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전체

최신기사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시카고 다운타운 지하 터널

최근 소셜 미디어에 시카고와 관련한 영상이 사용자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다. 바로 시카고 다운타운에 지하 공간이 숨겨져 있다는 내용이다.     이 중 한 영상은 미시간길과 시카고 강이 만나는 곳 남쪽에 위치한 런던하우스 호텔 부근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갈라진 건물 틈새 아래로 지하 공간이 살짝 보인다. 또 구 톰슨센터, 현 구글센터 앞에서는 도로 위 맨홀 뚜껑을 열고 사다리를 타고 지하로 들어가자 꽤 넓은 공간이 나오는 장면도 보인다.     이들은 모두 시카고 다운타운에 지하 터널이 있으며 이를 통해 다운타운이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 로워 웨커 드라이브와는 달리 숨겨진 지하 터널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소셜 미디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알려진 시카고 다운타운의 터널은 실제로 존재한다. 하지만 영상에 나온 것은 터널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시카고 다운타운 터널은 1900년대 초반 석탄과 화물 운송을 위해 계획적으로 건설됐다. 다운타운 터널은 남쪽으로는 필드 자연사 박물관, 북쪽으로는 슈페리어길, 서쪽으로는 90/94번 고속도로, 동쪽으로는 미시간길로 둘러쌓인 공간에 건설됐다. 전체 길이는 60마일에 달하며 높이 7.5피트, 넓이 6피트 크기다.     당시 터널을 건설한 주요한 목적은 지상의 경우 마차와 자동차, 지상철 등으로 인해 이미 복잡해졌기 때문에 지하 공간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고자 했다. 특히 당시에는 건물 난방 등에 석탄이 주로 사용됐는데 이를 지상으로 운송하기엔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어 지하를 통해 물자 운송에 나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터널의 크기는 클 필요가 없었다. 지하 40피트 아래에 뚫린 터널은 성인 한 두명이 나란히 걸으면 꽉 찰 정도의 크기였다.     하지만 이렇게 이용된 터널은 1900년대 중반 이후 필요성이 점차 사라진다. 우선 물자 운송을 위해서는 대형 트럭이 더 효율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터널의 크기와 장소 때문에 전력 공급선이라든지 인력 운반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 이 때문에 1960년대 이후로는 터널이 사실상 방치됐다.     그러다가 이 지하터널이 세간의 관심을 받은 일도 발생했다. 지난 1992년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발생한 대형 홍수가 대표적이다. 터널 인근에서 건물을 건축하다가 터널로 물이 유입됐고 이 터널을 통해 다운타운 곳곳에 홍수가 발생한 것이다. 이 때 주요 건물 1층이 모두 물에 잠겨 일대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시카고 시청은 터널에 물이 자유롭게 유입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차단벽을 설치하기도 했다. 또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다운타운에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을 때에는 이 곳에 시위대를 잠시 구금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안되기도 했으나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1938년 노동자 파업 당시에는 일부 시위대가 터널을 이용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기도 했다. 아울러 리차드 데일리 시장 당시 제안됐던 오헤어공항과 다운타운을 연결하는 고속 열차 운행에 터널을 사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지만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다만 당시 아이디어로 블록 37에 수퍼 스테이션이 착공되기는 했다.     전문가들은 이 터널이 모양은 유사한 딥 터널(deep tunnel)과는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딥 터널은 중서부의 지형적인 특징인 평평한 땅으로 인해 배수 문제가 심각해지자 폭우가 오면 발생하는 침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일종의 배수구다. 딥 터널을 통해 유입된 폭우는 저수지로 일단 저장된 뒤 천천히 강으로 배수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집중적으로 내리는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데 이 딥 터널은 지하 수백 피트 아래에 위치하고 있고 그 크기도 대형 트럭이 들어갈 정도로 넓다는 점에서 지하 터널과는 차이점이 있다.     지하 터널에 관한 책을 저술한 전문가에 따르면 도로 위에 만들어진 맨홀과 연결된 터널은 없었다. 시카고 다운타운 지역이 거의 모두 터널로 연결은 되어 있지만 지상과 직접적으로 통하는 구간은 없다는 것이다.     이 터널은 지금도 많은 보행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보행자길(Chicago Pedway)과도 구분된다. 보행자길은 다운타운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지하 도로와 브릿지를 일컫는 말로 화물 운송을 위한 터널과는 차이가 크다.       사실 이 지하 터널은 2000년대 이전까지는 도보 투어가 있어 호기심이 많은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안전상의 문제로 이후로는 접근이 금지됐으며 보안 시설도 설치돼 일반인의 접근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다운타운 지하 터널은 시카고의 역사와 관련된 많은 사실들을 설명하고 있다.     지하 터널이 당초에는 석탄을 비롯한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건설됐으며 이 터널을 통해 건물에서 나온 석탄재를 지상으로 운송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또 터널 건설을 하며 나온 대량의 흙은 현재 그랜트 파크에 버려졌다. 그랜트 파크와 밀레니엄 파크가 있는 곳은 예전 호수였다가 1871년 시카고 대화재 당시 발생한 잿더미가 이곳에 버려지며 매립된 것이다.     미국 도시 중에서 이렇게 건설된 지하 터널은 시카고가 유일하다. 영국 런던이 시카고 터널에서 착안해 비슷한 터널을 건설하기도 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다운타운 시카고 다운타운 다운타운 터널 지하 터널

2025.06.25. 13:50

썸네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