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사 새옹지마(人間萬事 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행복과 불행은 변화가 많아, 예상하거나 단정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중국 전한시대의 서책 ‘회남자’의 ‘인간훈’에서 나오는 고사성어다. 전쟁이 자주 일어나는 변방에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 노인이 기르던 말이 어느 날 사라져 버렸다. 동네 사람들이 저마다 말을 잃어버린 노인에게 위로를 말을 건넸다. 그러자 노인은 동네 사람들에게 “그 일로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기다려 보자”고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사라진 말을 다른 야생마들을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 동네에서는 잃어버린 말이 다른 말들을 데려왔으니 얼마나 좋으냐며 축하했다. 그런데 노인은 다시 “말이 생겨서 좋지만 나쁜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기다려 보자고 있다. 그 후 노인의 아들이 그 말들 가운데에서 말 하나를 골라 타고 다니다가 말에서 떨어져 다리를 크게 다쳐 못 쓰게 됐다. 동네 사람들은 다시 노인을 위로했지만 노인은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며 기다려 보자고 했다. 얼마 후 전쟁이 일어나 많은 남자들이 전장에 끌려가 전사했다. 하지만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불편해 징집을 피할 수 있었다. 그제서야 동네 사람들은 노인의 깊은 뜻을 알게 됐다. 사물은 항상 이면이 있기 마련이다. 중국 고전에서 불행과 행복은 들어가는 문이 같고 이득과 손해는 이웃한다는 말이 있다. 성공과 실패도 정 반대인 것 같지만 새끼줄처럼 꼬여 있다. 새옹지마처럼 좋은 일이 다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일도 다 나쁜 것이 아니다. 옳고 그름도 모두 상대적 개념일 뿐 정답은 어디에도 없다. 이것을 학자들은 이면적(二面的) 사고법이라고 한다. 지금 불행하다고 슬퍼할 이유도 없고 지금 행복하다고 만족해 할 수만은 없다. 상황은 항상 변화한다. 이산하·노워크독자 마당 행복 불행 인간만사 새옹지마 동네 사람들 그름도 모두
2022.06.30. 18:43
우물은 동네 사람들 모두 기억하고 있다 사람들은 우물을 들여다보며 얼굴만 비춰본 게 아니었다 아 하고 소리를 질러본 사람 침을 뱉어 본 사람 돌멩이를 슬쩍 던져본 사람 사는 게 죄다 싫어 우물로 뛰어들어 버릴까 생각하는 사람 우물은 사람들의 생명수였고 마을의 이정표였다 우리가 우물을 내려다 본 게 아니었다 우물이 우리를 올려다봤다 물로 씻을 수 없는 우리의 상처와 허위와 치욕과 죄를 우물은 모두 알고 있었다 우물은 마을 사람들 모두의 마음을 덮을 수 있어서 그토록 깊다 나는 우물 밑에서 올려다보는 얼굴들을 죄다 기억하고 있다 박도준 / 시인·플러싱글마당 우물 마을 사람들 동네 사람들
2022.06.10.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