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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관련 박사 학위자 수요 늘어난다…급변하는 취업 시장 대처법

불과 수년 전만 해도 꼭 박사학위가 아니어도 좋은 직장과 좋은 연봉이 매우 많아서 미국은 구직자에게는 천국 같은 곳이었는지도 모른다. 신사복이나 여성 정장을 입고 출근해서 점심까지 제공받으며 온라인 쇼핑을 즐기며 살았다. 그런데 AI가 출현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아무도 겪어 보지 못했던 것이 오로지 펜데믹 뿐인가. AI시대도 끝을 모르는 기술 발전에 망연자실한 분야가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덕분에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더 전문가들이 필요해지고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전망이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다는 것은 긴 시간과 막대한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사 학위가 오히려 취업에 불리하다"는 이야기는 오래된 편견이 됐다. 대학 강단의 종신 교수직(tenure-track)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계.정부.연구기관에서 고학력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커리어 카운슬러 조시 헨킨(Josh Henkin)은 "현재 미국 내외적으로 박사 학위 취득자를 강하게 원하는 분야가 여럿 있다"고 말한다. 특히 기술과 보건은 주요 성장 분야이며, 일부 직종은 연간 10만 달러를 훌쩍 넘는 연봉을 제공한다.   US뉴스& 월드리포트 지난 2월 발표한 분석 기사와 연방 노동통계국(BLS) 자료에 따르면, 박사 학위가 실질적인 취업 경쟁력으로 작동하는 분야가 네 곳 선정됐다.     1. AI.데이터 사이언스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 관련 직종은 미국 노동시장 전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다. 특히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기업들이 AI와 데이터 분석 활용 등을 확대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2024년 기준 중간 연봉은 약 11만 2590달러이며, 2034년까지 34%의 일자리 증가가 예상된다. 컴퓨터.정보 연구 과학자는 더 높은 중간 연봉인 약 14만 910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고용이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수치는 전체 직종 평균 성장률 3.1%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학사 학위만으로도 이런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박사 학위는 한 단계 더 높다. 헨킨은 "이 분야에서 박사 학위에 대한 수요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역할을 넘어, AI 연구 과학자, 머신러닝 아키텍트, AI 윤리 전문가 같은 직책으로 확장된다"고 설명한다. 이런 역할은 복잡한 문제 해결, 독창적 사고, 새로운 지식 창출 능력을 요구하며, 이는 대학원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훈련되는 역량이다.   연방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개발자 고용은 2023년부터 2033년까지 17.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전체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AI가 일부 업무를 자동화하더라도,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유지하며 분석하는 인력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컴퓨터 과학, 통계학, 수학 기반의 박사 과정은 졸업 후 빅테크 기업의 연구직이나 스타트업의 핵심 인력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입학 전부터 산업 경험을 쌓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2. 헬스케어·생명과학   헬스케어 분야는 기술 발전과 인구 고령화가 맞물려 가장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영역이다. 단순한 임상 직종을 넘어, 의료 데이터 분석·신약 개발·공중보건 정책 분야에서 박사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게 높아지고 있다.   의학 과학자(medical scientist)의 경우, 방역학자(epidemiologist)를 제외한 직종의 고용이 2023년 대비 2033년에 11% 높아질 것으로 BLS는 전망하며, 2023년 기준 중간 연봉은 10만 890달러였다.   