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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버블과 판박이…이례적 경고 이어져

지난주 S&P 500 지수가 7,400선을 넘어 또 한 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뉴스는 온통 기쁜 소식으로 가득했고, 소셜미디어에는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넘쳐났다. 그런데 지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같은 날 S&P 500 구성 종목 중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무려 85개 더 많았다. 즉, 지수는 올랐지만 대다수의 개별 종목은 내려갔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신호다. 지수가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동시에 52주 신저가 종목이 전체의 5%를 넘어선 것도 역사상 단 네 번뿐이었는데, 나머지 세 번이 각각 1929년 7월, 1973년 1월, 그리고 1999년 12월이었다. 모두 대형 하락장 직전이었다.   4월 말 이후 S&P 500 상승분의 절반을 불과 5개 종목이 만들어냈다는 사실도 심상치 않다. 랠리의 폭이 극도로 좁아진 것이다. 시장 전체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극소수의 대형 기술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나머지는 조용히 흘러내리고 있다. 이는 강세장의 건강한 모습이 아니다.   ▶2000년과 섬뜩한 유사성   투자 세계에서 “이번은 다르다”는 말은 가장 위험한 말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가격 패턴을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직전과 겹쳐 놓으면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2000년 당시 다우지수는 1월 14일에 정점을 찍은 뒤 36거래일에 걸쳐 하락, 25거래일의 반등을 거쳤다. 전체 60거래일이 소요되었고, 이 시점에 S&P 500은 새로운 고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반등이 마무리되는 순간, 본격적인 약세장이 모든 지수에 동시에 시작되었다. 나스닥은 이후 2년 반에 걸쳐 78%가 폭락했다.   현재를 보자. 다우지수는 올해 2월 10일에 고점을 찍고, 33거래일에 걸쳐 하락한 후, 27거래일 동안 반등했다. 전체 60거래일, 그리고 이 반등 정점에서 S&P 500은 사상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려운 수치적 유사성이다. 물론 모든 유사성은 언제가는 달라진다. 그러나 이 패턴이 지속된다면 다우지수는 현재 본격 하락의 시작점에 서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극단적 낙관론, 과열 온도계   시장의 온도를 측정하는 심리 지표들이 일제히 경보를 울리고 있다. 투자자 낙관도를 측정하는 Market Vane's Bullish Consensus(MVBC) 지수가 76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30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지표가 마지막으로 이 수준에 근접했던 때는 2007년 5월이었는데, 당시 S&P 금융주 지수는 그 직후 정점을 찍고 이후 18개월 만에 85%가 폭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200일 이동평균 대비 60% 높은 수준에 위치해 있다. 이는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나스닥 100도 13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희귀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밈 주식 ETF는 3월 말 이후 60% 급등했다. 적자 기술주 바스켓은 같은 기간 31% 올랐는데, 이는 S&P 500 대비 두 배를 넘는 상승이다.   주식 풋/콜 비율도 0.50까지 내려갔다. 이 수치는 옵션 시장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대한 보호를 거의 사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2021년 12월 9일 이후 최저치로, 그날은 나스닥의 2021년 11월 정점과 다우·S&P 500의 2022년 1월 고점 사이의 시점이었다. 모두가 불안 없이 확신에 차 있을 때, 바로 그때가 가장 주의가 필요한 순간임을 역사는 반복적으로 가르쳐왔다.   ▶채권과 달러가 말하는 것   주식시장 밖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4.38% 수준이며, 30년 장기채 금리는 한때 5%를 넘어섰다.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내려간다는 의미인데, 이는 채권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점점 더 멀리 보고 있다는 신호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2026년 내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을 93% 이상으로 보고 있다.   미국 달러 인덱스(DXY)는 97~98 수준에서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달러가 강해지면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금은 일시적 조정 국면 속에서도 여전히 역사적 고가권에 머물러 있다. 이는 어딘가의 불확실성에 대한 방어 수요가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다우 교통주 지수가 단 3거래일 만에 16% 폭락한 사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통주 지수는 경제의 실물 흐름을 반영하는 선행 지표로 알려져 있다. 주요 지수가 신고가를 찍고 있는 상황에서 교통주가 급락하는 것은 ‘다우 이론’상 비확인 신호로, 전통적으로 추세 반전의 전조로 해석된다.   ▶일반 투자자 대책은     먼저 명심할 것은, 이 모든 경고 신호가 “지금 당장 팔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이다. 시장은 예측보다 오래 과열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이 무방비 상태로 있어도 된다는 뜻도 아니다. 지금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국면이 아니라 번 것을 지키는 국면이다.   첫째, 과도하게 집중된 포지션을 재검토하라. 최근 수익률이 좋았던 빅테크, AI 관련주, 반도체주에 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쏠려 있다면 일부 이익을 실현하고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둘째,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현금은 수익을 포기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하락장에서 저점 매수를 할 수 있는 최강의 무기다. 연 3.5~4%대의 단기 국채나 머니마켓 펀드(MMF)는 리스크 없이 보유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셋째, 헤지 수단을 검토하라. 지수 인버스 ETF나 옵션을 활용한 풋 매수는 하락장에서 계좌 손실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전액 투자가 아닌,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방어적으로 운용하는 개념이다. 이전 칼럼에서 소개한 헤지펀드 전략이나 리퀴드 얼터너티브도 이런 국면에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넷째, 장기 투자자라면 패닉에 흔들리지 마라. 가정의 은퇴 자산이 10~20년을 내다보는 장기 투자라면, 단기 조정은 결국 더 좋은 가격에 재투자할 기회가 된다. 다만 지금 새로운 자금을 공격적으로 투입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수비의 계절   시장이 신고가를 달릴 때 경고를 말하기란 쉽지 않다. 모두가 흥분해 있을 때 “조심하라”는 목소리는 비관론자, 혹은 기회를 놓치게 만드는 방해꾼처럼 들리기 쉽다. 그러나 투자의 역사는 언제나 가장 위험한 순간이 가장 안전하게 느껴질 때라고 가르쳐왔다.   현재 복수의 기술적 지표, 심리 지표, 내부 구조 지표가 동시에 이례적인 경고를 보내고 있다. 모든 신호가 반드시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욕심을 내기보다 번 것을 지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포트폴리오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수준을 확인하고, 하락에 대비한 방어 장치를 갖추어 두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태도다. 시장의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계획을 지키는 것이 언제나 최선의 전략이다. 켄 최 아피스 자산관리 대표 [email protected]판박이 경고 당시 다우지수 하락 25거래일 닷컴 버블

2026.05.13. 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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