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캘리포니아 동시 대지진 가능성, 보험료 이미 '폭등'
북미 서부 해안의 캐스캐디아 단층과 산안드레아스 단층이 지진학적으로 동기화돼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 단층의 대지진이 다른 단층의 지진을 연쇄적으로 촉발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BC주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서부 해안 전역이 동시에 재앙적 타격을 입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지난주 '지오스피어' 저널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오리건 주립대학 연구팀이 약 20년간 축적한 데이터에 기반한다. 연구팀은 두 단층이 만나는 캘리포니아 북부 해저에서 1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코어 샘플을 시추했다. 과거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방식은 오차 범위가 100년 이상이어서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 해저 코어 분석으로 훨씬 정밀한 증거를 확보했다. 분석 결과, 해저 퇴적물에서 일반적인 순서(무거운 모래-가벼운 미사토)가 아닌, 미사토 위에 모래가 쌓인 '역전된' 순서가 발견됐다. 이는 멀리서 발생한 첫 지진이 미세한 미사토를 깐 직후, 더 가깝고 강력한 두 번째 지진이 굵은 모래로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는 '연쇄 지진'의 강력한 증거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지난 3,100년 동안 최소 8번의 캐스캐디아 지진이 산안드레아스 단층의 지진을 촉발한 증거를 확인했다. 특히 1710년경 서부 해안을 강타했던 캐스캐디아 대지진 당시에도 불과 몇 분에서 몇 시간 뒤 산안드레아스 단층에서 두 번째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가 현실화될 경우, 재난 대응 체계는 사실상 무력화된다. 캐나다 지질조사국은 현재 조지아 해협에서 규모 7.0 지진만 발생해도 약 300억 달러의 직접 손실, 2,000명 사망, 34만 5,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피해가 국지적이어서 미국 워싱턴주 등의 상호 원조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캐스캐디아와 산안드레아스 단층이 동시에 파열되면, BC주와 캘리포니아가 동시에 타격을 입어 자원이 극도로 분산되고 상호 원조 자체가 불가능해져 '회복 불능'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연쇄 지진' 시나리오는 BC주 보험 시장에도 재앙이다. 글로벌 재보험사들은 역사적으로 대형 지진이 '지리적으로 독립적'이라는 가정하에 사업 모델을 운영해왔다. 한 지역에서 막대한 손실이 나도 다른 지역은 안전하다는 전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 기본 전제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만약 밴쿠버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동시에 재난이 덮친다면, 재보험사들은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지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캘리포니아 시장을 지키기 위해 캐나다 시장의 보험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BC주 지진 보험료는 이미 감당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2011년 일본 도호쿠 대지진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이후 재보험료가 급등했고, 2019년 북미 지역 위험 모델이 재조정되면서 BC주의 잠재적 위험도가 두 배로 뛰었다. 10년 전 메트로 밴쿠버 단독 주택의 연간 보험료는 200~300달러 선이었으나, 현재는 최소 1,000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주택 가치 대비 본인 부담금(공제액) 비율은 과거 5% 수준에서 현재 평균 15%로 폭등했다. 델타나 리치몬드 같은 고위험 지역은 20%에 육박한다. 50만 달러 주택 소유자가 과거 2만5,000달러만 부담하면 됐던 것이, 이젠 7만5,000달러에서 10만 달러를 내야 보험 처리가 시작되는 셈이다. 물론 반론도 존재한다. 칠레나 일본의 섭입대 지진 사례에 비추어 볼 때, 1,100km에 달하는 캐스캐디아 단층 전체가 한꺼번에 파열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또한 단층 남쪽 끝에서 일어나는 일이 북쪽 끝에서도 똑같이 복제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밴쿠버 중앙일보지진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 북부 산안드레아스 단층 글로벌 재보험사들
2025.10.20.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