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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이제는 많이 늙었기에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젊었을 때 유행되었던 ‘하숙생’노래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입에서 중얼중얼 나올 때가 많다. 내 나이가 90에 가까워지니까, 잠재의식적으로, 나더러 죽음을 준비하라고 일러주고 있는 것 같다.   늙었으니까 멀지 않아 죽을 텐데. 그냥 무작정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죽을 준비를 미리 해놓은 후 죽는 게 좋을 것 같다. 준비라니? 무슨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인가?     예수는, 기독교 신자로서, 계명(살인·간음·도둑질·거짓 증언을 하지 않는 것)을 지키면, 죽어서 천당에 가서 영생한다고 말했다. 부처는, 계율(살생·간음·도둑질·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을 지키라고 했다. 살생은 사람뿐만 아니라, 어떤 생명체든 죽이지 말라는 말이다. 계명을 지키면, 죽은 후 하늘나라에 태어나거나 혹은 인간으로 태어난다고 했다. 계명을 어기면, 짐승이나 지옥에 태어난다고 했다. 불교는 태어나고 죽고, 태어남과 죽음이 번갈아 가면서 영원히 윤회한다고 했다. 도를 닦아서 도를 깨치면 생과 사의 윤회에서 벗어나 열반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부처와 예수, 두 분의 말씀이 다 맞는지 혹은 다 틀린지? 혹은 두 분 중에 한 분만 맞는지? 기독교 신자들은 예수의 말씀이 옳다고 할 것이다. 반면에, 불교인들은 부처의 말씀이 옳다고 할 것이다.     태어나는 아이들을 볼 것 같으면, 어떤 아이는 미남미녀로, 총명하고 건강하고 부잣집에서 태어난다. 반대로, 어떤 아이는 우둔하고 못생긴 얼굴로, 병약하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다. 같은 사람으로서 태어나는데, 왜 동등하게 태어나지 못할까? 이왕이면 다음 생에서는, 좋은 복을 갖고 태어나는 게 좋지 않겠는가.     이 세상은 인과법칙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선한 행동을 하면 좋은 업(Karma)을 짓는다. 나쁜 행동을 하면 나쁜 업을 만든다.   부처는 마음(생각)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마음을 곱게 먹으면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곱다. 고운 마음에 고운 말을 하면, 자연히 하는 행동이 선하다. 그런데 생각(마음)이 나쁘면, 입에서 나오는 말도 안 좋다. 하는 행동도 거칠고 나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처는 항상 선한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처는 말했다. “사람으로서 사람을 죽이면 지옥이나 동물로 떨어지겠지만, 만약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수명이 짧게 태어난다. 왜냐하면 남의 목숨을 해쳤기 때문이다. 도둑질하면 가난하게 태어난다. 왜냐하면 남의 물건을 훔쳤기 때문이다. 나쁜 말을 많이 하면 추남추녀로 태어난다. 이게 다 인과법칙이다.”   다시 말하면, 다음 생(生)에서, 장수하고 싶으면 살인을 하지 않는다. 부자로 태어나고 싶으면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 미남미녀로 태어나고 싶으면 나쁜 말을 하지 않고 남들에 대해 좋은 말을 한다. 좋은 복을 많이 받고 태어나고 싶으면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한 행동을 많이 하면 된다.     젊었을 때 뭣 모르고 악한 짓을 많이 저질렀다면? 부처는 말했다. “사람이 악행을 지었더라도 허물을 뉘우치면 차츰 엷어지나니, 날로 뉘우쳐 쉬지 않으면 죄의 뿌리는 아주 뽑히리.”(증일아함경).     나는 늙었다. 과거에 저지른 나의 잘못을 참회한다. 남들에게 나쁜 짓을 하지 않고, 될 수 있으면 선한 일을 하면서 여생을 살아갈 것이다. 조성내 / 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삶의 뜨락에서 기독교 신자들 사의 윤회 거짓 증언

2025.12.0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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