AI와 데이터 분석에 능숙한 전문가는 15% 높은 보수를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바이오테크 기업이 AI 기반 신약 개발과 유전체 연구에 투자를 늘리면서, 생물학·화학 지식과 데이터 사이언스를 모두 갖춘 MD, PhD 등 박사급 인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경쟁력을 갖게 된다.   AI 기술은 헬스케어에서 대규모 의료 데이터 분석, 진단 정확도 개선, 치료 계획 최적화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AI 기반 분석에 능숙한 전문가에 대한 수요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제 의대 진학이 전부가 아니다. 생명공학, 공중보건학(MPH.DrPH), 의료정보학(Biomedical Informatics) 박사 과정은 병원, 제약사, 정부 기관, 글로벌 NGO 등 다양한 진로로 연결된다.   3. 기후 과학·환경 정책   기후 변화 대응이 글로벌 의제로 자리 잡으면서, 환경 과학과 기후 정책 분야의 박사 수요도 주목할 만하다. 아직 연봉 수준이 다른 이공계 분야에 비해 낮지만, 공공 가치와 직업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환경 과학 박사는 지속 가능성과 정책 관련 직책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환경 과학자의 중간 연봉은 8만 60달러이며 상위 10%는 13만 달러 이상을 받는다. 고용 성장률은 4%로 꾸준한 수준이다.   헨킨은 주 정부와 연방 정부, 민간 산업, 기후 중심 조직에서 박사급 과학 연구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AI 기술은 기후 패턴 모니터링, 자연재해 예측, 복잡한 생태 데이터 처리를 통한 자원 관리 등에서도 활용되며, 기후 연구 및 정책 수립 분야에서 새로운 직책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환경공학, 대기과학, 에너지 정책 분야의 박사 과정은 세계은행·유엔환경계획(UNEP) 같은 국제기구나 각국 정부의 기후 정책 부서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된다.   4. 정부·정책 연구   정부 일자리는 장기적 안정성과 정해진 복리 후생이라는 민간 부문이 따라가기 어려운 강점을 제공한다. 특히 박사 학위를 가진 연구자에게 연방 정부와 싱크탱크, 정책 연구기관은 중요한 고용처가 되고 있다.   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개발·유지·분석하는 인력으로서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역할을 넘어서는 직책에 배치된다. 정책 결정을 뒷받침하는 데이터 분석가, 과학 자문관, 규제 연구원 등의 직책에서 박사 학위는 신뢰성과 전문성의 증거가 된다.   박사 과정은 점점 더 전공 분야와 연관된 기관에서의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문적 연구를 풍부하게 할 뿐만 아니라, 커리어 탐색을 촉진한다.   ▶박사 학위 취득 전 점검할 것   박사 학위가 유리한 분야가 있다고 해서 모든 학생에게 박사 진학이 정답은 아니다. 헨킨은 박사 과정에 뛰어들기 전에 먼저 산업 현장에서 일하며 실제 경험을 쌓고, 그 이후 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위해 고급 학위가 필요한 지를 판단하라고 조언한다.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의 대학원 커리어&라이프 디자인 담당 디렉터 애니 맥스필드(Annie Maxfield)는 "입학할 때 사실이었던 것이 졸업할 때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사 과정에 진입하는 동안 취업 환경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는 뜻이다. 맥스필드는 자신이 원하는 직장 환경을 알고, 고용주에게 자신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학생에게 박사 학위는 "평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훈련"이 된다고 강조한다.   ▶박사 학위는 도구일 뿐 목적지가 아니다   박사 학위 취득자는 학사 학위 취득자보다 중간 연봉이 50% 높다. 그러나 이런 수치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깊이 파고들고 싶은 문제가 있는지, 문제를 풀 수 있는 분야에서 박사 학위가 실질적인 차별점이 되는지를 냉정하게 따져보는 것이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헬스케어, 기후 과학, 정책 연구. 지금 이 네 분야에서 박사 학위는 단순한 학력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더 넓은 문을 여는 실질적인 열쇠로 작동하고 있다. 자녀들이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다면, '어느 학교'보다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가'를 먼저 묻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장병희 객원기자대처법 학위자 박사 학위 데이터 분석 데이터 기술

