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임의 마주보기 - 양질의 노화를 위한 두 가지 생활 방식
노화라는 말은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여전히 우리에게 슬프고 속상한 기분이 들게 한다. 그러나 좋든 싫든 노화, 즉 영어의 ‘에이징(aging)’은 이제 우리 모두가 잘 넘겨야 할 숙제가 되었다. 이에는 현시대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어마어마한 의학 기술과 과학 발전의 덕이 매우 크다. 21세기의 우리에게 그야말로 ‘양질의 노화’를 위한 정보와 지식, 그리고 최첨단 장비들과 더불어 다양한 서비스들이 넘쳐 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요즈음 모든 매체와 수많은 책에서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 ‘양질의 노화 과정’이다. 그렇다면 우선 노화의 개념을 보자. 아주 쉽고 간단히 말해서, 노화란 신체적, 심리적, 정신적인 면에서 두루두루 쇠약해지는 현상이다. 인간은 대체로 거의 성장이 다 이루어졌다고 보는, 26세 정도부터 서서히 노화에 들어선다고 본다. 그러면 이제 추상적 개념을 떠나서, 젊음의 시간을 건너 뛰어서, 현재의 나에게 좀 더 진지하게, 보다 직접적으로 우리의 피부와 실생활에 와닿는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과연 언제 내가 노화한다고, 정말로 나이가 들었다고 느꼈는가?”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은 자동차 키를 둔 곳을 종종 잊어버리거나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를 찾아 헤매기 일쑤이다. 머리에 안경을 꽂은 상태로 자신의 안경을 이곳저곳 찾아다니는 경우도 다반사다. 또 어떤 이는 대형마켓에서 자신이 산 물건들의 계산이 맞지 않는다며, 큰소리로 점원에게 따졌다고 한다. 게다가 자꾸 쓸 데 없는 이유로 오해하고, 민감해지고, 토라져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하루하루가 마치 화살처럼 쏜살같이 지나가 버리는 느낌이 들며, 마음이 너무나 허전하고,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지고, 전신의 기운이 싹 빠져 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기억력이 떨어지는 등의 여러 가지 사건과 경험들이 쌓여서, 결국 노년기 우울증과 불안감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나도 이 모든 것들을 경험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상 나의 노화 증상은 비문증/날파리증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어느 날 책을 읽는데, 갑자기 눈 앞에 수많은 검은 점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정말로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에 매우 충격이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가족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른쪽 무릎이 시큼하니 힘이 쭉 빠져버려서 거의 넘어질 뻔했다. 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운동이 오직 ‘걷기’ 뿐이었기에, 그때 당시 느낀 상실감은 무척 컸었다. 이제는 돋보기가 필수품이 되었고, 걸을 때에도 항상 오른쪽 무릎에 신경이 간다. 게다가 최근에는 영국 런던의 어떤 호텔에서 체육관(gym)의 투명한 유리문이 열려 있다고 완전히 착각하고는, 아주 빠른 걸음으로 들어가다가 급기야 얼굴을 정면으로 세게 부딪혀서 코피를 상당히 많이 흘리고, 한동안 코에 멍이 들어서 고생하기도 했다. 그러면 이런 노화 과정을 잘 견뎌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노년기를 우울하지 않게, 스스로의 삶과 생활을 잘 통제하며, 보다 생기 있게 지내기 위한 생활 방식을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몸건강에 보약인 음식에 관한 ‘넘버원 룰’을 좀 더 챙기자. 이는 ‘인공이 아닌 자연에서 난 음식을 먹자’로, 영어로는 ‘Eat foods with ingredients you can see and pronounce.’다. 즉, 검정콩이나 사과, 파 같은 자연 식품이 몸에 좋다는 말이다. 다음은 이것이다. ‘긍정의 힘으로 자신의 행복지수를 끌어 올리자.’ 물론 사람들의 타고난 행복지수는 저마다 다르다고 한다. 하지만 신체적 및 정신적인 건강을 두루두루 잘 챙겨서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우리네 덧없게 느껴지는 인생사를 즐겁고 여유롭게, 그리고 평온한 표정으로 보낼 수 있다. 이제 이가 약해져 더 이상 신 오렌지나 귤을 먹지 못하면, 바나나나 따뜻한 사과 파이를 먹으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양질의 노화가 숨어 있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 양질 노화 과정 생활 방식 노화 증상
2025.10.28.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