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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느낌적인 느낌

요즘 ‘느낌적인 느낌’이란 표현이 많이 쓰인다. “눈빛에 담긴 느낌적인 느낌” 등처럼 자주 사용한다. 일반인의 글뿐 아니라 인터넷매체 등의 기사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노래 제목으로도 많이 쓰였다.   우선 ‘느낌적인’의 ‘적’에 대해 살펴보자. ‘~적(的)’은 본래 ‘~의’ 뜻으로 쓰이는 중국어 토씨로, 일본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을 우리가 따라 쓰게 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메이지(明治) 시대 초기에 영어의 ‘-tic’을 번역하면서 처음으로 ‘~적’이란 말을 썼다고 한다(다카다 히로시 『本のある生活』).   우리나라에서는 개화기 잡지나 소설에서 ‘~적’의 사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렇게 해서 두루 쓰이게 된 ‘~적’은 이제 우리말의 일부분이 됐다. 적절하게 사용하면 된다. 문제는 남용하는 것이다.   ‘~적’은 대체로 ‘그 성격을 띠는’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환상적’이라고 하면 생각 등이 현실적 기초나 가능성이 없고 헛된 성격을 띠는 것을 가리킨다. ‘낭만적’ ‘문화적’ 등도 그렇다. 그러나 ‘느낌적’은 어색하다. ‘느낌’이면 ‘느낌’이지 느낌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은 모호하다. 더구나 ‘느낌적인 느낌’ 구조는 더욱 어설프다. 실체가 없는 것이다. 그냥 느낌일 뿐이다. 이처럼 내용은 없이 듣기 좋게 꾸민 글귀를 언어유희라고 한다. 쉽게 얘기하면 말장난이다.   ‘애처로운 느낌’처럼 어떤 느낌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말이 ‘느낌’을 수식하는 구조여야지 그말이 그말인 ‘느낌적인 느낌’은 지극히 어색한 표현이다. ‘생각적인 생각’ ‘공감적인 공감’ 등처럼 같은 구조의 말을 만들어 보면 이 말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따지고 보면 ‘느낌적인 느낌’은 어떤 느낌인지를 정확하고 섬세하게 묘사하지 못하고    가벼운 말장난에 의존하는 표현이다. 자기 느낌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표현하면서 나 자신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우리말 바루기 느낌 자기 느낌 다카다 히로시 개화기 잡지

