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LA다운타운…“도시 전체 흔든다”
LA다운타운(DTLA) 상권이 심각한 침체 위기에 빠졌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범죄와 노숙자 문제, 원격근무 확산, 낙후된 인프라가 동시에 겹치면서 업주들은 “다운타운이 더 이상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통계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다운타운 지역에서 약 1000개에 가까운 사업체가 문을 닫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다. 다운타운 금융지구 오피스 공간의 약 40%는 사실상 비어 있는 상태이며, 상가와 식당 공실률도 30% 수준에 달한다. 업주들은 다가오는 LA시장 예비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다운타운 회복을 핵심 공약으로 다뤄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경찰력 확대와 노숙자 문제 해결, 거리 청소 강화, 조명과 공공시설 개선 등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다. 다운타운 브로드웨이에서 20년 넘게 기프트숍을 운영 중인 업주 제말 클리크는 최근 가게 인근에서 강도를 당했다. 그는 점심을 준비하던 중 남성 두 명이 총을 들이대며 목걸이를 빼앗아 갔고, 경찰은 신고 후 45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의 다운타운은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지 않는 곳이 됐다”며 “매일 가게 문을 열 때마다 또 범죄 피해를 당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팬데믹 이후 다운타운이 급격히 무너졌다고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문화가 확산되면서 직장인 유동 인구가 크게 줄었고, 동시에 노숙자 캠프와 공개적인 약물 사용, 범죄 문제가 심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딜로이트와 KPMG 등 대형 기업들은 다운타운 사무실 규모를 축소하거나 철수했고, 금융회사 웨드부시 증권은 패서디나로 이전했다. 최근 남가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비즈니스 지역으로는 센추리시티와 컬버시티가 거론된다. 업주들은 “기업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상업용 부동산회사 CBRE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LA 메트로 지역 평균 사무실 출근율은 약 48% 수준에 머물고 있다. 팬데믹 직후보다는 다소 회복됐지만 전국 주요 도시 가운데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다운타운처럼 공무원과 오피스 근로자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단체들은 다운타운의 위기가 단순히 일부 상권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커뮤니티 집합체인 센트럴시티연합은 최근 시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다운타운이 LA시 전체 인구의 약 2%에 불과하지만 강도·폭행·절도 등 중범죄의 약 9%가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다운타운은 LA시 세수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비즈니스세와 호텔세, 주차세 등 각종 세수 상당 부분이 다운타운에서 발생해 왔으며 이는 시 전역 서비스 운영 재원으로 활용돼 왔다. 경제단체들은 “다운타운 침체는 결국 도시 전체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경제단체 회장은 “깨끗하고 안전하며 활기찬 다운타운은 결국 밸리와 웨스트사이드, 항만 지역의 거리 정비와 공공서비스까지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다운타운 업주들은 특히 기본적인 도시 인프라 관리 부실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파손된 인도와 어두운 거리 조명, 쓰레기 문제 등이 도시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구리선 절도 증가로 가로등 수리가 수개월씩 지연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공공안전 강화 요구도 거세다. 업주들은 LA라이브와 크립토닷컴 아레나, LA컨벤션센터 주변에 상설 경찰 전담팀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해당 지역에서는 불법 차량 집회와 폭주족 문제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해왔다. 시장 선거 후보들도 다운타운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다루고 있다. 캐런 배스 시장은 노숙자 지원 프로그램인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를 통해 다운타운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동시에 경찰 인력 확충과 경제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경쟁 후보들은 현 시정부가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일부 후보들은 보다 강경한 노숙자 철거 정책과 공공안전 강화 조치를 주장하고 있다. 업주들과 경제단체들은 샌프란시스코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빈 상가를 임시 카페와 갤러리, 소매점 등으로 활용하는 ‘공실에서 활성화로(Vacant to Vibrant)’ 프로그램을 통해 도심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동시에 불법 약물 판매 단속과 노숙자 텐트 철거 강화 등을 통해 도시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8년 LA올림픽을 앞두고 다운타운 회복 여부가 LA 전체 도시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주들은 “다운타운은 결국 LA의 얼굴”이라며 “지금처럼 방치된다면 국제도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원문은 5월 26일자 ‘Downtown L.A. businesses are in crisis. Owners want politicians to deal with it’ 제목의 기사입니다. 글= 로저 빈센트, 잇젤 루나·사진=명 J. 전la다운타운 도시 다운타운 지역 다운타운 회복 다운타운 사무실
2026.05.27.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