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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차별하는 식당

인터넷 사이트, 넥스트도어(Nextdoor)는 동네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맞이하고, 추천을 교환하고, 최신 지역 뉴스를 읽는 등의 사소한 일들을 나누는 인터넷 커뮤니티다. 한번은 동네 Nextdoor에 이런 포스팅이 떴다. A 식당에 갔더니 아시안이라고 차별하며 서비스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기사였다. 그 글을 읽은 사람 몇은 그 일은 해석의 여지가 있으니 이글로 그 식당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다른 사람은 그 식당에 가서 그런 대접을 받은 적이 없으니 함부로 인종 차별하는 식당으로 낙인찍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작성자 이름으로 보면 베트남계 같았다. 난 이렇게 썼다. ‘그런 식당을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어느 식당에 가는 것은 나의 선택이고, 난 그 식당에 가지 않겠습니다. 당신의 말만으로도 난 충분히 그곳이 어떤 곳인지 짐작이 갑니다. 별로 좋은 경험이 아니었겠지만 이런 사실을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그 레스토랑 음식 맛이 좋다는 평판은 들어서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 차별하면서 장사하는 줄은 몰랐다. 이런 안 좋은 경험은 나에게도 있었다. 가격 저렴하고, 음식 종류도 많고, 맛도 좋고, 광고도 많이 하는 아주 유명한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B에서.      그날, 목요일 저녁도 예외가 아니라서 우리 네 식구는 아주 오래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우리보다 늦게 도착한 중년의 백인 부부 두 쌍은 한 이십 여분 만에 자리 배정을 받았다. 카운터에 가서 왜 저 사람들을 먼저 불렀냐고 문의하니 예약을 한 커플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주중엔 예약을 받지 않는다.      사십 분쯤이 되어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자리에 앉았다. 화장실 앞자리였다. 바로 뒤에 이름을 부른 가족은 안쪽에 있는 부스에 자리를 줬다. 카운터에 가서 다른 자리를 달라고 했더니 어깨를 으쓱이며 한 십 분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모처럼 나온 가족 외식의 분위기가 깨어질 것 같아서 카운터에 일하는 종업원 2명의 이름과 수퍼바이저의 이름을 받고 나서 프랜차이즈 본사에 전화해 항의하고 나의 경험을 이메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카운터 뒤에서 일하던 수퍼바이저가 굳어진 표정으로, 지금 바빠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미국에서 살면서 일어나는 일 중의 하나이다.    어떤 식당이 사람 차별하면서 서비스한다고 하면 난 그 식당에 안 가봐도 그 말을 한 사람이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말이 있다. 일명 황금률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무슨 일을 하든 원망과 시비가 없게 하라고 했는데. 이러는 나도 과연 다른 사람을 잘 대접했는지. ‘예스’라고 대답하기가 힘들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이렇게 힘이 드나.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차별 식당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작성자 이름 레스토랑 음식

2022.10.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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