2026.04.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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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읽기] 마윈의 ‘데이터’

지난해 11월 11일, 중국에서는 여지없이 솽스이(雙十一) 쇼핑 축제가 열렸다. 당일 하루 중국에서 발생한 배송 건수는 약 6억3900만 건. 물량 대부분이 24시간 안에 배송됐다. 북부 헤이룽장(黑龍江)성 고객이 남쪽 광둥(廣東)성에서 만든 나이키 신발을 오전에 주문해 오후에 받는 식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우리는 IT(정보기술)시대를 지나 DT(데이터 기술)시대로 향하고 있다.’ 알리바바 설립자 마윈(馬云)이 2014년 던진 화두다. 남들이 빠른 정보처리에 몰두하고 있을 때 그는 고객 데이터 확보에 주력했다. 알리의 빅데이터는 상품 수요를 정확히 예측했고, 해당 지역 물류센터에 상품을 미리 가져다 놓을 수 있었다. 헤이룽장과 광둥의 3000㎞ 거리가 사라진 이유다.   마윈이 ‘신유통’을 말한 건 2016년이다. ‘온·오프라인의 통합, 빠른 배송, 100% 페이 결제’가 핵심이다. 당시 설립된 신선식품 매장 허마센셩(盒馬鮮生)은 ‘반경 3㎞ 이내, 30분 배달’을 기치로 내걸고 배송 전쟁을 벌였다. ‘하루 묵힌 채소는 없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MD(상품기획자)를 농촌으로 내몰았다. 페이 결제로 금융정보가 더해지면서 마윈의 데이터는 더욱 충실해졌다.   마윈이 ‘신유통’을 얘기하고 있을 때, ‘우리는 아예 유통을 없애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핀둬둬 설립자 황정이다. 2015년 설립된 핀둬둬는 고객과 공장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C2M)으로 가격을 낮췄고, 여기에 공동구매 기법을 더해 값을 더 내렸다. 그의 비즈니스 모델에는 물류 창고도, MD도 필요 없었다. 그래서 가격을 또 낮출 수 있었다. 구글 출신 황정은 일찌감치 빅데이터 분류에 AI(인공지능)를 활용했다. 데이터는 더 정밀해졌다.   요즘 중국 전자상거래의 대세는 ‘추천 쇼핑’이다. 소비자가 쇼핑 플랫폼에 들어와 상품을 검색해 구매하는 건 옛 방식이다. 지금은 플랫폼이 알아서 고객이 살 만한 상품을 핸드폰에 쏴준다. 뉴스를 검색할 때도 뜨고, 쇼트 동영상을 볼 때도 올라오고, 게임을 할 때도 나타난다. 물건 하나 사면 연관 상품이 주르륵 떠오른다. 데이터는 이제 고객의 소비 심리를 조종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마윈의 데이터’는 그렇게 진화했다. 국내 업계 최대 이슈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그 후예다. 데이터 DNA로 무장한 그들은 시장 확대에 거침이 없다. 마윈이 10년 전 선언한 ‘DT시대’가 지금 우리 눈앞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한우덕 / 한국 차이나랩 선임기자중국읽기 데이터 빅데이터 분류 고객 데이터 데이터 기술

2024.04.15. 20:02

[시론] 정보가 지배하는 세상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은 ‘하이테크 하이터치(High Tech, High Touch)’라는 책을 통해 최첨단 과학 기술 문명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과 불이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삶의 균형감각을 갖도록 조언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 데이터, 로봇 기술, 3D 프린팅, 자율주행 자동차, 생명공학 등 엄청난 하이테크 파도를 몰고 오고 있다. 우리가 밀려오는 파도를 여유 있게 잘 타면 창조적 소수가 되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겠지만, 만일 그렇지 못하면 잉여 인간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일지 모른다.   이러한 하이테크의 산물들이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일상을 숨막히게 몰아붙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는 많은 일들을 온라인으로 처리하게 만들었다. 하루에 주고 받는 수십 통의 이메일들과 마이크로 소프트 링크를 통해 주고 받는 엄청난 양의 문자들. 이처럼 정보의 흐름이 극한에 이르면 육체와 마음과 영혼을 재충전할 여유가 없어진다. 우리가 가는 곳 어디에서나 넘쳐나는 정보는 시간과 공간에 종속되지 않는, 마치 공기와 같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정보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려 든다. 이제 우리는 정보에 의해 매몰되고 정보의 시중을 드는 일꾼으로 전락할 지경이다. 정보가 우리보다 더 실재적인 존재처럼 보이고 우리 자신의 존재성을 보장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상황이 이쯤 되면 우리는 자유의지적인 요소와의 연관성을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의 감정이 쉽게 고갈되기 때문에 건전한 취미 활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 필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등산을 한다. 청정한 공기가 가득한 숲길을 걸으면 숲이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해서 심신을 이완시켜 신체 면역력을 높여준다.   의학 전문가들에 의하면, 울창한 숲길을 걸으면 산소 농도가 높은 숲의 공기가 체내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뇌 신경세포망의 연계를 강화해서 뇌가 더 정확하게 반응하도록 인지능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그리고 식물이 내뿜는 피톤치드는 숲 특유의 향으로 후각을 자극해 쾌적함을 주며 항균, 항염증 작용으로 말초혈관과 심폐기능도 강화시킨다고 한다.   파란 가을 하늘을 가로지르는 솔바람 소리와 산 중턱을 노랗게 물들이는 단풍나무들은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볕은 체내 비타민D 합성을 돕는다. 그리고 숲에서 나오는 음이온은 부교감신경에 작용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자연은 신선함과 포근함 그리고 아름다움이 있어 우리의 육체와 영혼을 정갈하게 해준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아이들을 키울 때 자주 산 속에 가서 홀로 있는 시간을 갖도록 배려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절대 존재와 침묵으로 소통하며 자연의 숨결을 통해 절대 존재의 목소리를 듣는 신비한 체험을 중요시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하이터치, 즉 영혼의 터치라고 말할 수 있겠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