2025.01.09. 19:37

[마음 읽기]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감각

“뉴욕 여행하면서 어떤 게 가장 좋았어?” “혼자 떠난 거, 그리고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감각.” 뉴욕 현대미술관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할렘의 재즈가 나올 줄 알고 물었던 친구는 놀라는 기색이었다. 다른 문화를 접하려고 여행할 때 나도 남들처럼 책과 자료를 뒤져보지만, 가장 오래도록 남는 것은 언제나 지식보다 내면의 느낌이다. 가족이나 직장을 두고 가도 자기 자신은 두고 갈 수 없고, 이국의 밤 골목에서도 내 그림자는 늘 나를 뒤쫓는다.   비영어 사용자, 유색인종, 젊지도 늙지도 않은 40대 후반의 나이. 이것이 내가 가을에 열흘간 뉴욕에 머물면서 늘 의식한 조건이다. 이 세 조합이 가져온 무명의 감각은 발가벗겨진 느낌을 주었고, 그건 작은 희열을 만들어냈다.   왜 희열일까. 쓸쓸하다고 말해야 하지 않나.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감정이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첫째, 평소 능력치를 넘어 주어지는 책임과 평가에서 벗어나 내 실체를 직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쓴다. 노력이 소소한 열매를 맺으면 곧 더 높은 기대가 뒤따른다. 사회 경력은 대체로 안간힘을 써서 얻어낸 것이다. 그게 자신과 동일시될 때가 많다. 하지만 나를 인정해주는 동료나 가족 없이 여행하면 과장된 내가 쭈그러든다. 난쟁이가 되면 다른 사람들이 커 보이고 세상과의 거리도 더 벌어져 사유할 공간이 생긴다. 혼자이면 부서지고, 부서지면 열린다. 거기서 나만 아는 나를 목격하는데, 그런 헐벗음을 보는 게 꽤 괜찮다.   둘째, 같은 인종과 같은 업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보면 정체성이 날로 비대해진다. 반면 뉴욕에서는 피부색과 체형만으로도 나는 ‘표준’에서 비껴나 있다는 감각이 부여된다. 가이드로 만나서 할렘 거리를 같이 걸었던 흑인 래리 핸더슨의 겉모습만으로도 취향과 창의성이 엿보여 신선했으며 내 안의 무언가를 들여다볼 창을 열어주었다.   셋째, 영어를 쓸 때 경직되는 것은 나를 소외의 불안으로 내몬다. 자신을 지탱하던 단단한 세계는 없어지고 땅에 발 디딜 때마다 비틀거리는 감각을 느낀다. 게다가 단일 언어 사용자는 융통성이 줄어든다는 생각과 함께, 모국어의 문체나 언변이 쓸모없어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갑자기 담장은 높아지고 운신할 수 있는 공간은 좁고 어두워진다.   이처럼 내가 보잘것없다는 자각은 곧 두 가지 발견으로 이어진다. 첫째, 다른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찬쉐의 소설 『신세기 사랑 이야기』에는 추이란·샤오위안·미스터 유·웨이보 등 온천여관의 접대부 여성들과 이 서비스의 이용자, 그리고 애인 없이 못사는 여러 인물이 나와 이야기를 거미줄처럼 엮는데, 작가가 뿌려놓는 실마리들을 따라가노라면 이렇게 표면을 겉도는 삶을 사는 이들이 알고 보면 ‘내면 깊숙한 곳에서 온 사람들’임을 깨닫게 된다. 나 역시 내가 ‘죽도 밥도 아닐’ 때 타인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되었다.   둘째,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타인의 호의와 친절에 더 많이 기대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여행하고 돌아온 이들은 “리스본 사람들은 친절해” “교토 사람들은 불친절해”와 같은 말을 곧잘 한다. 친절은 상대가 누구인가와 상관없이 베푸는 이의 성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로스트 재팬』의 저자 알렉스 커는 도쿠시마현과 고치현 경계에 위치한 이야 계곡을 여행하면서 왜 이 지역 사람들은 유독 친절할까를 거듭 생각하다가 이런 결론을 내린다. 인구밀도가 낮고 복잡하지 않은 “산악 지역이 평야 지대보다 친절한 사람들을 만들어낼 개연성이 있다.” 그들은 집단 경작을 하지 않아 경쟁을 덜 하고 사냥하거나 나무하며 먹고살기 때문에 독립성이 강하고 여유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교토 사람들은 영광스러웠던 과거의 끈을 부여잡고 살기에 매사 긴장 상태이고 친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행자는 타인이 늘 호의를 베풀어주길 임의로 기대할 수 없으며, 친절은 어쩌면 베푸는 이의 특권이다. 그럼에도 대략적인 가늠을 하자면, 자신이 부른 택시가 제때 오지 않아 손님의 시간을 낭비할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내가 만났던) 리스본 식당의 직원 주앙과 같은 인물은 신이 예비해둔 선물처럼 어느 도시에나 몇 명씩은 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감각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혼자 한 여행에서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다. 우리의 기억은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것과 큰 관계가 없어 집에 돌아오면 어느덧 이 모든 것이 ‘타국에서 나는 특별한 존재였다’는 감각으로 뒤바뀐다. 가로수가 온통 상수리나무뿐이라 지루했던 파주출판도시가 예뻐 보이고, 낮엔 길가에 사람이 거의 없어 스산했던 이곳이 갑자기 뉴욕의 뒷면처럼 여겨지는 등 내 다리와 모든 기억과 감정이 나 자신에게 매우 우호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은혜 / 글항아리 편집장마음 읽기 아무것 느낌 뉴욕 현대미술관 비영어 사용자 할렘 거리

