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인터넷은행 ‘포도뱅크’ 설립 무산
재외동포를 위한 제4인터넷전문은행 ‘포도뱅크’ 설립이 무산됐다. 한국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정례회의를 열고 포도뱅크, 소소뱅크, 소호은행, AMZ뱅크 등 4곳에 대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모두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포도뱅크는 재외동포를 주된 이용자로 삼는 글로벌 인터넷은행을 표방하며 한인 경제인과 해외 동포 단체장들이 주주로 참여한 프로젝트였다. 지난 2월에는 전 세계 한인 리더들이 참여한 가운데 약 6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위한 화상 회의가 열리는 등 실질적인 준비도 진행돼왔다. 포도뱅크는 자본 건전성과 영업 지속성 항목에서 기준 점수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의 자금력이 불충분하고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금융당국이 인가를 불허하면서 동포은행 설립을 위해 주주로 참여하기로 약속한 미주 한인들의 투자도 결국 불발됐다. LA 한인타운의 한 경제계 인사는 “향후 당국 인허가에 따라 투자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재도전 가능성 등을 따져봤을 때 당장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금융위는 이번 심사에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와 금융감독원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판단을 내렸다. 외평위는 10일부터 12일까지 신청 기관들의 비공개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심사를 진행했다. 금융위는 지난 3월 신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접수를 한 이후 약 반년 만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당초 상반기 발표를 예고했으나 금융위원장 공백 등으로 일정이 지연돼 왔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추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은행의 과도한 이자 수익’을 비판하며 금융권 경쟁 유도를 위해 제기한 의제였다. 그러나 이번 인가 불허로 인해 윤석열 정부 시절 논의된 신규 인터넷은행 설립은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 정부의 금융 정책 기조가 신규 은행 라이선스 확대보다는 서민과 자영업자 지원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훈식 기자인터넷은행 포도뱅크 글로벌 인터넷은행 포도뱅크 소소뱅크 동포은행 설립
2025.09.21. 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