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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예측이 안 통하는 시장…고수들이 택한 진짜 투자법

투자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기업의 이익과 경제 흐름 등 현실 세계의 이야기를 분석하는 전통적 펀더멘털 접근, 다른 하나는 가격 움직임과 수학적 규칙만을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룰 기반(rule-based) 접근이다.   겉으로는 두 방식이 완전히 다른 언어를 쓰는 것처럼 보인다. 펀더멘털은 경제와 기업의 ‘가치’를 보며 미래를 가늠하는 방식이고, 룰 기반은 그때그때 시장이 실제로 움직이는 방향에 ‘반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어느 한 방식이 다른 방식보다 우월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두 접근의 성격을 이해하고 균형 있게 조합하는 것이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 더 현실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시장 환경   최근 시장은 강한 반등 이후 그 상승폭을 되돌리는 등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 셧다운과 정책 불확실성, 발표되지 못한 경기지표, 인플레이션의 완고한 성격, 노동시장의 예상 밖의 강세 등이 뒤섞이면서 시장은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에 번갈아 반응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의사결정도 명확하지 않다.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쉽게 단행될 분위기가 아니고, 기술적 측면에서도 시장의 모멘텀은 조금씩 둔화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 가격 지표들은 상승과 하락의 경계 근처에 머물며 확실한 추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결국 지금의 시장은 뉴스는 많지만 방향은 불투명하고,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완전하지 않은 전형적인 ‘노이즈 구간’에 놓여 있다. 바로 이런 환경에서 펀더멘털 접근과 룰 기반 접근의 차이를 이해하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펀더멘털 접근법   펀더멘털 투자는 기업의 재무제표, 산업 경쟁력, 경제 성장률, 금리 정책 등을 기반으로 ‘미래의 가치’를 추정하고 그 가치를 반영한 투자를 한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결국 기업의 이익과 현금흐름에 수렴한다는 역사적 경험이 이 접근의 기반이 된다.   이 방식의 장점은 현실 경제와 기업활동이라는 눈에 보이는 토대 위에서 장기 투자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 사이클과 금리 환경을 고려한 자산배분, 기업의 내재가치에 기반한 ‘적정 가격 판단’, 장기 보유를 통한 비용·세금 효율성 등은 펀더멘털 접근이 제공하는 대표적 강점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접근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가정에 의존한다. 내년의 이익 추정, 금리 경로, 인플레이션 전망,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모두 예측일 뿐이고, 예측은 종종 크게 빗나간다.     장기 통계를 볼 때 능동형 펀드의 상당수가 벤치마크를 꾸준히 이기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예측의 불완전성에 있다. 여기에 두려움, 탐욕, 군중심리 등 투자자의 감정이 개입되면 의사결정은 더욱 흔들리기 쉽다. 그럼에도 펀더멘털 분석은 장기 자본 성장의 핵심적 토대다.   ▶룰 기반 접근법   룰 기반 투자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 이 접근법은 경제나 기업의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 대신 이미 관측된 가격 움직임과 기술적 지표를 이용해 현재 시장이 상승 추세인지, 하락 추세인지, 아니면 방향성이 불분명한 과도기인지 판단하고, 사전에 정의된 규칙에 따라 행동한다.   추세가 명확하면 그 방향을 따라가고, 추세가 꺾이면 뒤늦게라도 포지션을 줄인다. 시장의 방향이 모호한 구간에서는 위험자산 비중을 낮추고 현금성 자산으로 대기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심리나 뉴스 헤드라인은 고려하지 않는다. 규칙이 모든 결정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이 접근의 장점은 명확하다. 감정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하락장에서 큰 폭의 손실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며, 상승장이 길게 이어질 때는 중간의 불안 요소에 흔들리지 않고 추세를 따라갈 수 있다.   다만 이 방식 역시 만능은 아니다. 어떤 지표를 쓰고, 어떤 기준으로 추세를 정의하느냐는 결국 사람이 만든 모델이고, 시장 구조가 바뀌면 과거에 유효했던 규칙이 갑자기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잦은 매매와 백테스트의 한계, 특정 환경에서 발생하는 작은 손실의 반복 등도 투자자가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결국 룰 기반 접근은 예측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모델 리스크를 감수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이브리드 접근   투자자에게 진짜 중요한 질문은 어느 쪽이 더 좋은가가 아니다. 핵심은 투자자의 성향, 목표, 리스크 허용도에 맞춰 두 접근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다. 현실적인 방식은 흔히 ‘코어 위성’ 구조로 요약된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산 증식은 펀더멘털 분석을 기반으로 한 장기 포트폴리오가 담당한다. 기업의 내재가치, 경제의 성장 궤도, 분산 전략 등은 장기적인 자본 성장의 중심축이 된다.   반면 룰 기반 전략은 시장 사이클과 추세 변화에 맞춰 위험자산의 노출 정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명확한 상승 추세에서는 적극적으로 시장에 머물고, 방향성이 애매한 구간에서는 위험을 줄이며, 때로는 하락 구간에서 방어 기능을 수행한다. 목표는 코어 포트폴리오가 겪을 수 있는 큰 낙폭을 완화하고, 상승 국면에서는 추가적인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이 조합이 잘 작동하려면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룰 기반 전략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또한 단기적 성과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는 인내심도 필수다. 특히 레버리지 기반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에는 투자자의 심리적 감내 능력을 넘어가는 비중을 설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각각의 강점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맞는 비중과 역할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균형이 투자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답일 것이다.   켄 최 아피스 자산관리 대표 [email protected]불확실 전략 펀더멘털 접근법 시장 환경 기반 접근

2025.11.26. 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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