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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84조 달러…사상 최대 자산 대물림 진행중

거대한 규모의 자산이 부모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이전하고 있다. 세대 간 부의 이전으로 불리는 대규모 자산 이동은 가족 자산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현상이다.   시장조사회사 세룰리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침묵의 세대(1928~1945년생)와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의 자산과 저축 총액은 은퇴생활비와 의료비를 초과한 상태다. 이들 세대는 재산 대부분을 직계가족에게 물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세룰리는 막대한 부의 이전으로 X세대(1965~1980년생)와 밀레니엄 세대(1981~1996년생), Z세대(1997~2012년생)가 2043년까지 84조 달러의 자산을 상속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72조6000억 달러는 상속인이 받게 되고 11조9000억 달러는 자선 단체에 기부될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거대한 자산 이전은 이미 2010년대 중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함께 시작됐다. 올해까지 자산의 절반 정도가 다음 세대로 넘어가고 이런 흐름은 2045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벤치마킹 회사인 하츠&월리츠가 2022년 6000여 가구를 조사한 결과 60%가 부동산과 투자, 현금으로 상속을 끝냈거나 상속 계획을 갖고 있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따르면 2020년 이후에만 밀레니엄 세대의 자산은 4조 달러가 증가했다. 젊은 세대의 자산 이득에서 부의 이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연준의 통계에 따르면 침묵의 세대가 보유한 자산은 18조900억 달러다. 〈그래프 참조〉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은 78조2900억 달러에 이른다. 60세 이상이 전체 부의 절반이 넘는 95조 달러 이상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전문가들은 거대한 자산 이전을 예상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서사적이라고 불릴 만큼 거대한 부를 쌓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번영기에 태어난 이들은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제 호황기에 사회에 진출해 부동산과 주식으로 부를 축적했다. 1983~2023년 주택 가치는 500% 이상 증가했고 주식 상승 폭은 부동산보다 컸다. 연준이 집계한 전체 가계의 자산은 1989년 38조 달러에서 지난해 140조 달러로 급증했다.   사상 최대의 자산 이전은 한편으로 부의 편중을 심화할 수 있다. 다음 세대로 이전하는 전체 자산의 42%에 해당하는 35조8000억 달러는 상위 1.5%의 초고액 자산 가구에 집중됐다. 이들은 현금 등 유동자산이 500만~2000만 달러인 고액 자산가들이다. 상위 10%의 자산 규모는 하위 90%의 자산과 비슷하다. 하위 50%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자산 이전의 8%에 불과하다. 하츠&월리츠 조사에서 대상 가구의 54%는 투자 가능 자산이 10만 달러 미만이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산 이전이지만 부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인종 간 격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 이사회가 2019년에 발간한 부의 격차 보고서는“전형적인 백인 가족은 전형적인 흑인 가족보다 8배, 전형적인 히스패닉 가족보다 5배 많은 재산을 갖고 있다”고 집계했다. 자산 이전에서 벌어질 인종별 격차를 보여주는 수치다. 〈그래프 참조〉   부의 격차 확대를 암시하는 최근 사례는 스위스 금융기업 UBS가 발간한 ‘억만장자 야망 보고서’다. 보고서가 올해 4월 초까지 1년 동안 전 세계에서 억만장자가 된 이들의 부의 원천을 분석한 결과 창업보다 상속으로 인한 부가 많았다. 상속으로 쌓은 부가 창업을 넘어선 것은 보고서를 발간한 지 9년 만에 처음이다. 보고서가 집계한 상속인 가운데 53명은 1년 새 모두 1508억 달러를 물려받았다.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84명이 창출한 부의 누적액은 1407억 달러였다.     이러한 변화는 자산 이전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UBS의 개인자산설계 부문 존 매튜스 책임자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가 모두 이야기해 왔던 엄청난 부의 이전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세계 억만장자의 평균 연령은 약 69세다. 이러한 전환 또는 부의 이양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액 자산 가정을 제외하면 자산 이전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생활비와 장기 요양 등의 비용을 감당하려면 자녀에게 재산을 넘기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기 요양 등 노후 건강과 관련한 비용은 여전히 본인과 메디케이드 부담이 가장 많다. 20~30년 전만해도 세대 간 부의 이전이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상위 계층을 제외하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다른 어느 세대보다 여행과 외식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고 자식 세대들은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자식 세대인 밀레니엄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자녀 출산을 늦게 하면서 적지 않은 베이비붐 세대가 일과 가정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쌓아놓은 자산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상위 계층의 거대한 부의 대물림과 달리 중산층 이하 가정에서는 자산 이전이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안유회 에디터FOCUS 대물림 자산 대규모 자산 가족 자산 자산 이득

2023.12.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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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전통의 대물림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는 쑥스러워 서먹서먹한 자리가 된다. 마찬가지로 눈에 설은 볼거리나 먹거리, 귀에 익지 않은 소리에도 다가서기가 망설여진다.     패션이란 흐름에 따라 변해야 한다지만 거북한 모습을 보이는 때도 많다. 한복이 그렇다. 개량 한복은 나무토막처럼 뻣뻣하고 곧은 선에다 쓸데없는 노출로 역겹게 한다. 나긋나긋이 우아한 선을 보여주는 옛 한복을 그대로 지켜주길 바랄 뿐이다.       건설현장 착공식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베니어판으로 모래 바닥을 가리고 제삿상을 올린다.  제삿상 앞줄 한가운데 말쑥하게 면도를 한 돼지 머리가 히죽이 웃고 있다.     미국인 공사감독들이 돼지에 큰 절을 올린다. 기다란 다리를 구부리어 엉거주춤 세 번씩 절을 한 카우보이들이 돼지 입에 10달러짜리 거액을 물리고 장난스러운 몸짓을 하며 떠들썩하게 웃는다. 문화의 차이다.     유럽의 성당들을 어둡고 칙칙하다. 중국의 절이나 궁궐들은 현란한 원색의 빛이 당혹스럽다. 깨끗하게 상품을 정리해 놓은 일본의 백화점이나 마켓에는 정이 가지 않는다.   남대문을 비롯해 왕십리, 영등포와 모란의 질펀한 시장바닥이 넉살 좋은 사람들의 푸짐한 인심으로 채워지는 한낮을 그리는 촌사람이 되고 만다.     우리의 민요가락에 흥이 나고 대중가요의 아픈 뜻을 풀이하며 마음이 젖는다.       우리는 누구인가, 5천년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채 세계의 구석구석을 채우며 살아가는 동포다. 이제 2세에 자리를 내주어 할 때가 오면서 후손들에게 물려줄 정신적 유산을 준비해 갖고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             정의와 자부심으로 떳떳이 살아온 길이라면 굳이 내세우지 않아도 2세들은 벌써 알아채고 그들의 갈 길을 찾아내리라 믿는다. 말보다 몸짓이 더 진한 길잡이이기에.   남철 / LA독자 마당 대물림 전통 제삿상 앞줄 개량 한복 건설현장 착공식장

2021.10.2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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