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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45년형의 단죄, 끝나지 않은 치유

45년형. 라크레센타 지역 한인 초등학생 성추행 사건의 피고인 스테판 나다니엘 리스던에게 지난 8일 내려진 단죄다. 〈본지 5월 13일자 A-4면〉   법원이 내린 형량이 피해자들이 견뎌야 했던 시간을 보상해줄 수 있을까.   피해 사실은 10년이 지나서야 세상 밖으로 드러났다. 당시 초등학교 3~4학년이었던 피해자들은 그저 친구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수다 속에 웃고 떠들던 어린아이들이었다. 추억으로 남았어야 할 시간이 한 아빠의 빗나간 욕정으로 평생의 끔찍한 악몽으로 변했다.   너무나도 어린 나이였기에 피해자들이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정확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취재 과정에서 피해 학생들이 당시 부모가 알면 슬퍼할까 봐 침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증언도 들었다. 피해자들은 그렇게 피해 사실을 숨겨야 했다.   부모에게조차 털어놓기 힘든 일을 법정의 낯선 사람들 앞에서 다시 진술하는 과정 역시 또 다른 고통이다. 피해자들은 결국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다시 꺼내야 했고, 그 과정 자체가 또 다른 아픔이었다.   이번 사건에서 더욱 씁쓸한 점은 리스던이 주변 학부모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은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신학교 출신으로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해왔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차를 조심하라고,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친구의 부모를 경계하라고 가르치는 이는 많지 않다.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던 성인이 오히려 가해자가 됐다는 사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진다.   현재 피해 학생들은 대학생이 됐다. 하지만 일부는 지금까지도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한 피해 학생은 아직도 낯선 중년 남성을 보면 순간적으로 경계심이 든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충격은 그렇게 일상 속에 남아 있다.   리스던의 형량 소식에 이번 사건과 관련된 한 학부모가 당부의 말을 했다.   그는 “분명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더 있을 것”이라며 “이제는 숨기지 말고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서 꼭 치료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혹시 피해자가 더 있다면, 용기를 낼 때다. 상처는 아물 수 있다.      관련기사 한인 초등생 성추행범 45년형…'친구 집에서 슬립오버'의 악몽 송윤서 사회부 기자취재수첩 단죄 치유 주변 학부모들 취재 과정 당시 부모

2026.05.1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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