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만 바라보지 말고 합리적 교육 투자 따져라
대학 교육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많은 가정이 자녀의 대학 진학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연간 9만 달러를 웃도는 사립대 등록금 앞에서 중산층 가정조차 “과연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오와주의 소규모 리버럴 아츠 칼리지(LAC)인 코넬 칼리지가 내놓은 ‘세이브 유어 시트’(Save Your Seat) 프로그램은 주목할 만한 혁신이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단순하다. 복잡한 입학 신청서나 연방 학자금 보조 신청서(FAFSA)를 작성하기 전에 학생들이 미리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재정보조 규모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전국 약 2만명의 고교생이 이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며, 제3자 데이터베이스와 코넬이 축적한 수십 년간의 재정 지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예상액을 받는다. 웬디 베케마이어 등록관리 부총장의 말처럼 ‘대학 비용에 대한 오해와 과장된 부채 사례’가 많은 가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실에서 이런 투명성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가정이 대학 교육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아예 명문 사립대 지원을 포기하고 자녀의 꿈을 축소시키는 경우가 빈번하다. 사실 미국 사립대학의 ‘정가’는 대부분 허수다. 현재 사립 비영리 대학들의 평균 등록금 할인율이 56.3%에 달한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전체 학부생 대상으로는 평균 51.4%의 할인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할인이 각 가정에 어떻게 적용될지 미리 알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코넬의 새로운 시도는 이런 불투명성을 걷어내고, 가족들이 실질적인 비용을 미리 계산할 수 있게 해준다. 코넬 칼리지의 경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간 총비용이 6만6840달러에 이르지만 모든 풀타임 학생들이 최소 3만3000달러의 장학금을 보장받는다. 이는 총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4년간 갱신 가능한 이 장학금에 연방 재정보조와 아이오와주 학생들을 위한 주정부 보조금까지 더해지면 실질적으로 많은 학생이 3만 달러 중반대의 비용으로 수준 높은 리버럴 아츠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 흥미로운 점은 조기 결정에 대한 인센티브 구조다. 2025년 9월 1일까지 입학을 확정한 학생들에게는 장학금 혜택은 물론 기숙사 및 1학년 세미나 신청 우선권이 주어진다. 11월 8일까지 디파짓을 납부하면 이런 혜택들이 보장되고, 같은 기간 내에 입학 설명회나 개별 방문을 완료한 학생에게는 추가로 500달러의 현금이 제공된다. 이는 학생들의 빠른 결정을 유도하면서도 동시에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혜택을 제공하는 윈-윈 전략이다. 학생 수 1000명 남짓한 코넬 칼리지의 이런 시도는 단순한 선의가 아니다. 미국 고등교육 시장에서 소규모 사립대학들이 직면한 생존의 위기를 반영한다. 스탠퍼드대나 하버드대 같은 대형 명문 사립대는 말할 것도 없고, UC버클리나 미시간 대학교 같은 명문 주립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코로나 19팬데믹 이후 많은 소규모 사립대학들이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전략의 혁신은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던지는 더 큰 메시지는 대학 입학 과정 자체의 변화 필요성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대학 입학은 복잡한 서류 작업, 불투명한 재정 지원 과정, 그리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특히 중산층 가정의 경우 소득이 너무 높아 대부분의 필요 기반 지원에서 제외되지만, 전액을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이른바 ‘도넛 홀(donut hole)’ 딜레마에 빠지곤 했다. 물론 이런 접근법이 모든 대학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코넬처럼 소규모이면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운영이 가능한 대학이기에 가능한 시도다. 대형 주립대나 지원자가 수만 명에 달하는 명문 사립대에서는 이런 개인 맞춤형 접근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향후 다른 대학들이 이런 접근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발전시킬지, 그리고 이것이 미국 고등교육의 접근성과 공정성 개선에 어떤 실질적 기여를 할지 지켜볼 일이다. 결국 대학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이 학생과 가족에게 미치는 실질적 효과로 판단되어야 한다. 코넬 칼리지의 ‘세이브 유어 시트’ 프로그램은 이런 가치 중심적 사고의 구현체이자 미국 고등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문의:(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명문대만 합리 사실 사립대학 대학 교육비 코넬 칼리지
2025.07.20.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