2023.12.11. 21:18

[골프칼럼] <2249> 찍어 치는 느낌의 스윙 성공률 높아

골프백 속에 장식품처럼 수 년을 가지고 다니지만 상태는 ‘A’급이다.   그러나 그립(grip) 한번수리한 적이 없는 애물단지 롱 아이언, 많게는 서너 개 최소 2개는 휴대해야 심리적 불안감이 없다고 할 정도로 애착이 많지만 막상 사용하면 지레 겁부터 먹는다.   제조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아이언은 1번부터 4도씩 증가해 2번 아이언타면의 각도(loft angle)는 20도이며 그 각도는 4번우드(baffy)와 같다.   주말 골퍼들이 페어웨이에서 2, 3, 4번 롱 아이언보다, 페어웨이우드를 선호하는 이유는 아이언보다 실수가 적고 볼을 띄우기 쉽다는 이점 때문이다. 그러나 비거리와 탄도를 조절하며 정확한 샷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언이 우드보다 용이하다.   단지 롱 아이언을 꺼리는 이유, 첫 번째는 볼을 띄우기 까다롭고 설상가상 볼을 친다 해도 비거리(carry distance)가 우드보다 짧아 아이언선택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미들 아이언(middle iron), 6, 7, 8번을 부드럽게 치는 사람이 롱 아이언에 겁을 먹는 것은 그 길이의 심리적 부담과 타면각도에 대한 불안감이 앞서 서두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골퍼들은 이러한 생각에 사로잡혀 볼을 띄우지 못하고 탑핑(topping)이나 뒤땅을 치고 만다. 따라서통아이언에 자신이 없었던 골퍼는 분명히 연습테마를 달리해야 실전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망설이는 골프보다 도전하는 골프에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연습하기 위해서는 우선 연습장에서 짧은 고무 티(tee) 위에 볼을 놓고 드라이버를 치듯 2번이나 3번, 혹은 4번 아이언으로 20여 개의 볼을 친 후 같은 템포로 바닥에서 쳐보면 다른 느낌으로 스윙에 접할 수 있다. 또 다운스윙에서는 양손보다 클럽헤드(club head)가 먼저 볼을 향하면 십중팔구 볼도 치기 전 뒤 땅을 먼저 치거나 볼의 상단부분을 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다운스윙에서는 클럽헤드보다 양손이 먼저 볼을 향하고 꺾였던 양손목이 풀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오른쪽 허리부위에서 양 손목, 특히 왼손의 주도하에 손목을 볼에 풀어줘야 한다.   또한 볼 하중(무게)에 의하여 잔디에 깊숙이 가라앉은 볼을 칠 때는 볼을 띄우려는 생각이 앞서 샷을 그르치고 만다. 따라서 띄운다는 생각보다 클럽 날이 예각으로 볼을 찍어 친다는 느낌의 스윙을 주도하면 정상적인 탄도도 얻을 수 있고 샷의 성공률이 높아진다.   특히 백스윙을 크게 하고 임팩트에서 힘을 조절하거나 백 스윙은작게, 볼을 치는 힘의 강약에 의존하는 이른바 손 힘 조절은 샷을 망치고 만다.   이러한 방법들은 볼을 칠 때마다 리듬과 템포, 몸의 컨디션에 따라 일정한 느낌이 없어 거리감과 방향성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게 되므로 리듬조절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줄넘기를 생각하면 그 답이 있다. 줄넘기는 손목이나 몸짓이 빠르면 줄이 엉키지만 리듬과 템포를 적절히 활용하면 오래 지속적으로 줄을 넘길 수 있다.     골프스윙은 기술이 아니다. 스윙 속에 리듬과 템포를 습득하면 롱아이언은 물론 드라이버 샷도 비거리 향상은 물론 컨트롤도 좋아진다.   ▶ThePar.com에서 본 칼럼과 동영상, 박윤숙과 동아리 골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박윤숙 / Stanton University 학장골프칼럼 성공률 느낌 스윙 성공률 미들 아이언 심리적 불안감

