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의 자존심’ 룰루레몬(Lululemon)이 결국 칼을 빼 들었다. 미국발 무역전쟁과 소비심리 위축이라는 ‘퍼펙트 스톰’에, 본사 인력 150명을 감원하는 동시에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예고하며 위기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직원과 소비자 모두에게 고통을 분담시키는 방식으로, 수익성 방어를 위한 생존 전략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룰루레몬 대변인은 18일 성명을 통해 “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보다 민첩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조직 구조의 일부를 발전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원은 매장 지원 센터 소속의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구조조정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글로벌 관세 전쟁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룰루레몬의 주요 시장이자 생산 기지인 중국을 겨냥한 관세는 회사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고물가와 경제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룰루레몬 역시 매출 둔화의 압박을 받아왔다. 실제로 룰루레몬은 이달 초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관세의 영향을 고려해 올해 전체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캘빈 맥도날드 최고경영자는 “대부분의 소매업체보다 상황이 낫지만,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매장 방문객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 이후, 룰루레몬의 주가는 29% 가까이 폭락했다. 결국 룰루레몬은 비용 절감을 위한 감원과 함께,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분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전략적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은 일부 제품에 한해 소폭으로 이루어질 예정이지만, 글로벌 무역 전쟁의 부담이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룰루레몬의 이번 감원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비용 절감 노력의 연장선에 있다. 회사는 2023년 스마트 홈트레이닝 기기인 ‘미러’ 사업을 중단했으며, 2024년에는 미국 내 물류 센터 한 곳을 폐쇄한 바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미국 룰루레몬 룰루레몬 대변인 이번 감원 글로벌 관세
2025.06.19. 11:26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글로벌 관세 폭격’에 나섰다. 지난 1월 취임 후 중국·캐나다·멕시코 등 특정 국가,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만 관세를 부과하며 전초전을 벌인 데 이어 이번엔 관세 적용 대상과 범위를 대폭 넓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기자회견을 열고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 조치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에서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도 똑같은 수준으로 대응한다는 원칙”이라며 “상호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미국 내에는 일자리와 공장이 다시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준비된 국가별 상호관세 목록을 들고 각 나라의 이름을 크게 호명하며 상호관세 수준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은 각국에 매우 관대했고 수십년간 바가지를 썼다”며 “이제 우리도 상호관세로 나라를 보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경우 한국이 미국에 비금전적 관세 50% 수준을 부과하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한국산 수입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비관세 장벽이 미국산 자동차의 수출을 막고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 일본과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금전적 무역 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며 “이런 엄청난 무역장벽의 결과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는 한국에서 생산됐으며, 일본에서 자동차의 94%는 일본에서 생산됐다”고 말했다. 최근 대규모 미국 투자를 결정한 현대차를 언급하며 “관세를 0%로 만들고 싶다면 미국에서 생산하라”고 밝혔다. 그는 또 “무역에 관해서는 적보다 우방이 더 나쁘다”며 미국산 쌀의 경우 한국이 물량에 따라 50%에서 513%의 관세를 부과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외 국가별 관세율은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등이다. 모든 수입품에 적용되는 10%의 기본관세는 5일부터 시행되며, 국가별 관세는 오는 9일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한편, 미국인 10명 중 6명은 관세 정책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르케트대 로스쿨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8%는 관세 정책이 미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일본 상호관세로 나라 국가별 상호관세 글로벌 관세
2025.04.02.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