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력이 성장의 동력.' 베트남 커뮤니티인 '리틀사이공(Little Saigon)'은 한인타운과 함께 급성장하는 커뮤니티의 하나로 꼽힌다. 1976년 월남 패망 이후 오렌지 카운티에 형성된 리틀 사이공의 역사는 약 30여년. 리틀 사이공은 웨스트민스터 가든그로브 샌타애나 파운틴밸리 4개 도시에 걸쳐 약 9스퀘어마일 규모로 형성된 지역이다. 거주 인구는 약 14만명으로 추산되며 약 5000여개의 베트남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베트남 커뮤티니의 급성장 동력으로 첫손에 꼽히는 것은 정치력이다. 현재 리틀 사이공이 위치한 시 카운티는 물론 주 정부 등에 총 10여명의 베트남계 의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정부 공직 곳곳에도 베트남계 공무원들이 포진해 있다. 서기원 기자
2009.03.08. 20:25
“리틀 사이공에 문화적인 측면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아시안 아메리칸 비즈니스 우먼협회(AABWA)의 김옌 운 회장이 리틀 사이공의 문화프로젝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현재 리틀 사이공은 매년 구정을 맞아 TET 페스티발, 문 페스티발을 개최해 젊은 베트남인들, 타커뮤니티에 베트남 문화에 대해 알리고 있다. 이와 함께 매주 주말 약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베트남어를 가르치는 주말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게이트웨이 등 베트남 커뮤니티의 상징물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리틀 사이공의 명소인 아시안 가든몰은 규모도 크지만 건축 디자인 자체가 베트남 전통 양식을 따랐다. 운 회장은 “커뮤니티의 문화적인 측면을 강화하는 것은 외부 관광객 유치라는 장점도 있지만 베트남 커뮤니티의 생존과도 관련있다”며 “후세들에게 문화를 알려주지 않으면 결국 미국문화에 흡수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2009.03.08. 18:50
“커뮤니티가 뭉쳐 정치력을 높여왔습니다.” 한인사회의 한인회격인 리틀 사이공 파운데이션의 켄 구엔 회장이 리틀 사이공의 정치력 신장의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높은 투표율 외에도 커뮤니티 차원에서 시나 카운티 의원들을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의원을 뽑을 때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에게 펀드레이징을 통해 집중적인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커뮤니티 자체적으로 ‘리틀 사이공 폴리티컬 액션 커미티’가 조직, 운영되고 있다. 구엔 회장은 “정부기관이나 선거때 커뮤니티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이 결국 정치, 관료들의 리틀 사이공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2009.03.08. 18:47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리틀 사이공을 둘러보다 보면 한인타운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차이나타운, 리틀도쿄, 타이타운처럼 상대적으로 작은 사이즈에 밀집해 있기보다는 9마일 스퀘어피트에 흩어져 있다. 다시 말해 한인타운처럼 차로 이동해야 할 정도로 넓게 흩어져 있다. 각 블럭마다 대형 샤핑몰이 들어서 있고 곳곳에 식당, 마켓, 의류, 보석업소 등 스몰비즈니스가 베트남인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 또한 보험, 변호사 등 각종 전문직들도 많이 눈에 띈다. 리틀 사이공은 웨스트민스터, 가든그로브, 샌타아나, 파운틴밸리 등 4개 도시에 걸쳐서 형성됐다. 남-북으로 에딘저에서 웨스트미니스터, 동-서로 비치에서 하버길에 이르는 넓은 구역에 베트남 비즈니스가 퍼져있다. 이중 가장 중심이 되는 길은 웨스트민스터시와 가든그로브시를 지나는 볼사 길이다. 