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수첩] 나성영락교회 모르쇠, 목사는 대답해야
1973년 설립된 나성영락교회(담임 박은성 목사)는 지금도 남가주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종교단체로 손꼽힌다. 이 교회 산하의 나성영락복지상조회 역시 한인 사회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2010년대 중반까지 상조 회원은 한때 1200명 이상이었다. 요즘 이 교회가 상조회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명성에 걸맞지 않는 교회 측의 태도 때문이다. 지난 7일 나성영락복지상조회의 파산 절차 안내문이 발송된 이후 상조 회원 608명과 그 자녀들은 현재 납입한 원금조차 보장받지 못하게되자 애만 태우고 있다. 피해자들이 교회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목사와 장로들이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법적 소송으로도 불거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상조 회원들은 나성영락교회의 교인들이다. 상조 회원들은 “교회가 제공한 울타리 안에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상조회에 가입했다”고 입을 모은다. 89세 아버지를 둔 한 자녀는 “나성영락교회 교인 가족으로서 교회에 의해 속고 조종당했다”며 배신감마저 토로했다. 반면, 나성영락교회 박은성 담임목사와 시무장로들은 “(상조회) 결정권이 없다”며 입을 닫고 있다. 본지의 공식 취재 요청에도 묵묵부답이다. 나성영락교회 연혁을 살펴보면 상조회는 지난 1992년에 발족했다. 교인들을 중심으로 십시일반 회비(월 평균 80달러)를 내면 사망 시 장례지원금(1만 5000달러)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교인들은 교회 측의 약속 하나만 믿고 수십 년간 회비를 납부해왔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상조회 존립이 흔들리자 그들이 받아든 건 파산 신청 여부를 묻는 통지서뿐이다. 과거에 발족한 상조회라고 해서 현재의 박은성 담임목사와 당회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인가. 상조 회원이자 교인들인 피해자들이 지금 “우리의 목자는 어디에 있느냐”며 절박하게 외치고 있는데도 이런 식으로 회피만 하고 있으니 남가주 대표 교회라는 명성이 무색하다. 취재 과정 가운데 만난 피해자 자녀들은 교회 측 태도에 분개하고 있다. 부모가 평생 나성영락교회에 다니면서 집사로, 권사로 헌신했는데 이런 식으로 대할 수 있느냐는 주장이다. 그중에는 치매나 노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도 있다. 교회 측은 지금처럼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이대로 상조회가 소멸되길 바라는 것인가. 나성영락교회 리더들은 이번 사태를 반드시 수습해야 한다. 교회가 지닌 사회적 책임 때문이다. 교회 재정을 긴급 투입해서라도 피해를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 상조회는 수십 년간 이어진 종교 기관의 사기 행각으로 사회에 비춰질 수 있다. 법정에서 목사와 교인이 돈 문제로 만나는 일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자칫하면 이번 사태는 사회의 비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사회부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나성영락교회 기자수첩 나성영락교회 교인들 나성영락교회 주보 나성영락교회 연혁
2025.08.27.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