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은 '탈 미국'…대공황 이후 첫 인구 순유출 충격
올해로 건국 250주년을 맞은 이민자의 나라 미국이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인구 순유출을 기록했다는 추산이 나왔다. 지난해 미국을 떠난 사람이 미국으로 들어온 이민자를 추월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루킹스연구소 분석을 인용해 지난해 순이민자가 약 15만 명 감소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으로 유입된 이민자는 약 260만~270만 명으로, 2023년(약 600만 명)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국토안보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67만5000명이 추방됐고, 220만 명이 자진 출국했다. 이와 함께 미국 시민의 해외 이주 증가도 두드러지고 있다. WSJ가 15개국 통계를 종합한 결과 최소 18만 명의 미국인이 해외로 이주했으며,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상당수에서 미국인 거주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포르투갈의 경우 팬데믹 이후 미국인 거주자가 500% 이상 늘었고, 아일랜드·독일·스페인·멕시코 등도 주요 이주지로 부상했다. 이는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유입 이민자보다 인구 순유출이 더 많았던 것으로 추산된다. 해외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과 의료·요양 비용 절감을 위해 국외로 이동하는 고령층도 증가하고 있다. 높은 달러 소득을 기반으로 원격 근무자와 은퇴자들이 해외에서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WSJ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미국을 떠나는 것이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이 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국적 취득이나 세금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한 시민권 포기 신청도 증가세다. 외국 여권 취득 또는 해외 소득에 대한 과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 포기를 요청하는 신청이 수개월 치 밀려 있다고 이민 관련 업체들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시민권 포기 신청은 전년 대비 48%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증가 폭이 더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유럽 국가들은 비자 규제 완화와 세제 인센티브를 통해 미국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비와 안정된 치안, 보행 친화적 도시 환경, 비교적 합리적인 주거·교육 비용 등이 주요 유인으로 꼽힌다. 템플대 케이틀린 조이스 연구원은 “이 같은 흐름은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인식을 약화시키는 신호”라며 “해외로 이주한 미국인 상당수가 삶의 질 측면에서 더 만족한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은영 기자미국 아메리칸 인구 순유출 아메리칸 드림 대공황 이후
2026.02.26.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