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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시간이란?

우리의 경험에 의하면 태양은 매일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사실 태양은 가만히 있는데 지구가 돌고 있어서 우리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것처럼, 시간 역시 변하는 현상을 보고 편의상 만들어 놓은 것이지 실제로는 과거, 현재, 미래가 한꺼번에 존재한다는데 3차원에 사는 우리에게는 마치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한다.   눈앞의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수정체를 통과해서 망막에 상이 맺히면 우리는 본다고 한다. 사진기는 사람의 눈을 모방해서 만든 기구인데 사진을 찍을 때 사진기에는 사람이 거꾸로 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직진하는 빛이 마치 알파벳 X자처럼 작은 렌즈 구멍을 통과하기 때문에 사람의 머리 부분은 사진기 아래에, 다리 부분은 위쪽에 상이 맺혀서 그렇다. 사람의 망막에도 사진기처럼 위 아래가 뒤집혀서 상이 맺힌다. 그러나 시신경이 정보를 뇌로 보낼 때 그런 뒤집힘 현상을 바로잡아서 우리는 물체의 위 아래가 바로 돼 있는 것처럼 인식한다.     우주에서 단 한 가지 불변인 것은 빛의 속도다. 공중전에서 전방의 적기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사일은 자기 속도에 비행기의 속도를 합한 속도로 날아간다. 그런데 지구로부터 멀어지는 보이저호에 무전을 보내면 보이저호의 속력과 관계없이 전파는 빛의 속도로 날아서 도착한다. 빛(전파)은 어떤 경우에도 그 속도가 일정해서 그렇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애틀랜타까지 시속 50마일로 달리는 자동차로 10시간 걸린다면 두 도시 사이의 거리는 500마일이다. 이처럼 속도란 두 곳 사이의 거리를 걸리는 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만약 빛의 속도가 불변이라면, 그 대신 걸리는 시간이 변하면 공식은 유지되므로 광속 불변의 우주에서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게 된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다. 그동안 시간은 어디서나 일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빛도 더 빠르거나 더 느리게 관측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주의 작동원리는 우리의 직관과는 달랐다.   우리는 시간이 흐르는 세상에서 산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우리가 느끼는 세상은 과거와 현재가 있고 앞으로 미래도 있는 시간의 세상이다. 아인슈타인이 등장하기 전까지 인류는 우주 전체에서 시간은 일정하게 흐른다는 사실을 당연히 받아들였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시간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물체의 움직임에 따라 변한다는 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쉬운 예를 들면, 빨리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은 천천히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에 비해서 늦게 흐른다는 말이다. 모든 것을 종합하자면 빛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같은 속도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고 사물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진다.   이처럼 시간은 물체의 움직임과도 관계가 있지만, 중력도 시간의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중력이 큰 곳에서는 시간도 천천히 흐른다. 그래서 블랙홀처럼 극한의 중력을 가진 곳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따라서 아주, 아주 정말로 미세한 차이여서 느끼지 못할 뿐 아파트 20층에 사는 사람보다 지상에 가까운 곳, 그러니까 중력이 조금이라도 큰 곳에 사는 사람의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그러니 땅 집에서 사는 것이 고층 아파트에서 사는 것보다 낫고,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것도 과학적으로 일리 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아주 정밀한 기구로 측정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그동안 시간 과학 이야기 자기 속도

2025.07.1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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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시간의 혼

