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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현충일, 젊은 피를 기억하며

6월이 오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6월 6일이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을 기억하는 현충일이기 때문이다.     이맘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6·25전쟁을 떠올리게 된다. 포성과 화염 속에서 산천은 무너졌고, 젊은 청춘들은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전장에 쓰러졌다. 16,17세 어린 학도병들도 책 대신 총을 들었다. 살아 돌아온 사람들도 평생 몸과 마음에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야 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그 희생 위에 서 있다. 전쟁 직후 세계 최빈국이라 불리던 나라가 이제는 경제 강국이 되었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은 곳곳에 빛나고 있다. 거리에는 불빛이 가득하고, 젊은이들은 자유롭게 꿈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평범한 일상이 그냥 주어진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피와 눈물, 그리고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삶이다.   미국 메모리얼 데이 행사에서 6·25 참전 한국 노병들과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군 재향군인들이 만난 적이 있다. 우리는 자유를 위해 함께 싸워준 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전쟁의 기억을 나누며 굳게 손을 맞잡았다. “한미동맹을 굳건히 지켜가자”는 다짐도 함께 했다. 두 나라 국기가 나란히 선 모습은 피로 맺어진 동맹의 의미를 다시 느끼게 했다.   미국에서는 메모리얼 데이가 되면 전국의 국립묘지에는 조기가 걸리고 가족 단위의 참배객이 찾는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말한다. “이분들이 나라를 지켜주셨단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깊은 감동을 받는다. 단순히 과거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정신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지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6·25 참전용사들은 대부분 90세를 넘긴 고령이다. 해마다 몇 분씩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그들은 어떤 보상이나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미 젊음을 바쳤고, 생사를 넘나드는 시간을 견뎌냈기 때문이다. 노병들이 바라는 것은  단지 “잊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현충일은 바로 그런 날이다. 화려한 행사가 아니라 기억의 날이다. 나라를 위해 스러져간 젊은 생명을 마음에 새기는 날이다. 나라를 지켜낸 이름 없는 영웅들에게 조용히 감사하는 날이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선대가 흘린 피와 땀이 마르지 않았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 그 희생을 잊는 순간, 우리의 역사도 희미해질 것이다. 현충일 아침, 잠시라도 태극기 앞에 멈춰 서 보자. 그리고 생각해보자. 나라를 위해 자신의 청춘을 바친 젊은 병사들이 있었기에 가족과 웃고, 자유롭게 말하며, 희망을 꿈꿀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기억하는 국민이 있는 한, 그들의 희생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현충일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살아 있어야 할 ‘기억의 날’인 것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발언대 현충일 기억 현충일 아침 나라 국기 메모리얼 데이

2026.06.0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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