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북한을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겠지만, 중국 역시 한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 한국 내에서 이러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대릴 커들(사진)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6일 레이건 국방포럼〈본지 12월 8일자 A-4면〉 기간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새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한 다음 날인 이날 그는 "중국은 한국에 현실적 위협"이라는 평가와 함께 "한국 해군이 활동 범위를 더 넓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안보 핵심 인사 700여 명 한미동맹 논의 새 NSS는 제1도련선을 따라 대만 방어를 최우선 전력으로 명시하고, 중국 압박을 인도·태평양 정책의 핵심으로 규정했다. 반면 북한은 문서 전체에서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에는 제1도련선 방어를 위한 방위비 분담 확대를 요구했다. 커들 총장은 새 NSS에 따라 “한국은 중국 견제에 미국과 공동 대응해야 한다”며 “이를 전제로 한국 해군의 작전 영역은 필리핀해와 남중국해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한국이 도입을 추진 중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에 대해 “한국 해군이 한반도 중심의 연안 방어 체계를 넘어 글로벌 해군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며 지난달 방한 당시의 발언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원잠은 속도, 항속, 작전 지속성, 잠항, 탑재 능력을 모두 갖춘 플랫폼으로, 이를 보유하게 되면 미국 및 동맹국과의 연합 운용도 지역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들 총장은 지난달 방한 당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조선소를 둘러본 소감도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사람들”이라며 “그들의 근면함과 조직 문화가 조선소 현장에서 그대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와 한화 모두 미국 내 조선 사업 참여 의지를 보였고, 이는 양국 관계의 깊이를 보여준다”며 “한국 조선 기술은 미국의 조선 역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이를 단순 비즈니스가 아닌 동맹 협력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두 기업은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미국이 당면한 어려운 문제 해결에 기여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향후 MRO(정비·수리·개조)를 넘어선 심화된 함정 기술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그 정도의 의지가 확인되면 자연스럽게 더 큰 신뢰와 더 넓은 협력으로 이어진다”며 “그 결과는 더 높은 수준의 기술 공유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40년째 군 생활을 이어온 커들 총장은 지난 8월 제34대 해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됐다. 1985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장교후보생과정(OCS)을 거쳐 잠수함 장교로 임관했다. 합동해상구성군사령관, 북부해군사령관, 함대전략사령관 등을 지내며 ‘전략통’으로 평가받아왔다. 김경준 기자레이건 국방포럼 대릴 커들 해군참모총장 국가안보전략 인도태평양 원자력 추진 잠수함 마스가 HD현대 한화오션 대만 제1도련선 미주중앙일보 김경준 기자
2025.12.08. 20:31
미국 안보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레이건 국방포럼(RNDF)’이 지난 6일 시미밸리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개최됐다. LA에서 약 42마일 떨어진 행사장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캐시 워든 노스롭그루먼 회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팀 케인 연방 상원의원을 비롯해 국방·정치·산업계 주요 인사 700여 명이 참석해 워싱턴 DC 정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RNDF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힘에 의한 평화’ 철학을 기반으로 레이건기념재단 산하 레이건 연구소가 2013년부터 운영 중인 미국 대표 안보 포럼이다. 초청자만 참석할 수 있는 이 행사에 본지는 이날 한국 및 한인 언론 중 유일하게 참가했다. 이 행사에는 케인 합참의장을 포함해 육·해·공군 참모총장, 에릭 스미스 해병대 사령관, 새뮤얼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 마이클 게틀라인 골든돔 프로젝트 수석 책임자 등 4성 장군만 7명이 자리했다. 특히 게틀라인 우주군 대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크리스 쿤스, 켄 캘버트, 짐 뱅크스, 뎁 피셔, 팻 라이언 등 여야를 가리지 않은 다수의 연방 상·하원의원이 연사로 참여했다. 올해 포럼에서는 다양한 미국 안보 현안이 논의된 가운데, 한미동맹과 양국 간 조선 협력이 화두로 떠올랐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기조연설에서 한국을 “스스로 방위 능력을 갖춘 모범 동맹”이라고 평가하며 한국의 국방 투자 및 작전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관계 기사 6면〉 그는 한국이 GDP 대비 국방비를 약 3.5% 지출하며 재래식 전력 운용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동맹이라면 스스로 방어할 책임이 있으며 분담 없는 동맹은 더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이스라엘을 예로 들며 “자국 방위 의지가 확고한 국가에는 특혜를 제공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는 같은 대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연방 하원 국방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애덤 스미스(민주) 하원의원도 패널 세션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 억제력 강화를 위해 한국과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특히 한국의 군사력은 이미 보장돼 있다”고 말했다. 한미 조선 협력과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이 입을 열었다.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한국이 미국 조선 분야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며 “미국 조선업 재건에 한국의 역할이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배는 미국에서 건조될 것”이라며 미 해군 함정을 한국에서 건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마이클 더피 국방부 획득·유지 담당 차관도 언론 간담회 중 본지 질의에 “한국 조선 역량은 트럼프 대통령과 해군이 모두 인정하는 수준이지만, 미 함정을 한국에서 직접 건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그는 “F-35 전투기처럼 공동 생산(co-production) 모델을 적용해 함정을 부품 단위로 분담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며 한미 조선·함정 협력 확대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다. 글·사진 = 김경준 기자레이건 국방포럼 피트 헤그세스 댄 케인 국방장관 합참의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골든돔 국가안보전략 한미 조선 협력 MRO 미주중앙일보 김경준 기자 마이클 더피 국방차관
2025.12.07.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