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들을 중심으로 원숭이두창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1980년대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에이즈) 창궐 당시처럼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5월 17일 미국 내 첫 환자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거의 5200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면서 환자의 압도적 다수는 동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들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원숭이두창 자체는 에이즈나 코로나19처럼 심각한 질병이 아니지만, 가뜩이나 미국 내에서 동성애 반대 움직임이 고개를 드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동성애자 인권 활동가 에릭 소여(68)는 “원숭이두창 같은 질병이 대유행하는 것이 우리 공동체에 대한 직접적이고 계획적인 공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최근 일부 주에서 이른바 반 성소수자법이 시행되고, 성소수자를 겨냥한 폭력과 위협이 급증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 붉은색이나 보라색의 육종이 피부에 발생하는 에이즈와 비슷하게 원숭이두창 역시 발진과 수포 등 외견상 쉽게 구별되는 증상을 일으킨다는 점도 동성애자들이 에이즈 시대의 트라우마를 자극받는 요인이다. 실제로 원숭이두창에 걸린 동성애자들은 상당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 6월 중순 확진 판정을 받은 워싱턴DC의 한 감염병 전문가는 병변 부위에 심한 통증을 겪었을 뿐 아니라 “낙인과 수치심이 유발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소수자 일각에선 동성애자가 원숭이두창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부정해서는 적절한 대응이 힘들다는 주장도 나온다. 에이즈 활동가 마크 S. 킹은 지난달 공개한 ‘원숭이두창은 동성애자 사안이다. 우린 그걸 말해야 한다’ 제하의 에세이에서 “낙인과 비판, 동성애 혐오가 있을 것이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그건 중대한 사실을 모호한 메시지로 묻어버리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동성애자 원숭이 동성애자 불안감 동성애자들에이즈 시대 점도 동성애자들
2022.08.03. 19:08
시카고에서 흑인•동성애자에 대한 혐오범죄 자작극을 벌인 혐의로 특별검찰에 회부된 배우 겸 싱어송라이터 저시 스몰렛(39)에게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스몰렛은 지난 9일 시카고 소재 쿡 카운티 형사법원서 열린 재판에서 혐오범죄를 꾸며내고 경찰에 허위 피해 신고 및 거짓 진술을 한 혐의 등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배심원단은 재판 여드레째, 심의에 착수한 지 이틀째인 이날 스몰렛의 6개 혐의 가운데 5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댄 웹 특별검사는 "스몰렛의 허위 신고로 인해 26명의 시카고 경찰관이 3000시간을 투입해 일어나지도 않은 사건에 대한 수사를 벌였고 시카고 시는 1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스몰렛 측 변호인은 "배심원단 평결에 일관성이 없다"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죄가 확정됐으나 스몰렛이 어느 정도 형량을 선고 받게 될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판사는 다음달 27일 검찰•변호인 측과 선고공판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기 드라마 '엠파이어'에 동성애자 가수 역으로 출연한 스몰렛은 2019년 1월 엠파이어 촬영지 시카고에서 혼자 밤길을 가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남성 2명으로부터 흑인•동성애자 혐오범죄 피해를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스몰렛은 용의자들이 인종차별 욕설과 함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를 외쳤다고 주장했으며, 아울러 얼굴에 상처가 나고 목에 올가미가 둘러진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당시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이던 조 바이든•카말라 해리스•코리 부커 등 민주계 정치인들이 동성애 혐오•인종차별을 규탄하고 스몰렛에 대한 지지를 표하는 반응을 보이며 스몰렛 사태는 정치적 이슈로 확산했다. 하지만 시카고 경찰이 수사를 벌인 결과, 용의자 2명은 엠파이어에 단역 배우로 출연한 적이 있는 흑인 형제이며, 특히 이 가운데 한 명은 스몰렛의 헬스 트레이너인 사실이 확인됐다. 용의자들은 돈을 받고 스몰렛의 자작극을 도왔다고 진술했다. 결국 쿡 카운티 검찰은 스몰렛을 16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한 달만에 킴 폭스 검사장(민주)이 돌연 공소를 취하해 파문이 일었다. 폭스 검사장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영부인 비서실장을 지낸 오바마 부부의 측근 티나 첸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스몰렛에게 면죄부를 주려 한 사실이 알려지며 스몰렛과 오바마 부부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법원은 특별검사제 도입 결정을 내렸고, 특검은 재수사를 벌여 "스몰렛이 자작극을 계획하고 직접 참여했으며, 경찰에 허위 진술을 수차례 반복한 혐의가 있다"며 재기소했다. Kevin Rho 기자동성애자 혐오범죄 혐오범죄 자작극 흑인 동성애자 스몰렛 사태
2021.12.10. 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