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고 있는 아내를 본다 버스 안에서 같이 가는 길이 구불구불하다 어느 하루 이상한 만남으로 연결된 시간 그때에 무슨 음악이 있었던가 돌아보면 신기한 일 신비의 손길이 마주 잡게 한 길 나무도 풀잎도 흐르는 물결도 모두 모여 보기 좋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닮은 웃음은 더 좋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저 뒷모습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어렵지 않게 쌓이고 졸음에 겨운 아내는 당신의 눈길을 느낀다 눈만 깜빡여도 읽어내는 속마음 끄덕거리며 같이 간다 버스에 앉아서 안성남 / 수필가·베이사이드문예마당 동행
2025.04.24. 18:06
졸고 있는 아내를 본다 버스 안에서 같이 가는 길이 구불구불하다 어느 하루 이상한 만남으로 연결된 시간 그때에 무슨 음악이 있었던가 돌아보면 신기한 일 신비의 손길이 마주 잡게 한 길 나무도 풀잎도 흐르는 물결도 모두 모여 보기 좋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닮은 웃음은 더 좋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저 뒷모습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어렵지 않게 쌓이고 졸음에 겨운 아내는 당신의 눈길을 느낀다 눈만 깜빡여도 읽어내는 속마음 끄덕거리며 같이 간다 버스에 앉아서 안성남 / 수필가·베이사이드글마당 동행
2025.04.03. 22:19
많이 듣는 용어 중 하나가 고객이다. 제품 구매자는 물론, 기업의 임직원도 고객이 될 수 있다. 또 부부 사이에서도 고객 관계는 성립된다. 더 넓은 인간관계로 확대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고객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고객은 왕이다. 왜냐하면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은 여러 선택 대상 중 자신에게 가장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대상을 고른다. 제품 구매 고객은 여러 제품을 비교한 후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선택하며, 구직자들도 자신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기업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부부 사이에서도 어느 한쪽이 상대방의 가치를 느끼지 못할 때 부부관계의 청산(이혼)을 원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도 자신에게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면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면 지속해서 관계가 유지되고 아름다운 동행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가치란 무엇인가? 가치란 간단히 표현하면 두 가지 선택 대상에서 혜택과 비용을 비교해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 기준은 제품구매, 구직자의 회사 선택, 부부관계 등 모두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문제는 어떤 것들을 혜택으로, 그리고 어떤 것들을 비용으로 생각하느냐의 문제다. 비용의 개념은 상대적으로 분명하다. 가격을 지불하거나 시간을 쓰는 것은 비용이다. 또한 고통과 분노 등 인간관계에서 경험하는 것도 비용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리는 비용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민감하다. 필요 이상으로 비싼 가격을 지불했을 때 느끼는 후회, 남편이 별 이야기도 없이 혼자 여행을 가겠노라고 2주간 집을 비워 아이 둘을 데리고 속앓이하던 고통, 이유 없이 직장 상사에게서 꾸지람을 들었을 때의 억울함과 분노 등의 비용을 쉽게 잊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분명하게 자리 잡고 있다. 혜택의 개념은 상대적으로 분명하지 않다. 다만 받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혜택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문제는 이 고마움의 느낌은 시간이 지나면서 엷어지고, 기억에서 사라지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받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기보다 당연히 받아야 하는 권리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고객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혜택을 혜택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나도 고객의 기억에서 혜택의 고마움이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지속해서 새로운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즉, 고객들에게 어느 한 가지 혜택만 제공하고 끝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고객들은 더는 높은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되고 결국 차가운 관계를 갖게 된다. 과거 칼럼에서도 필자는 혜택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우리가 느끼는 혜택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기능적인 면에서의 혜택이고, 또 하나는 정감적인 면에서의 혜택, 그리고 세 번째는 정신적인 면에서의 혜택이다. 기능적인 면에서의 혜택이란 고객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더 편하고, 더 쉽고, 그리고 더 만족스럽게 느끼게 하는 혜택이다. 그리고 정감적 혜택이란 감정적으로 더 기쁘고, 더 포근하게 그리고 더 뿌듯하게 느끼게 하는 혜택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정신적 혜택은 고객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귀감이 될 수 있는 생활철학과 생활신조를 배우고 느끼도록 하는 혜택이다. 