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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물가 상승, 금리 인하 6월 이후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여전히 3%대를 유지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월 금리인하를 바라보던 금융시장의 전망도 늦춰졌다.   14일 오후 2시 현재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오는 5월에 연준이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34.0%를, 금리 동결(5.25~5.50%) 확률은 62.8%로 예상됐다.   12일만 해도 5월 25bp 인하 확률 52.2%, 동결 확률은 39.3%였으나 역전된 모습이다.   3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1.5%로 높게 유지됐다.   전날 발표된 1월 CPI가 월가 예상과 달리 2%대로 진입하지 못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오는 6월에 연준이 25bp 금리인하(5.00~5.25%)에 나설 확률을 55.2%로 내다봤다.   6월의 경우 현 수준보다 50bp 인하될 확률이 23.9%, 금리 동결 확률이 19.1%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연말까지 연방기금 금리가 125bp 정도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하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금리가 4.25~4.50%까지 낮아질 확률을 33.5%로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연방 노동부는 전날 1월 CPI가 전년동기대비 3.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예상치(2.9%↑)보다 상승률이 가팔라 2%대 진입을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1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9% 올랐다. 전월치와 같았지만, WSJ의 예상치 3.7%를 상회했다.뜻밖 물가 금리인하 속도 연방기금 금리선물 인하 확률

2024.02.14. 20:07

[J네트워크] 뜻밖의 여왕

지난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숨을 거둔 곳은 스코틀랜드의 밸모럴성. 2007년 개봉한 영화 ‘더 퀸’도 이곳을 주요 배경으로 삼는다.     때는 1997년 여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비극적 사고로 숨진 직후다. 여왕 일가는 밸모럴성에서 휴가를 보내다 사고 소식을 듣는데, 국민적 추모 열기와 딴판으로 처음에는 애도의 뜻조차 발표하지 않아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한다.   영화는 여왕의 내면을 영지에 불쑥 나타난 아름다운 사슴 한 마리에 눈길을 주는 모습을 통해 인상적으로 그려내는데, 개인적으로 더 인상적인 건 여왕이 운전하는 장면이었다.     특히 개울을 건너다 차가 멈추자, 이내 문제를 파악하고 “전쟁 때 기계를 다뤄봐서” 안다고 자신하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여왕이 제2차 세계대전 때 복무한 세대란 걸 그제야 비로소 실감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더 크라운’(2016~)에서도 상세히 그려진 대로, 여왕은 날 때부터 왕위에 오를 운명은 아니었다. 할아버지 조지 5세의 둘째 아들인 아버지 조지 6세가 왕이 된 것은,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유명한 심프슨 부인과의 사랑 때문에 즉위 1년 만에 스스로 물러났기 때문. ‘킹스 스피치’(2011)는 조지 6세(콜린 퍼스)가 이처럼 뜻하지 않게 왕위를 계승한 과정과 함께 독일과의 전쟁을, 중요한 대국민 연설을 앞두고 말 더듬는 습관을 고치려 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 영화에도 “왕이 얼마나 불안한 직업인지”를 비롯해 왕실의 존립에 대한 왕의 고민을 담은 대사가 등장한다.   ‘더 퀸’은 왕실에 대한 당시의 실제 비판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도 한편으로 토니 블레어(마이클 쉰)를 통해 균형을 잡는다. 극 중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막 총리가 된 블레어는 왕실의 고루한 분위기에 답답해하면서도, 주변 사람들이 노골적으로 왕실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말에 버럭 화를 낸다. 이런 블레어를 통해 영화는 50년 넘게 군주로서 왕실을 지켜온 여왕에 대해, 블레어의 어머니와 비슷한 연배로 전쟁을 겪은 세대에 대해 존중을 드러낸다.   열 번째 총리였던 블레어를 포함해 윈스턴 처칠부터 가장 최근의 리즈 트러스까지, 여왕은 자신이 임명한 총리가 열댓 번쯤 바뀌는 동안 내내 한자리를 지켰다. 1926년생이니 동시대 한국인이라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모두 겪은 터. 이런 군주는 다시 나오기 힘들지 싶다. 전란의 세월을 포함해 무려 70년을 재위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남의 나라 일이지만, 고비용의 입헌군주제가 21세기에도 계속될지는 의문스럽다. 물론 왕실이 없는 나라에서도 왕실 영화는 계속 환영받을 공산이 크다. 미국 아카데미상은 ‘더 퀸’에 여우주연상을, ‘킹스 스피치’는 남우주연상과 작품상·감독상·각본상 등을 안겼다. 이후남 / 문화선임기자J네트워크 뜻밖 여왕 여왕 일가 왕실 영화 토니 블레어

