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매물 증가, 가격은 안정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주택시장이 점차 공급과 수요간 균형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조지아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GMLS)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메트로 애틀랜타 12개 핵심 카운티에서 팔린 집은 4600채로 9월 대비 5%, 작년 같은 달 대비 7% 증가했다. 주택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듦에도 불구, 판매는 오히려 늘어났다. 주택 판매뿐 아니라 매물 리스팅도 늘었다. 높은 모기지 금리로 인해 수요가 주춤해진 가운데 매물이 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급등했던 집값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홈스마트의 데릭 바너도 브로커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더디긴 하지만 주택시장이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트로 지역 주택시장은 극심한 매물 부족에 시달렸으나 최근들어 뚜렷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주택 재고는 작년 같은 달 대비 49%나 증가했다. 정상적인 균형 시장에서는 최소 6개월치 정도의 재고가 쌓이며 셀러와 바이어가 대등한 협상력을 갖는다. 그러나 팬데믹 시기를 지나면서 메트로 지역의 주택 재고는 1개월치 이하로 곤두박질 치기도 했다. 지금은 주택 재고가 4개월치로 늘어났다. 리/맥스 애틀랜타의 크리스텐 존스 브로커는 "요즘에는 셀러가 협상에 나서고 가격을 양보하기도 하는 반면 바이어의 레버리지는 커졌다"고 전했다. 지난달 평균 주택 판매가격은 39만9900달러로 작년 같은 달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가구소득 중간치가 8만6000달러임을 감안하면 높은 모기지 금리 부담을 안고 집을 사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 수준이다. 프레디 맥이 발표한 평균 모기지 금리는 지난 7일 기준 6.79%다. 전국적으로 5가구 중 4가구가 6% 이하 금리의 모기지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거가 끝나고 불확실성이 걷히면 주택시장이 더욱 활기를 띈다. 부동산 업계는 올해보다 내년 주택경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지민 기자주택시장 균형 지역 주택시장 균형 시장 애틀랜타 지역
2024.11.14. 14:05
경제학 이론을 통해 인간적 가치와 사회적 공정성을 강조하며 사회복지정책을 설파한 사람이 존 러스킨(John Ruskin)이다. 그는 영국이 낳은 19세기의 위대한 사회 사상가로 런던의 부유한 포도주 상인 집안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을 졸업한 대표적 ‘런던 좌파’였다. 러스킨은 그의 저서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Unto This Last)’에서 정치경제학을 한 국가의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물품을 시의적절하게 생산, 보존 그리고 분배하는 전반을 다루는 학문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그는 인간은 ‘득실의 균형’이 아닌 ‘정의의 균형’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 조물주의 의도라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러스킨의 이론은 어디에 바탕을 둔 것일까. 신약성경의 마태복음 20장에 나오는 ‘포도원의 품꾼들’ 비유가 근원이다. 포도원 주인은 아침 6시에 장터로 가 품꾼들에게 하루 품삯으로 데나리온(로마 은전) 1개를 주기로 약속하고 포도원에 들여보냈다. 그런데 오전 9시, 정오, 그리고 오후 3시에도 장터에 갔더니 여전히 일거리가 없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도 포도원에 들여보냈다. 놀라운 것은, 1시간 후면 일과가 끝나는 오후 5시에도 장터에 사람들이 있었다. 포도원 주인이 “너희는 어째서 종일 놀며 여기 있느냐?”라고 물었더니, 그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요”라고 답했다. 포도원 주인은 안타까운 마음에 “너희도 포도원에 가라”고 허락했다. 하루 일이 끝난 후, 포도원 주인은 청지기에게 나중 온 품꾼부터 시작해 먼저 온 품꾼까지 품삯을 주라고 일렀다. 오전에 온 품꾼들은 오후 5시에 온 품꾼들이 데나리온 1개를 받는 것을 보고 자신들은 더 많이 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데나리온 1개가 지급됐다. 먼저 온 품꾼들은 주인에게 “어떻게 온종일 일한 우리와 동등하게 품삯을 지불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자 포도원 주인이 “친구여, 내가 네게 잘못한 것이 없노라. 네가 나와 데나리온 1개의 약속을 하지 아니하였느냐. 네 것이나 가지고 가라. 나중에 온 품꾼에게 너와 같이 주는 것은 내 뜻이니라”고 대답했다. 원래 이 비유는 예수께서 천국을 설명하기 위해 들려준 이야기다. 하지만, 러스킨이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를 발표한 후부터 사회복지정책 홍보에 더 많이 인용되고 있다. 이 비유에 등장하는 포도원 품꾼들을 살펴보면, 아침 6시에 뽑힌 품꾼들은 고용주가 원하는 실력과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다. 요즘 말로 스펙이 좋은 품꾼들이다. 그리고 오전 9시, 정오, 그리고 오후 3시에 뽑힌 품꾼들은 전문성은 없지만 필요할 때 일시적인 업무를 위해 고용되는 사람들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오후 5시에 뽑힌 품꾼들은 일반적으로 고용주가 채용을 꺼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능력이 부족해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포도원의 품꾼들’ 비유를 해석해 보면, 포도원 주인이 종일 일 하고 하루 치 품삯을 받은 사람들을 냉대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데나리온 1개는 처음에 그들과 합의한 품삯이었다. 포도원 주인이 나중에 온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품삯을 지불한 것은 자신이 소유한 재산을 활용해서 이웃에게 사랑과 물질적 도움, 그리고 기회의 공평성을 베풀기 위해서였다. 러스킨이 ‘득실의 균형’이 아닌 ‘정의의 균형’을 강조한 것은 보다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추구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혼자 잘 사는 것보다는 함께 잘 사는 사회를 구현하려는 진보적인 가치를 대변하는 것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열린광장 균형 포도원 주인 사회복지정책 홍보 사회적 공정성
