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맷돌에서 3시간 꾸었다는 달걀 2개를 지인으로부터 받았다. 아침에 커피를 내리고 달걀 2개를 재봉틀 옆 공간에 놓고 앉아서 물 한 잔을 마셨다. 그 귀한 달걀을 챙겨주는 친구의 배려다. 달걀 속이 보통 달걀과 다르다. 하얀색이 아니고 누런색이다. 씹는 맛도 물컹하지 않고 존득존득하다. 달걀을 보면서 기다림으로 채운 수고와 정성이 느껴진다.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배를 채우고 허기진 마음도 따뜻하게 한다. 달걀을 삶는 일은 기다림으로 시작된다. 삶은 달걀의 껍데기가 잘 벗겨지려면 냉장고에서 꺼낸 후 잠시 상온에 두어야 한다. 달걀 표면에 이슬이 송송 맺힐 즈음 끓는 물에 조심스럽게 집어넣고 7분쯤 끓이다가 찬물에 잠시 식힌 후 꺼내면 삶은 달걀이 완성된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도 기다림이 필요하다. 쉽게 자라는 듯 보이지만 어느 순간 방황하는 시기가 있다. 사춘기도 있고 힘들어할 때는 기다려야 한다. 인생이 쉽게 자라겠는가. 푹 삶는 기간도 있고 힘들게 지나야 하는 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 함께 기다려주는 부모가 되어야 함을 알게 된다. 톡톡 책상에 달걀을 두드린 후 껍데기를 벗기는데 오늘따라 잘 떨어지지 않는다. 출출한 배는 얼른 먹을 것을 달라며 보채건만 서두를수록 껍질은 조각이 난다. 껍질과 함께 흰 살점이 떨어진다. 달걀은 점점 곰보가 되어간다. 똑같은 조건으로 삶아도 하나씩은 있다. 달걀 모양을 지키기 위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껍데기를 조각조각 벗긴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조각난 달걀 껍데기를 하나씩 천천히 벗기는 동안 사람들과의 관계가 떠오른다. 껍데기가 잘 떨어지는 달걀처럼 손발이 척척 맞거나 생각이 통하는 이들은 만남부터 즐겁다. 만남이 기다려지고 헤어질 때도 아쉬움이 남는다. 함께 만들어 내는 결과물도 만족할 만하다. 하지만 토를 다는 이들은 만나기 전부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관계를 내팽개치지는 못하기에 힘을 빼고 느릿느릿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수고와 정성이 필요하다. 부족한 부분을 안아가야 할 때도 있고 손해를 봐야 할 때도 있다. 단순한 공감을 넘어 진지한 소통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달걀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주식이고 값도 싸고 영양은 풍부하고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었던 달걀이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값이 천정부지다. 지난 주말 채소가게에 갔었는데 어느 중년 부인이 2팩 달걀을 카트에 넣었다가 1팩을 다시 내놓는 광경을 보았다. 오랫동안 양계장을 운영하는 남미 사람이 있다. 일 년에 한두 번 닭장 청소를 하는 사람에게 닭똥을 모아 달라고 부탁을 한다. 친절하게도 버리지 않고 쓰레기 비닐 백에 넣어 야무지게 묶어서 준다. 닭똥은 운반하기가 무겁고 냄새가 심하지만 채소밭에 뿌리면 깻잎이 손바닥보다 넓고 색깔이 진녹색으로 반짝반짝 빛이 난다. 닭을 그 자리에서 잡아 주기도 하고 달걀을 판매한다. 아침에 내놓으면 오후에는 없다. 주위 사람들이 바로 구매하기 때문이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닮은 하루를 살아내기가 생각처럼 녹록지 않다. 인내심으로 천천히 달걀의 껍데기를 벗기듯 촘촘한 하루를 살아내야만 한다. 때론 기다림을 배우고 때론 수고스러움을 익힌다. 어쩌면 내 손에 쥐어지는 것보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 버리는 것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누군가의 허기진 영혼을 채워 주는 삶은 달걀이 된다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호주머니의 두둑함보다 마음의 풍요로움이 행복지수가 높다. 행복은 소박하고 가까이에 있다.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껍데기 달걀 달걀 껍데기 보통 달걀 달걀 표면
2025.03.31. 21:56