2023.07.06. 19:02

[골프칼럼] <2246> 볼 치고 머리가 오른쪽 발등에 남은 느낌으로

백 스윙은상하체를 꼬아주는 동작이었지만 다운스윙은 꼬였던 몸을 다시 풀어주는 동작으로, 이것은 탑 스윙(top swing)으로부터 생겨난 탄력을 볼에 전달하는 중간과정을 뜻한다.   스윙은 눈 깜박하는 순간에 일어나는 일련의 동작으로 다운스윙 중 그 행동을 시선이 따라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백 스윙이 너무 빠르다, 헤드 업(head up)이라고 하는 식의 충고는 보는 사람의 시선으로 결과 많을 전달할 뿐 중간과정이 없다.   2x2=4, 그러나 2와 2 사이에 곱하기 부호가 있어 4라는 정답이 나오듯, 곱하기가 없다면 나누기, 더하기, 빼기 등 어떤 답을 요구하는지조차 알 수 없을 것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재래식 타성보다는 올바른 방법을 동원해 이를 연습, 터득해 나가야 한다.   백 스윙은 손과 팔, 허리, 무릎이 움직이며 백 스윙을 시작한다. 즉 상체가 스윙을 시작되고 뒤이어 하체가 자연스럽게 따라 도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다운스윙은 백 스윙과반대로 1. 무릎 2. 허리 3. 팔(어깨) 4. 손이 따라오고 마지막으로 클럽헤드가 내려진다.   이렇게 다운스윙은 백 스윙의 역순으로 풀어져야 정상적인 다운스윙 궤도로의 진입로를 찾을 수 있다.   탑 스윙이 정점(top swing)에 이르면 왼발 무릎은 자연스럽게 우측으로 따라가지만, 반대 동작인 다운스윙이 시작되면서 왼쪽 허리와 무릎은 신체부위 중 첫 번째로 최초의 어드레스 자리를 찾아야 한다. 이때 왼발이 지면을 밟아주는 느낌, 즉 힐 다운(heel down)은 의도적이 아닌 자연스럽게 지면을 밟아야 임팩트를 정확히 구사할 수 있고 왼쪽으로 체중이 넘겨지는 순간에 허리, 팔(어깨), 손이 연쇄적으로 따라 움직이며 자신의 몸무게를 원심력에 실어 클럽헤드에 넘겨줄 수 있는 것이다.   임팩트와 팔로스루에서클럽헤드무게의 느낌이 없다면 구심력으로, 자신의몸 쪽으로 클럽을 끌어당기는 이른바 풀링(pulling)샷이 발생하여 악성슬라이스를유발시킨다.   특히 탑 스윙 위치에서 왼쪽어깨가 충분히 돌아가면 왼쪽등판은 자연히 목표를 향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어깨가 충분히 돌아간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왼쪽어깨가 자신의 턱밑까지 들어와 있어야 완벽한 어깨 돌림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어깨 돌림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다운스윙을 시작하면 체중이동도 불가능할뿐더러 볼을 치는 순간 왼쪽팔꿈치를 뒤로 빼내며 볼을 깎아 쳐, 이른바컷샷(cut shot)이 발생하여 악성 슬라이스도 유발시킬 수 있다.   따라서 백 스윙 때 어깨 돌림이 충분치 않다면 탑 스윙의 정점에서 한 박자 늦게 다운스윙을 시작하고 볼을 치는 순간 평소보다 볼이 있던 자리를 보는 시간이 길어야 한다.   다시 말해 헤드업이 늦어야 한다는 것으로 볼을 친 직후에도 머리위치가오른쪽발등을 남아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슬라이스방지는 물론 장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ThePar.com에서 본 칼럼과 동영상, 박윤숙과 동아리 골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박윤숙 / Stanton University 학장골프칼럼 발등 느낌 다운스윙 궤도 스윙 위치 어깨 돌림

2023.06.1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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