2022.09.12. 18:30

[글마당] 뜻밖의 선물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이따금 자신에게 한다.     답변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다.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빠져나가는 내 머릿속에 책에서 읽은 지식이 남아있을 리 없다.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기억나지 않는 지식을 표현할 수 없어 불편하다. 굳이 말할 필요도 느끼지 않지만.     다행히도 요즈음은 색바랜 오래된 사진처럼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구글링하면 볼 수 있다. 그래도 많은 시간을 들여 책을 읽었는데 뭔가는 얻어야 하지 않을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작가의 지혜를 내 생활에 오버랩시켜 응용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꽤 삶이 재미있고 즐겁다.     책에 빠져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일생을 후회할 것 같아서 한동안 책과의 거리가 멀어졌었다. 아이들이 크고 난 후 책을 읽으려 했지만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 동네 도서실 북클럽을 기웃거리며 방황했다. 영어로 주절대는 노인들의 독후감을 듣는 것도 짜증이 날 즈음 한국말로 하는 북클럽에 들어갔다. 한국말은 버벅대던 영어로 마지못해 참석하며 축 늘어졌던 나를 짜릿짜릿 쑤셨댔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로 시작하는 카뮈 소설 ‘이방인’ 첫 문장이 나를 쳤다. 평생 아파서 병원을 들락거리던 엄마가 곧 죽을 것이라는 불안감은 사형수가 죽을 날을 받아 놓고 기다리듯 늘 가슴 한편에 웅크리고 나를 짓눌렸었다. 유학 시절 엄마의 죽음을 안 것은 돌아가신 지 두 달 후였다. 아픔을 기억하고 표현하기 두려워 파묻어 버리고 모른 채 방황했던 나는 이방인 책에서 굳이 엄마의 죽음을 변명하려 하지 않는 주인공 뫼르소에게 빠졌다.     카뮈의 단편 ‘손님’에서도 황량한 광야에서 점보다 작은 살인자와 그 살인자를 죽음 아니면 삶으로 인도해야 하는 주인공의 갈등은 하루도 안 되는 동안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들 스스로 옳은 길을 찾으려는 고통의 시간이 왜 그리 몇 갑년이 지난 듯 길게 느껴졌는지?     북클럽 회원들과 머리 맞대고 책이나 적당히 읽어야지 했다. 하지만, 늪에 빠지듯 책에 빠져든다. 나 혼자라면 그 많은 책 중에 어떤 것을 읽어야 할지 몰라 헤맬 텐데, 북클럽을 이끄는 회장님은 강사를 초대해 읽을 책을 정리 정돈해서 밥상을 차려주는 식이다. 나는 수저를 들고 잘 먹고 건강하게 내일에 몰두하면 된다.     인생에서 만남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만남으로 결정된다.   북클럽의 회장님, 서로 주고받고 밀고 당기며 성장하는 회원님들 그리고 강사님들과의 만남은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선물이다. 나는 한 달에 한 번 북클럽에서 선물을 풀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떠 삶에 응용한다. 그리고 또 다른 신세계를 볼 수 있는 다음 달 북클럽을 기다리며 마음을 설렌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뜻밖 선물 북클럽 회원들 오늘 엄마 카뮈 소설

2022.09.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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