뉴욕 등 동부 지역 한인마트에서 판매된 포장 잡채가 알레르기 유발 성분 미표기 문제로 인해 리콜 조치됐다. 지난 14일 식품의약국(FDA)의 발표에 따르면 HAR 마세페스가 제조 및 판매한 ‘진가 잡채(사진)’가 식품 내 계란 사용된 것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아 리콜됐다. 해당 제품 사진에는 계란 지단으로 보이는 내용물이 함께 포장됐다. 다만 라벨에 이를 명시하지 않아서 리콜 대상이 됐다. 한식이 익숙한 한인들은 계란을 바로 알아챌 수 있지만 이를 모르고 섭취 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편 FDA는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가 섭취할 경우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리콜 대상은 8온스 및 12온스 용량의 제품으로, 여러 주에 걸쳐 H마트 매장을 통해 유통됐다. 리콜된 제품의 포장재는 투명 플라스틱이며, 상단에 유통기한 날짜가 2025년 3월 13일부터 3월 18일까지로 표시되어 있다. 리콜 대상 제품의 바코드 번호는 265405006495, 267405004495, 266405008496, 268405005499 등 4개다. 현재까지 해당 제품을 섭취한 소비자에게서 질병이나 알레르기 반응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리콜은 뉴욕주 농업 및 시장 식품 검사관이 매장에서 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라벨에 계란 사용 여부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뤄졌다. 리콜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구매처로 반품하면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우훈식 기자미표기 달걀 잡채 리콜 h마트 매장 미표기 문제
2025.03.17. 19:36
계란값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CNN은 노동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계란 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28.1% 급등해 모든 식품항목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계란값 상승 원인은 이번에도 조류독감이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조류독감으로 인해 지난 2022년 1월 이후 전국 48개 주에서 약 1억100만 마리의 닭이 폐사됐다. 농무부는 7월 총 계란 생산량이 전년 대비 2.6% 줄어드는 등 조류독감 영향으로 산란량이 두 달 연속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팬데믹 이전까지 2달러대를 유지했던 계란 12개당 평균 가격은 현재 3.20달러를 기록하고 있지만 2022년 말~지난해 초 조류독감 영향으로 평균 4.82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마켓정보 플랫폼 데이터셈블리에 따르면 계란 평균 가격은 지난 2019년 10월 이후 83% 급등해 소비자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거의 두배나 더 지불하고 있다. LA지역 한인마켓에서도 계란값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 마켓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월 6달러대였던 20개들이 계란 한판이 26일 기준 9달러로 올랐다. 또다른 곳 역시 흰계란과 갈색 계란 한판의 판매가는 각각 7.59달러와 9.99달러였다. 한인마켓의 계란 가격은 조류독감 영향으로 지난해 1월 일부에서 20개들이 한판이 17.99~18.99달러에 팔리기도 했으나 3월에는 3~6달러대로 떨어진 바 있다. 웰스파고 농식품 연구소의 케빈 버그퀴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조류독감이 계속될 경우 올가을과 연말연시에도 계란값이 계속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낙희 기자 [email protected]조류독감 파동 계란값 상승세 조류독감 영향 파동 조짐 계란 금란 달걀
2024.09.26. 22:35
맥클린 한국학교(교장 이은애)가 지난 1일 종려주일과 부활절을 앞두고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과 부활에 감사하기 위해 뜻 깊은 특별 수업을 진행했다. 특별수업(진행 김주리 교사)에서 학생들은 종려주일과 부활절을 배웠다. 찬양에 맞춰 모두가 힘차게 율동을 하고 “부활절,” “예수님,” “사랑,” “감사” 등을 한국어로 읽는 퀴즈를 진행 후, 특별한 에그 헌팅(계란 속의 보물찾기) 시간도 가졌다. 이 중, 우천 관계로 실내에서 실시한 '에그 헌팅'은 큰 호응을 받았다. 부활절에 관한 한국어 낱말들이 숨겨진 달걀들을 찾은 아이들은, 달걀 속의 낱말을 읽고 발음하며 단어의 뜻을 가슴에 새겼다. 또한, 학생들은 달걀을 예쁘게 장식하고 꾸미며 그리스도의 부활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은애 교장은 " 오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부활절의 기쁨, 그 참 뜻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부활절 달걀 한국어 낱말들 이은애 교장 교장 이은애
2023.04.03.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