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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다시 불붙은 미성년자 ‘전환치료’ 논쟁

고등학생 A 군은 상담사를 찾았다. 같은 성의 친구에게 끌리는 감정으로 혼란을 겪던 그는 신앙적 이유로 이러한 감정을 바꾸고 싶다고 털어놨다. 반면 B양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본인이 태어났을 때와 다른 성으로 살고 싶은 것인지 상담을 통해 확인하고자 했다.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개인의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바꾸거나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상담치료를 ‘전환치료(conversion therapy)’라고 한다. 동성애나 양성애를 이성애로 바꾸거나, 성 정체성을 출생 당시 성별에 맞추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캘리포니아는 2012년 전국 최초로 전환치료를 금지했다. 당시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서명한 법에 따라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등 전문가가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전환치료를 시행할 경우 징계를 받는다. 해당 치료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청소년의 우울증과 자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다.   미국심리학회, 미국의사협회등 주요 의료 단체도 같은 입장이다. 전환치료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으며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연방 대법원이 전환치료 금지법을 둘러싼 표현의 자유 문제를 제기하면서 다시 논쟁이 불붙고 있다. 지난달 연방 대법원은 콜로라도주의 전환치료 금지법과 관련 상담 내용에 대한 제한이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닐 고서치 대법관은 해당 법을 관점에 따른 검열로 규정했다. 상담실에서 이뤄지는 대화라 하더라도 특정 방향의 상담은 허용하면서 다른 관점의 대화를 금지하는 것은 사상과 표현을 통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 판결이 전환치료의 타당성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핵심은 상담이라는 행위가 ‘말’로 이루어진다는 점, 그리고 그 말을 어디까지 규제할 수 있느냐는 데 있다. 공중보건이라는 명분이 있더라도 특정 관점을 억압하는 방식이라면 표현의 자유 침해가 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이 소송은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기독교 상담사가 제기했다. 원고 측은 신앙과 가치관에 기반을 둔 상담 요청까지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콜로라도주는 전환치료가 비과학적이고 해롭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대법관 다수는 대화 중심의 상담 치료 특성상 이를 특정 방향으로 제한하는 것은 표현 규제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유사한 법을 시행 중인 주들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약 20여 개 주가 전환치료를 금지하고 있다.   전환치료 금지법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 보호’의 충돌이다. 상담은 본질에서 대화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특정 방향의 상담을 금지하는 것이 헌법상 허용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왔다.   연방 법원의 판단도 엇갈린다. 제9 연방항소법원은 캘리포니아 법을 의료 행위 규제로 판단했다. 반면 제11 연방항소법원은 상담을 표현 행위로 보고 일부 금지법의 시행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아직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번 연방 대법원의 판단은 향후 관련 소송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전문가의 전환치료는 여전히 금지되며 위반 시 면허 정지나 박탈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종교적 상담이나 비전문가의 조언은 직접규제 대상은 아니다.   이번 논쟁은 학부모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녀가 성 정체성 문제로 상담을 원할 경우 어떤 상담이 가능한지에 대한 기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관련 판례와 입법 방향에 따라 상담의 범위와 기준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영/사회부 부장중앙칼럼 미성년자 전환치료 전환치료 금지법 기독교 상담사 관련 상담

2026.04.1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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