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마라"...토론토 10km 마라톤 도전하는 96세 최고령
2017년 뇌수술 고비 넘기고 재기... 영하 30도 혹한 속에서도 스카보로 거닐며 훈련 26년째 이어진 자선 행사... 올해 2만 4천 명 참가 및 누적 기부금 3,000만 달러 돌파 최첨단 스마트워치와 화려한 러닝복을 갖춘 젊은 주자들 사이로, 오직 배번호 하나와 “계속 움직여야 한다”는 일념만으로 출발선에 서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올해 96세를 맞이한 스카보로의 패짓 블라자(Paget Blaza) 씨다. 10일 열리는 ‘스포팅 라이프 10K(Sporting Life 10K)’ 마라톤의 최고령 참가자 중 한 명인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하며 토론토 도심을 달릴 예정이다. 영하 30도 혹한도 꺾지 못한 의지... 뇌수술 이겨낸 '철전의 러너' 블라자 씨에게 이번 겨울 훈련은 유독 혹독했다. 체감 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떨어지고 눈과 얼음이 스카보로 길거리를 뒤덮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부인 수잔 블라자 씨는 “남편은 매일 달력에 목표를 적고 운동량을 기록하며 스스로를 단련한다”며 “그에게 나이란 삶을 제약하는 요소가 전혀 아니다”라고 전했다. 사실 그는 2017년 대규모 뇌수술을 받으며 생사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수술 후 “다시 내 발로 서서 뛰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그를 다시 트랙으로 불러들였다. 나보다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캠프파이어 써클’ 돕는 따뜻한 질주 블라자 씨가 이토록 달리는 이유는 단순히 건강 때문만은 아니다. 이 대회는 투병 중인 어린이들에게 캠핑 경험과 기쁨을 선사하는 자선 단체 ‘캠프파이어 써클(Campfire Circle)’을 후원한다. 1930년생인 그는 “나보다 불우한 이들을 돌보라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고, 그것이 여전히 나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회에는 약 2만 4,000명의 러너가 참가해 온타리오 전역의 아픈 아이들을 위한 기금 마련에 힘을 보탠다. 재단 측은 2030년까지 수혜 아동을 현재 3,000명에서 1만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노년의 삶에 던지는 묵직한 울림, '계속 움직임'의 가치 고령화 시대에 패짓 블라자 씨의 질주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의 도전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노년의 삶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와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현재의 나 자신으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그의 말은 결과 중심적인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신체적 한계와 혹독한 환경을 핑계 삼지않고, 곁을 지켜주는 배우자와 함께 한 걸음씩 내딛는 그의 모습은 이번 주말 토론토가 맞이하게 될 아름다운 풍경이 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email protected]토론토 마라톤 최고령 참가자 토론토 도심 대규모 뇌수술
2026.05.11. 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