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지역에서 갖은 도난 사건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묘비까지 훔쳐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NBC4 뉴스는 최근 캄튼과 카슨의 공원묘지에서 구리 명패 100개 이상이 도난당했다고 지난 15일 보도했다. 카슨의 링컨 메모리얼 파크 공동묘지 아이샤 우즈 자원봉사자는 “흑인의 인권 역사 기념에 앞서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3일 묘지 관리를 위해 출근했다가 100개가 넘는 구리 명패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그는 “LA에서 최초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위해 세워져 현재 4만 명이 넘는 흑인과 재향군인이 묻혀있는 이곳에서 구리 명패가 사라졌다”며 “제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당한 흑인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44년 조 루이스 배로 권투선수가 헌정한 청동 명패가 사라졌으며 절도범들은 1934년 공동묘지에 세워진 아브라함 링컨 동상도 훔쳐 가려 했다”고 전했다. 묘지측은 절도범들이 구리를 녹이기 위해 뿌린 스프레이 흔적과 명패가 뜯긴 흔적을 동상에서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에는 캄튼의 우드론 셀레셜 가든과 엔젤스애비 공동묘지에서도 약 23개의 구리 명패가 도난당하는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LA카운티 셰리프국(LASD)에 따르면 절도범들은 재활용 센터에 구리 명패를 팔아 돈을 버는 것으로 파운드당 3달러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너선 바우어스캠튼 시의원은 “법 집행기관과 협력해 절도범 체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시의회는 이러한 범죄를 막기 위해 새로운 법안을 검토 중” 강조했다. 경찰은 구리 명패 도난과 관련된 정보를 알고 있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신고(310-605-6500, 310-830-1123)를 당부했다. 김예진 기자공원묘지 묘비 카슨 공원묘지 구리 명패가 묘비 동판
2024.01.16. 22:45
120년 전엔 뱃길만 있었다. 인천 제물포에서 출발한 배가 호놀룰루항 7번 선착장에 도착(1903년 1월 13일)한 건 무려 21일 만이었다. 일곱살 짜리 꼬마(김찬재)를 비롯한 아이들 수십명도 그 배에 있었다. 뱃멀미뿐이겠는가. 화장실, 음식, 의복도 변변치 못했을 때다. 그날 배에서 내린 102명은 미주 한인 역사의 첫 페이지를 쓴 이들이다. 세월은 그들의 기록을 닳게 한다. 풍화 작용 탓에 자취는 점점 더 희미해지고 있다. 지워지고 있는 이민 선조의 비명(碑銘)을 여기저기 찾아다녔던 이유다. 배는 제물포와 호놀룰루를 64회나 더 오갔다. 1905년까지 7415명의 한인이 하와이 땅을 밟았다. 그들은 단순히 농장 노동자가 아니었다. 선각자였다. 당시 노동자 월급은 약 16달러에 불과했다. 그들은 그 어려운 상황에서 다 같이 2000달러를 모았다. 300명 이상의 한 달 치 봉급과 맞먹는 액수다. 한인 선조들은 그 돈을 들고 미국 감리교단을 찾아가 학교를 세워달라고 했다. 한인기숙학교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들은 멀리 내다봤다. 종일 땡볕에서 일하면서도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알았다. 십시일반 돈을 모아 각 농장의 어린 학생을 선정, 한인기숙학교로 유학도 보냈다. 1909년 첫 졸업생(6명) 중 한 명이 주미대사를 역임했던 양유찬 박사다. 하와이카운티 헤리 김(84) 전 시장의 어머니는 김야물 여사(1984년 작고)다. 사진 신부였다. 먹고 살길이 막막해 김치를 팔며 8남매를 키웠다. 김 여사뿐 아니라 한인들이 여기저기서 김치를 팔다 보니 이제는 김치 자체를 본래 하와이 것으로 알고 있는 이도 많다. 이민 선조들의 마음에는 한국과 미국이 늘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한국에 독립자금을 조달했고, 한편으로는 차세대를 주류 사회로 내보냈다. 가주 최초의 아시아계 주 의원이었던 알프레드 송도 하와이 초기 한인 이민자 가정에서 나고 자랐다. 2차 대전 당시 미군으로도 참전했다. 한인 선조들의 이야기는 엄연히 이 땅의 역사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 한 부분을 차지한다. 뿌리를 알면 그래서 당당할 수 있다. 주인 의식도 가질 수 있다. 잊히는 역사를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이유다. 한인 이민 120주년이 저물어간다. 이민사의 초석을 다진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다. 오늘날 한인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선조들의 유산을 누릴 자격은 충분하다. 장열 기자취재 수첩 묘비 유산 이민 선조들 선정 한인기숙학교 한인 선조들
2023.12.29. 21:58