2021.10.15. 19:04

[시론] 정보가 지배하는 세상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은 ‘하이테크 하이터치(High Tech, High Touch)’라는 책을 통해 최첨단 과학 기술 문명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과 불이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삶의 균형감각을 갖도록 조언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 데이터, 로봇 기술, 3D 프린팅, 자율주행 자동차, 생명공학 등 엄청난 하이테크 파도를 몰고 오고 있다. 우리가 밀려오는 파도를 여유 있게 잘 타면 창조적 소수가 되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겠지만, 만일 그렇지 못하면 잉여 인간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일지 모른다.     이러한 하이테크의 산물들이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일상을 숨막히게 몰아붙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는 많은 일들을 온라인으로 처리하게 만들었다. 하루에 주고 받는 수십 통의 이메일들과 마이크로 소프트 링크를 통해 주고 받는 엄청난 양의 문자들. 이처럼 정보의 흐름이 극한에 이르면 육체와 마음과 영혼을 재충전할 여유가 없어진다. 우리가 가는 곳 어디에서나 넘쳐나는 정보는 시간과 공간에 종속되지 않는, 마치 공기와 같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정보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려 든다. 이제 우리는 정보에 의해 매몰되고 정보의 시중을 드는 일꾼으로 전락할 지경이다. 정보가 우리보다 더 실재적인 존재처럼 보이고 우리 자신의 존재성을 보장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상황이 이쯤 되면 우리는 자유의지적인 요소와의 연관성을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의 감정이 쉽게 고갈되기 때문에 건전한 취미 활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 필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등산을 한다. 청정한 공기가 가득한 숲길을 걸으면 숲이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해서 심신을 이완시켜 신체 면역력을 높여준다.     의학 전문가들에 의하면, 울창한 숲길을 걸으면 산소 농도가 높은 숲의 공기가 체내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뇌 신경세포망의 연계를 강화해서 뇌가 더 정확하게 반응하도록 인지능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그리고 식물이 내뿜는 피톤치드는 숲 특유의 향으로 후각을 자극해 쾌적함을 주며 항균, 항염증 작용으로 말초혈관과 심폐기능도 강화시킨다고 한다.     파란 가을 하늘을 가로지르는 솔바람 소리와 산 중턱을 노랗게 물들이는 단풍나무들은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볕은 체내 비타민D 합성을 돕는다. 그리고 숲에서 나오는 음이온은 부교감신경에 작용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자연은 신선함과 포근함 그리고 아름다움이 있어 우리의 육체와 영혼을 정갈하게 해준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아이들을 키울 때 자주 산 속에 가서 홀로 있는 시간을 갖도록 배려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절대 존재와 침묵으로 소통하며 자연의 숨결을 통해 절대 존재의 목소리를 듣는 신비한 체험을 중요시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하이터치, 즉 영혼의 터치라고 말할 수 있겠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학 겸임교수

2021.10.1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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