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북두칠성
밤하늘에서 가장 찾기 쉬운 별자리가 바로 북두칠성인데 그 이유는 일곱 개의 별들이 모두 밝게 빛나고 있어서 우리 눈에 쉽게 띄기 때문이다. 북극성은 방향을 알려주는 별이어서 자주 찾지만, 빛이 약해서 찾기가 쉽지 않으므로 먼저 북두칠성을 찾고 나서 북극성을 찾는 것이 순서다. 오랫동안 프톨레마이오스가 정한 48개의 별자리를 비롯하여 여러 문화권에서 생긴 수많은 별자리가 있었지만, 1930년 국제천문연맹에서는 총 88개의 별자리를 정한 다음, 하늘을 같은 수만큼 나눠서 각각의 자리에 그렇게 정해진 88개의 별자리를 배분했다. 예를 들어 직녀성은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인데 이렇게 하면 넓은 하늘에서 직녀성을 찾기가 상당히 수월해진다. 글을 시작하면서 북두칠성을 별자리라고 했는데 이는 틀린 표현이다. 북두칠성은 정식 별자리(성좌 constellation)가 아니라 큰곰자리라는 이름의 별자리 중 꼬리 부분을 이루는 성군(asterism)이다. 눈에 잘 띄는 만큼 세계 각국은 물론이거니와 한 나라에서도 지방마다 다른 여러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장례 풍속은 사람이 죽으면 입관 전에 염습을 하는데 지방에 따라서 사체 아래에 송판을 대기도 한다. 그 송판에는 북두칠성 모양으로 구멍이 7개 뚫려 있는데 이를 칠성판이라고 부른다. 만약 사체를 세우게 되면 마치 망자가 칠성판을 짊어지고 있는 모습이어서 칠성판을 진다는 말은 죽는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간 신앙에는 출생을 담당하는 삼신할미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 북두칠성은 인간의 죽음을 관장한다고 믿었다. 별을 신격화하지 않던 우리나라의 샤머니즘도 유독 북두칠성이 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한다고 생각해서 주검 아래 칠성판을 깔았다. 중국에서도 북두칠성은 죽음을 담당하는 신이다. 여담이기는 하지만 군사독재 시절 죄수의 증언을 받아낼 때 나무로 만든 틀에 묶어서 고문했는데 그 나무를 칠성판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어차피 죽게 될 죄수를 묶은 고문 틀을 칠성판이라고 했으니 실낱같은 삶의 희망이라도 품고 있다가 그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좌절했을까 생각해 본다. 이참에 그분들의 명복을 빈다. 미국은 1867년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 땅을 매입하여 1959년 미합중국의 제49번째 주로 편입했는데 알래스카가 정식 주로 승격되기 전 1927년 주를 상징하는 깃발 디자인 공모에서 짙은 파란 색 바탕에 금색 북두칠성과 북극성이 그려진 배니 벤슨의 응모 작품이 뽑혔다. 배니는 당시 13세의 소년이었다. 일반적으로 북극성은 과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던 시절 우리에게 방향(북쪽)을 알려주는 중요한 별이었지만, 별빛이 그다지 밝지 않아서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국자 모양을 한 북두칠성은 일곱 개의 별이 모두 또렷이 밝아서 쉽게 눈에 들어온다. 국자의 손잡이 반대쪽의 두 별 사이 길이의 다섯 배 정도 국자 바깥쪽으로 연장하면 별 하나가 반짝거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희미한 별이 바로 북극성이다. 그러므로 방향을 알기 위해서 북극성을 찾으려면 우선 북두칠성을 찾아야 수월히 북극성을 찾을 수 있다. 별을 항성(恒星)이라고 하는 이유는 우주의 시간에 비해 찰나를 사는 우리 인간에게 별은 움직이지 않고 항상 한 곳에 고정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지만 사실 별도 오랜 기간에 걸쳐 움직인다. 먼 미래 어느 날 북두칠성도 제 모습을 잃을 것이며 직녀성이 북쪽을 가리키는 북극성 노릇을 하게 된다고 한다. (작가) 박종진북두칠성 박종진 금색 북두칠성과 북두칠성 모양 북극성은 과학
2025.11.21. 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