내년 5월이면 대학 졸업 50주년 재상봉이라고 동창회에서 끊임없이 연락이 온다. 벌써 5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니 믿기 어렵지만 옛 친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고 흥분된다. 20대 초반 우리 모두 풋풋한 꿈을 키우며 가슴 터질듯한 젊음을 함께 공유했던 친구들, 50년이란 세월을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궁금해진다. 특히 나처럼 졸업 후 바로 미국으로 온 경우 친구들과 소식이 끊어진 상태여서 내 머릿속에는 아직도 여대생의 앳된 모습만 떠오르고 마법처럼 할머니로 변해 있을 친구들의 모습이 상상이 안 된다.     이번 재상봉은 그런 의미에서 ‘50년의 공백’을 서로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위로하면서 서로의 거리를 좁혀가는 자리가 되리라 믿는다. 문제는 점점 시간이 가깝게 다가오니 마음 한쪽에 갈등이 생긴다. 유난히 얼굴에 주름이 많은 나는 신경이 쓰이고 친구들을 만날 자신이 없어진다. 한국은 성형 천국의 나라라고 한다. 보통 부모님의 효도 선물로 성형수술이 제1순위라고 들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사람을 만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얼마짜리로 치장했는지 그 값어치만큼의 대우를 해준다고 한다. 대화 내용은 물질 지상주의이고 피상적이어서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외계인 취급을 받는다고 내 주위의 친구들이 귀띔해 준다.     50년이란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한 시간이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보낸 지난 50년은 강산이 5번 변한 것이 아니라 50번은 변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스마트폰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시간의 개념은 과연 무엇인가. 시간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오직 느끼고 알아차릴 뿐이다. 아득한 옛날에는 아예 시간이란 개념조차 없었다. 차차 사람들은 낮과 밤이 반복되고 계절이 순환하며 해가 되풀이됨을 알게 되었다. 비로소 사람들은 시간의 개념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시간을 초, 분, 시, 일, 주, 월, 년으로 정하기로 했다. 시간은 우주가 생성되기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으며 영원히 죽지 않는다. 시간의 본질은 전진할 뿐 되돌아가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진리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하루 24시간은 길게 느껴지지만, 일주일 한 달은 빨리 지나간다. 행복한 순간은 빨리 지나가고 고통의 시간은 더디게 간다. 이는 시간을 주관적 관점에서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나이를 잊고 살지만 우리 손자들이 무럭무럭 커가는 것을 볼 때 문득 자신의 나이를 깨닫게 된다. 시간은 아이를 어른이 되게 하고, 꽃이 피고 지게 하고, 포도를 발효시켜 멋진 포도주를 만들기도 한다. 또 시간은 바위를 부숴 모래를 만들기도 하고 바다를 사막이 되게도 하며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일정한 속도로 나아간다.     “나의 육체적 삶은 시간이 준 놀라운 선물이다. 시간은 그 선물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때가 되면 그 선물을 회수해 간다.” 『Unlocking the secrets of time』 by Christopher Dewdney, 이 얼마나 시간에 대한 적절한 묘사인가. 우리는 육신을 갖고 시간 속을 지나고 있는 시간 여행자들이다. 시간은 사물을 부패시키고 생명체를 변형시킨다. 시간은 먼지를 모으고 거미줄을 친다. 시간은 얼굴에 주름을 만들기도 하지만 중후한 멋과 품위를 선물하기도 한다. 그동안 시간은 2차원의 세계에서 직진만 한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이번에 이 글을 써 내려 가면서 시간에도 깊이가 있고 혼이 있다는 깨달음이 온다. 시간의 주인이 시간을 사방이 다 열린 공간에 내놓고 3차원의 세계로 창조할 수도 있다. 시간이 뿜어내는 내면의 빛을 통과한 수많은 파문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가 갑자기 내 귀에 들려온다. 그들의 대화는 시간의 바람을 타고 아름다운 선율로 노래하고 나는 어느덧 그 선율에 맞춰 유영하며 하늘을 무대로 춤추고 있다.     시간은 물의 속성을 닮아 유동성이 있다. 물이 담기는 용기에 따라 모습이 바뀌듯 시간도 쓰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다른 결과를 빚는다. 왜냐하면 시간의 혼은 오직 그 시간의 주인에게서만 나오기 때문이다. 빛나는 시간을 위해 우리 모두 축배 하자.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시간 하루 24시간 그동안 시간 보통 나이

2025.04.2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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