2024.05.05. 18:55
잘 사는 사람들, 즉 삶에 탁월한 사람은 좋은 성격을 가졌다. 이 사람들의 성격과 덕성은 모두 즐거움과 고통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의 성격과 도덕적 덕성은 행동적인 동시에 감정적이다. 행동적이라는 것은 이론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과 습관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성격과 덕성이 감정적이라는 것은 그것이 대부분 감정의 형태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이진우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얼핏 도덕과 감정을 연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인용문에 따르면 도덕의 기초는 감정이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좋은 감정교육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마땅히 기뻐해야 할 것에 기뻐하고, 마땅히 괴로워해야 할 것에 고통을 느끼도록 어떤 방식으로 길러졌어야만 한다.” 철학자 이진우 포스텍 교수가 ‘철학이 곧 삶’이던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삶의 지침을 찾은 책이다. “중도보다는 극단이 훨씬 더 매력적인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인가? 특정한 정치 이념을 따르는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물음조차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의 삶을 보지 못하는 이념은 스스로를 조롱거리로 만든다’는 마르크스의 말이 옳다면 우리는 삶에 대한 물음을 던져야 한다.” “어떻게 사느냐가 성격을 결정짓는다.” “균형은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 절묘한 거리다.” “미덕도 너무 오랫동안 정체되면 악덕이 된다.” 등에 밑줄 쳤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균형 기술 철학자 이진우 도덕적 덕성 대부분 감정
2023.05.17. 19:27
오래전 한국에서 막 미국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람에게 질문을 받았다. “미국 집들은 왜 담이 없어요?” 당시 LA에는 갱단의 신고식이 도시 괴담처럼 떠돌았다. 새 갱단원이 신고식으로 밤에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끄고 가다 누군가 이를 알려주려 경적을 울리면 해코지한다는 것이었다. 한데 새 갱단원의 신고식에는 빈집털이도 있었다. ‘미국 집에는 왜 담이 없느냐’는 질문의 답은 빈집털이가 미국에선 갱단원 신고식이 되는 현실에 있다. ‘총을 갖고 있을지도 몰라.’ 이 불확실성 하나로 미국 집에는 담보다 더 높은 공포가 쳐져 있다. 최근 가주에서 중국계가 연이어 총기를 난사해 충격을 줬다. 아시안이 총기 난사를 하는 사건은 거의 없는 데다 이틀 새 연이어 발생했고 사망자가 많다는 면에서 충격이 극대화될 요소가 겹쳤다. 총기와 거리로 따지면 가장 멀리 있는 듯했던 아시안이 총기 난사를 연속 두 건 벌였다 해서 아시안이 집단으로 태도나 행동 양식을 바꿨다고 볼 수는 없다. 아시안이 어느 날 집단으로 ‘이제부터 화가 나면 총을 쏠 거야’ 다짐했을 리는 없지 않은가. 그저 우연이 겹쳤을 것이다. ‘아시안이 난사했다’보다는 ‘난사한 이가 아시안이었다’가 아닐까. 오히려 사건과 관련해 증오범죄와 연결해 생각해야 할 것은 아시안의 총기 소지 증가다. 2021년 7월 타임지는 전국사냥스포츠협회(NSSF)의 조사를 바탕으로 2020년 상반기 아시안의 총기와 탄환 구매가 4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증오범죄가 작용이었다면 총기 구매 증가는 반작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총이 약자에게 더 효율적인 무기임을 생각하면 이상할 것도 없다. 총을 갖는 순간 오랜 육체적 수련은 필요 없다. 사용법과 안전한 관리법만 익히면 육체적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다. 문제는 총을 꼭 나를 보호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사건처럼 치정이나 분노는 가장 흔한 방아쇠 역할을 한다. 사고는 일어나기 마련이며 총기도 예외는 아니다. 자동차가 늘면 접촉 사고 확률이 늘듯 총기가 늘면 총격사고 확률이 높아진다. 아시안의 총기 소지가 늘어났다는 것은 아시안의 총기 사고나 범죄가 늘어날 확률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그것도 아시안 가정이나 커뮤니티에서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총기 구매의 가장 큰 동기는 공포다. 난사 사건이 발생하면 총기 판매가 느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 19가 발발하자 경제활동 마비로 생계형 범죄가 늘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총기 판매가 급증했다. 이 기간 총기 구매는 흑인 58%, 히스패닉 49%, 아시안 43% 순으로 증가했다. 통계가 없어서 그렇지 애틀랜타 한인 스파 총격 사건도 아시안 여성, 특히 비즈니스 오너에게 적지 않은 공포를 주었을 것이다. 코로나 기간 총기 판매상 앞에 줄을 서 있던 한인 네일샵 업주는 총기 구매를 취재하던 중앙일보 기자에게 “여자만 있는 업소여서 범죄 대상이 되지 않을까 무서워서 권총을 산다”고 털어놓았다. 한인만 그런 건 아니다. 지난해 4월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아시아태평양계 총기소유자협회의 크리스 청 이사는 아시안의 총기 구매 증가를 이렇게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제2의 애틀랜타 스파 총기 난사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아시안은 이 질문을 하며 각성했다.” 아시안 대상 범죄 증가-아시안 총기 구매 증가가 ‘공포의 균형’을 가져오면 다행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총기 구매는 공포의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우발성 범죄를 늘렸다. 코로나 이후 총기회사가 아시안 등 소수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아시안 커뮤니티는 총기 구매의 늪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안유회 / 뉴스룸 에디터·국장프리즘 공포 균형 총기 구매 상반기 아시안 아시안 여성
2023.02.05.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