위의 세 가지 혜택을 간단하게 소비자인 고객의 입장에서 설명해 보자. 소비자인 고객들은 우선 제품의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로부터 기능적인 혜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매혹적인 포장과 제품 디자인, 그리고 감성적인 광고로부터 정감적인 혜택을 생각하게 된다. 또한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과 노력에서 정신적 혜택을 느낄 수 있다. 과거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나이키의 경우가 이 세 가지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한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우수한 기능성을 갖춘 나이키 농구화의 뛰어난 품질은 거의 전설적이다. 여기에 매력적인 디자인, 강렬한 스와시 로고, 그리고 마이클 조던을 이용한 일련의 광고 캠페인은 진정한 의미에서 최고의 정감을 느끼게 한다.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이라는 나이키 브랜드 슬로건은 더는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내용으로 모두가 추구하여야 할 생활철학이다. 나이키는 이러한 세 가지 형태의 혜택을 지속해서,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했다. 가치에 관한 몇 가지 중요한 사항들을 요약하자면 첫째, 고객들은 혜택(받는 것)보다 비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니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먼저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혜택은 시간이 지나면 그것을 더 이상 혜택으로 인식하지 않아 고마워하지 않으니 지속해서 새로운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셋째, 나이키의 예에서 보듯이 기능적, 정감적 그리고 정신적 형태의 혜택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해서 제공해야만 세 가지 형태의 혜택들이 상호 보완성을 이루면서 고마움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여 고객들은 최상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결국 ‘겸허함으로 밑에서 위를 섬기는 마음 자세로 상대를 대하면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된다’는 성경 구절과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며 섬겼을 때 고객도 아름다운 동행을 원한다는 사실은 서로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고객 동행 고객 관계 임직원도 고객 정신적 혜택
2023.08.01. 18:50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교단(KAPC) 록키마운틴노회 소속 교회인 덴버삼성장로교회와 예닮장로교회가 통합하여 “더비전교회”라는 교회명으로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했다. 더비전교회(공동 담임목사 이동훈, 윤우식)는 2월 5일부터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해, 2월 26일 오후 4시 콜로라도 지역 목회자 및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립 감사예배를 드렸다. 더비전교회 공동 담임인 윤우식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예배에서 이형만 목사(덴버한인장로교회)는 “두 목회자와 성도들이 흘린 눈물의 기도로 하나님의 교회를 지키고 사랑한 이 은혜의 성전의 터 위에 세우신 더비전교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비전을 이루어가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기도에 이어 더비전교회 찬양대에서“주님께서 세운 교회”라는 찬양곡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이날 예배는 록키마운틴 노회 노회장 홍성우 목사(콜로라도스프링스 사랑의 교회)가 요한복음 2장13~19 본문을 가지고 ‘새로운 성전’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홍 목사는 "새롭게 시작하는 더비전교회에는 부활의 능력과 생명, 사랑이 있어야 한다. 주님께서 세워주신 교회를 통하여 부활의 증거가 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씀에 이어 홍 목사는 더비전교회 설립을 선포했으며, 설립 선포문을 공동 담임목사인 이동훈 목사와 윤우식 목사에게 전달했다. 이어, 록키마운틴 노회 소속 목사와 사모들이 "이런 교회가 되게 하소서"라는 찬양으로 더비전교회를 축복했다. 그리고 송병일 목사(한인기독교회)는 “두 교회가 선하고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했다. 동행은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서로를 빛나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서로를 위해서 박수를 쳐 줄 때 아름다운 동행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축사했다. 축사 후에는 더비전교회 이승진 집사의 특송(Oceans-Hillsong)이 이어졌다. 특송 후에는 더비전교회 공동 담임목사인 이동훈 목사가 설립과정에 대한 보고의 순서를 가졌다. 이동훈 공동 담임목사는 “교회설립은 사람의 의지로 되는 게 아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 더비전교회의 더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더(The)는 비전을 품되 막연한 비전이 아니라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에 흐르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비전이며, 예수님이 승천하기 전에 제자에게 명령하신 그 비전이다. 또 하나의 뜻은 한국어 표현으로 더(more)이다. 그 비전을 가슴에 품고 더 많이, 더 풍성하게, 더 선명하게 펼쳐나가자는 뜻이다. 