필요를 충족시키며 신앙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유지하는 것은 교회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교회 부지는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신앙의 유산이자 지역사회의 기둥이기 때문에 이를 보존하면서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역사가 오래될수록 교회 건물이 낡은 곳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적지 않은 교회가 이를 창조적이고 사명 중심적인 접근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새로운 미래로 열어가고 있다. 교회가 지역사회의 필요에 맞춘 창의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하면서 교회 건물을 단순한 부동산 자산이 아닌 새로운 사명을 실현하는 매개물로 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교회의 본질적인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유회 객원기자재개발 행위 교회 건물 교회 부동산 연합교회 산하
2025.01.13.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