볼사 길에는 베트남 커뮤니티의 대표적인 샤핑몰인 아시안가든몰을 비롯, ‘웰컴투 리틀 사이공’이라는 표지판이 여러개 세워져 있다. 1980년대 말 웨스트민스트시는 남-북으로 트래스크와 맥파덴, 동-서로 매그놀리아와 유클리드를 공식적으로 리틀 사이공으로 인정했다. ▷리틀 사이공은=베트남 인구, 비즈니스, 건물 소유가 미주에서 가장 많은 곳이 바로 리틀 사이공이다. 2000년 센서스 조사에 따르면 웨스트민스터시 인구의 30.7%, 가든그로브시의 21.4%가 베트남계다. 아시안 아메리칸 비즈니스 여성협회(AABWA)의 김옌 운 회장은 “볼사 길에서 영업중인 비즈니스의 80% 이상, 상업용 부동산의 80% 이상이 베트남인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주내 베트남 커뮤니티에서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연간 리틀 사이공을 찾는 타주 베트남 관광객만 50만명에 달하고 있다. ▷베트남인들의 고향=리틀 사이공은 미국에 거주하는 베트남 이민자들의 고향이다. 리틀 사이공이 오렌지카운티에 정착한 것은 1975년 사이공이 패망한 이후다. 전쟁에서 진 베트남 정부 고위직, 중산층, 상류층 인사들이 공산주의를 피해 미국으로 이민왔다. 이후 1980년대 베트남을 떠난 보트 피플 등 베트남 난민들이 샌디에이고 난민 수용소를 거쳐 처음 정착한 곳이다. 70년대 베트남 난민들이 정착할 당시만해도 현재 리틀 사이공 자리는 딸기밭, 자동차 수리업체 등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경제적으로 쇠퇴해가고 있었다. 베트남 난민들이 정착하며, 20년만에 성장을 거듭해왔다. 한인사회의 한인회격인 리틀 사이공 파운데이션(LSF)의 켄 구엔 회장은 “특히 리틀 사이공은 돌아갈 곳 없는 베트남 이민자들이 자리를 잡은 곳”이라며 “그만큼 리틀 사이공, 미국에 대한 애착이 높다”고 말했다. ▷강한 정치력을 통한 성장=베트남 커뮤니티의 강점은 정치력이다. 베트남 커뮤니티는 가주의회의 조셉 카우 하원의원, OC 수퍼바이저 자넷 구엔, 웨스트민스터 시의원 2명, 가든그로브 시의원 2명 등 로컬과 주의회에 10여명의 현역 정치인을 배출했다. 이에에도 시, 카운티 정부기관에 진출한 베트남계 공무원도 제법된다. AABWA 운 회장은 “이들 정치인들의 지역에 리틀 사이공이 포함돼 있어 커뮤니티 발전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그만큼 커뮤니티 차원에서 베트남계 정치인에 대한 지지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지역 정치 참여도가 높다는 소리다. 예를 들어 지난 2007년 자넷 그웬 OC 수퍼바이저가 당선될 당시, 득표율이 57%에 달했다. 이들 대부분이 베트남 이민자들의 표다. 또한 이 선거에서 행해진 부재자 투표의 절반 이상이 베트남 이민자들의 표였다. 이처럼 지역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 베트남 커뮤니티의 강점이다. 또한 지역에 대한 커뮤니티의 기여도도 높다. 예를 들어 시정부에서 리틀 사이공내 가로등을 교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커뮤니티 차원에서 펀드레이징 통해 12만달러를 모아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또한 지난 9·11테러시 200만달러, 쓰나미 피해를 위해 100만달러를 커뮤니티에서 모아 전달했다. 구엔 회장은 “베트남 난민들에게 정착의 기회를 제공했던 OC, 미국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성장 방향은=리틀 사이공의 성장 단계는 한인타운과 흡사하다. 75년 이후 리틀 사이공은 베트남 난민들의 재정착-베트남 커뮤니티와 비즈니스의 건설-커뮤니티 비즈니스 개발 등의 단계를 거쳐왔다. 현재 리틀 사이공이 직면한 네번째 발전단계는 베트남 커뮤니티의 문화적인 특성과 비즈니스를 개발, 확장하는 것이다. LSF의 구엔 회장은 “현재 펀드레이징을 통해 130만달러의 자금을 모아 리틀 사이공의 상징물인 게이트웨이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라며 “베트남 문화를 유지하고 알리는 것이 앞으로 리틀 사이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서기원 기자 [email protected]
2009.03.08.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