앞으로 우리교회가 그 비전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겠다”라고 설립보고를 했다. 오성관 목사(공로 목사, 벧엘교회 원로목사)는“두 교회가 연합해 하나를 이루었다. 이제부터 주님의 눈으로, 주님의 심장과 마음으로 세상을 향할 수 있길 바란다. 성령과 은혜가 넘치는 교회가 되고, 복음을 증거하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축도했다. 윤우식 공동 담임목사는 “더비전교회 설립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 그리고 축복해 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예배 후 참석자들은 교회에서 준비한 식사를 하면서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한편 더비전교회는 설립감사헌금 전액을‘튀르키예 지진 난민’을 위한 성금으로 총회를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설교 영상은 홈페이지(thevisionchurch.church)에서 볼 수 있으며, 주소는 7055 S Lincoln St, Centennial, CO 80122이며, 문의는 303-503-3909 또는 720-277-9106로 하면 된다. 김경진 기자더비전교회 설립감사예배 삼성 동행 더비전교회 공동 더비전교회 설립 더비전교회 찬양대
2023.03.03. 13:31
지난주 10대들의 싸움으로 소동이 빚어졌던 나츠베리팜이 입장 규정을 강화했다. 20일 나츠베리팜은 새로운 규정을 공개하면서 22일(오늘)부터 17세 이하 방문객은 반드시 21세 이상 보호자를 동반해야 입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보호자는 ID로 나이를 인증해야 하고 보호자 1명당 17세 이하 3명과 동행할 수 있다. 즉, 미성년자가 4명일 경우 보호자 2명이 동행해야 한다. 보호자와 미성년자는 반드시 함께 입장해야 한다. 또한 공원에 머무르는 동안 항상 같이 있어야 하고 보호자는 통화가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 만약 보호자 없이 공원에서 발각된 17세 이하 방문객은 즉각 퇴장 조치를 당할 수 있다. 지난 16일 나츠베리팜에서는 10대들 간에 패싸움이 발생해 3명이 부상을 입고 일부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총성을 들었다는 다수의 총격 신고까지 접수되면서 자칫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장수아 기자보호자 동행 규정 강화 보호자 1명당 이하 보호자
2022.07.21. 20:17
어느 날부터 아홉살인 케이티의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원형 탈모증이 아니라 머리 전체에서 탈모증이 생겼다. 병원을 몇 군데 다녀도 원인을 알 수 없자 의사는 그저 마음을 편히 먹고 자연적으로 탈모 현상이 줄어들기를 기다리자고 했다. 처방해준 약을 먹어도 증세는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케이티의 머리는 계속 빠져서 나중에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 같아졌다. 그러자 엄마 제니퍼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아예 딸의 머리를 밀기로 했다. 그날 저녁 엄마는 착잡한 마음으로 케이티의 작은 몸에 큰 수건을 두르고 떨리는 손을 주어 잡고 딸의 머리에 이발기를 댔다. 그리고 서서히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 떨어지는 몇 가닥의 머리카락을 본 케이티가 따라서 울었다. 엄마는 “괜찮아, 케이티. 괜찮아”하며 다독였지만 마음 아프기는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끝났다. 거울에 비친 자기의 민머리를 본 케이티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울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케이티는 이런 머리로 학교에 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 창피하고 수치스러웠다. 가까이서 이런 딸의 아픔을 지켜보며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던 사람이 바로 케이티의 아빠 매튜였다. 우는 케이티를 보고 견딜 수 없던 아빠는 딸을 응원하기 위해 스스로 ‘대머리’가 되기로 했다. 장난스럽게 머리를 들이밀면서 매튜가 말했다. “케이티, 아빠도 똑같은 헤어 스타일을 하면 어떨까?” 울던 케이티가 조심스럽게 아빠를 쳐다보았다. 매튜는 이발기를 내밀며, “케이티, 아빠 머리 밀어볼래? 할 수 있겠어?”라고 했다. 놀란 케이티가 주저하며 이발기를 잡았다. 싱글싱글 웃으며 매튜는 의자에 앉아 직접 수건을 둘렀다. 케이티가 조심스럽게 아빠의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 휘파람을 불며 매튜가 말했다. “케이티, 아빠를 봐. 나는 머리 미는 게 절대 창피하지 않아. 아빠도 케이티 같이 될 거야.” 이 말을 들은 케이티는 이발기를 잡고 신나게 아빠의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 잘린 매튜의 머리카락이 화장실 바닥에 수북이 쌓여갔다. 드디어 이발이 끝났다.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민머리를 보며 “케이티, 우리 딸의 헤어 스타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라며 무릎을 꿇고 어린 딸의 손을 자기 머리에 대었다. 아빠의 민머리를 만진 케이티가 씩 웃었다. 이 모습을 본 제니퍼가 사진을 찍자, 철없는 딸은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했다. 제니퍼가 페이스북에 올린 이 사진은 사연과 함께 곧 전세계에 퍼졌다. 화장실을 배경으로 웃는 까까머리의 아버지와 엄지손가락을 쳐들며 행복하게 웃고 있는 똑같은 까까머리의 딸, 그리고 바닥에 수북히 쌓인 머리카락. 매튜가 “케이티, 기분이 어때?”라고 묻자, 대답 대신 케이티가 환하게 웃으며 아빠를 안았다. 그리고 잠시 아빠를 바라보던 케이티가 말했다. “아빠, 수염은 밀지마.”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하다. 아빠의 사랑은 딸의 아픔을, 마치 눈이 세상을 덮듯이 아름답게 덮었다. 2월의 어느 멋진 저녁에 있었던 일이다.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동행 케이티 아빠 아홉살인 케이티 케이티 우리
2022.02.08.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