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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무의식 속 욕망 발현, 자아가 방해

정신분석학에서는 '욕망'의 개념이 대단히 중요하다. 헤겔은 '인정 욕망'을 주장했다. 주인과 노예의 욕망이 그 예이다. 노예는 주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망이 있고, 주인 또한 노예로부터 주인임을 인정받으려는 욕망이 있다. 두 욕망이 충돌하여 갈등을 일으킨다. 둘 중 하나가 죽거나 둘 중 하나가 양보해야 갈등은 끝난다.     노예는 자신의 '생사여탈권'이 주인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승리를 주인에게 양보한다. 주인은 노예로부터 승리를 얻었으나 하찮은 노예로부터 인정받은 승리이기 때문에 만족하지 못한다. 반면에 노예는 주인을 위하여 온갖 곡식을 생산하고 음식을 만들어서 주인이 먹을 수 있도록 헌신함으로써 만족을 얻는다. 노예는 곡식을 더 많이 생산하고, 주인의 재산이 풍족해지도록 노력한다. 그러나 주인은 노동을 안 하므로, 노예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인간이 된다. 결국, 주인은 노예의 노예가 되고 만다. 이것이 헤겔의 변증법이며 최종 승리자는 변증법을 통하여 노예가 된다. 이러한 헤겔의 노예 변증법을 마르크스는 유물론적 변증법에 응용한다.     '무의식'이라는 것은 '기억'이 만들어낸 흔적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여러 경험을 하면서 많은 기억을 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유아 시절, 천장에 매단 끈이 달린 장난감을 아기 침대에서 바라보았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필자도 시장 같은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유모차를 타고 과자를 먹던 기억이 있다. 기억의 흔적은 일단 각인되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 뿐이지 흔적으로 남아있다. 이것은 '억압'의 해소를 통해 억압된 기억과 연결되어 있던 기억이 되돌아온 사례다.     무의식 속에 억압된 채 남아있는 흔적이란 '트라우마'이며, 트라우마는 의식적 체계에서는 인지되지 못하므로 무의식 속에 계속 머문다. 트라우마는 정신적 트라우마와 육체적 트라우마가 있다. 가령, 권투선수가 복부가 약해서 복부를 맞고 KO패를 당한 기억이 있다면, 그 선수는 복부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이것은 육체적 트라우마이며, 무의식적 반응이다. 정신적 트라우마도 무의식의 증세인데 트라우마가 '의식화'되기 위해서는 주체의 방해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이것의 도움을 주는 것이 대타자이다. 따라서 정신분석이란 '대타자'에 의해 인정받기 위한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대타자'란 환자에게는 담당 의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담당 의사를 아버지로 여긴다고 한다. 상징계에서 '아버지의 이름'은 '권위'의 상징이다. 라캉은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시니피앙(기표)은 아직 언어적 존재로 현실화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의식 밖으로 나와서 시니피에(기의)를 만나야 하는데 '주체(자아)'가 무의식이라는 '욕망'이 의식 세계로 나오려는 시도를 방해한다고 한다. '욕망'은 언어화하려는 욕망이기 때문에 욕망은 '상징계'의 소관이라고 한다. 라캉은 앞서 프로이트와는 달리 '자아'란 실체가 없고 분열된 존재라고 했는데, 어떻게 욕망이 의식 세계로 나오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 이것은 프로이트의 자아 이론을 그대로 채용한 것은 아닌지, 채용하려면 자아의 실체를 인정했어야지 왜 라캉은 인정하지 않는지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라캉은 욕망에 대해서 원래 헤겔의 인정받으려는 욕망으로 해석하려고 했으나, 프로이트가 말한 욕망과 연결된 '충동'은 결코 완전히 충족될 수 없는 것으로 항상 일정한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으로 방향을 잡는다. 프로이트는 '욕망'이란 잃어버린 대상을 다시 찾아내려고 하는 움직임인데, 이 대상을 완전히 잃어버렸기 때문에, 그것을 찾아내는 행위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겼다. 결국, 라캉은 시니피앙으로 이론화한다. 다시 말해서, '욕망'이란 '기표'만 찍어낼 뿐 상징계 안에서 영원히 '기의'를 만날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기표의 연쇄' 주장을 한다. 이 이론의 배경에는 앞서 언급한 프로이트의 충동 항상성(恒常性)이 있었다.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무의식 욕망 인정 욕망 욕망 발현 노예 변증법

2026.02.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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