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기 감미옥 대표] 설렁탕, 뉴욕 한식 아이콘되다
한식이 가장 역동적인 외식 트렌드로 자리 잡은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와 5번가 일대 코리아타운은 전통 한식당부터 미쉘린 스타 고급 레스토랑까지 공존하며 세계적인 한식의 메카로 성장했다. 1980년대 전통 한식당이 토대를 마련했다면 최근에는 한국 외식 브랜드의 진출과 한인 2세대의 창의적인 모던 한식당들이 한식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한식당 감미옥이 있다. 감미옥은 설렁탕 단일 메뉴 전략으로 뉴욕 외식업계의 판도를 바꿨고, 여전히 글로벌 고객과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남아 있다. 최근 LA를 방문한 최대표는 “LA 요식업계에서 일하면서 자금력이 있고 뉴욕 진출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감미옥을 매각하고 고문 등으로 지원하며 뉴욕 요식업계 노하우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형기 대표는 1990년, 맨해튼 32번가에 ‘감미옥’을 열었다. 따끈한 밥과 설렁탕, 맛있는 김치로 한식의 맥도날드를 꿈꿨다. 그는 “수십 가지 메뉴를 내놓던 기존 한식당 관행을 깨고 3년간 빚을 질 각오로 설렁탕 하나만 고집했다”고 밝혔다. 이 도전은 곧 성공으로 이어졌다. 개업 이틀 만에 고객이 몰렸고, 삼성 이재용 회장과 현대 정몽준 회장, 예술가 백남준 등 정·재계 인사부터 관광객까지 뉴욕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들르는 소울 푸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2001년에는 뉴저지 포트리점을 개점했다. 최 대표의 단일 메뉴 전략은 뉴욕 외식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멜팅팟 뉴욕에서 단일 메뉴 식당의 포문을 연 것이 최근 뉴욕에서 성공한 불고기 전문점 ‘삼우정’, 돼지국밥 전문점 ‘옥동식’ 등 단일 메뉴 식당의 성공 모델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뉴욕 한식 업계는 급격히 변화했다. 경쟁 심화, 치솟는 임대료, 인력난으로 우촌식당, 뉴욕곰탕 등 전통 식당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감미옥 역시 2015년 한 차례 폐업을 겪었다. 그러나 이듬해 같은 거리에서 재개장하며 다시 도약했다. 현재 매출의 60%는 설렁탕이 차지하며, 고객의 40% 이상이 타인종이다. 설렁탕이 건강식·미용식으로 인식되면서 글로벌 고객층이 확대된 덕분이다. 최 대표는 최근 업계 변화를 예리하게 주목한다. 그는 “뉴욕에서는 모던 파인다이닝 한식당이 대세지만, 한식 대중화에는 정통 한식당에 바를 접목한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틈새시장을 강조했다. 또한 뉴욕을 한식 세계화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규정한다. “뉴욕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 어디서든 통한다. 한식당 뒤에는 홀세일 업체와 한국산 식품 수입업체가 연결돼 있다. 단순 식당이 아니라 산업적 가치가 있는 영역이다.” 감미옥은 여전히 뉴욕 한식의 아이콘으로 남아 있지만, 최 대표는 더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맨해튼과 뉴저지 포트리의 감미옥을 매각하고, 정통 한식당과 바의 융합 모델을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감미옥이 자리한 맨해튼 브로드웨이·5번가 일대는 호텔, 은행, 마켓, 메이시 백화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등이 몰려 있는 대표 상권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최 대표는 “뉴욕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지만, 변화를 주도한다면 세계 무대에서 한식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기자 [email protected]최형기 감미옥 대표 아이콘 설렁탕 전통 한식당 모던 한식당들 기존 한식당
2025.08.21. 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